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정기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성공회대 김찬호 교수(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회자 이의용 교수.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 정기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성공회대 김찬호 교수(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사회자 이의용 교수.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이하 한기언)이 최근 공감터 카페 더 스토리에서 "모멸, 그리고 회복의 과제"란 주제로 김찬호 교수(성공회대 초빙교수)를 초청, '갑을사회' 극복과 회복을 위한 방안을 들어봤다.

김찬호 교수는 먼저 갑의 횡포, 을의 설움이 횡행하는 한국사회의 상황과 현실을 지적하고, "인지상정의 공감이 이뤄지는 그런 마음, 그런 마음이 움직이는 사회적 연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이를 "친밀한 사람들끼리의 강한 연대(strong tie)가 아닌, 낯선 사람들 사이의 느슨한 연대(loose tie)가 필요"하다고 표현하고, "느슨한 것은 허술하다거나 피상적인 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의 핵심은 개방성과 유연성"이라 밝혔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강한 연대에서는 특정한 가치를 기준으로 모종의 우열이 비교되기 쉽고 나이나 지위에 따른 위계서열이 고착되기 일쑤라면서 "느슨한 관계에서는 그런 맥락에서 자유롭게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를 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그런 느슨한 관계 가운데 "자연인 또는 시민으로서 보편적 권리를 대등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토대 위에서 시민사회의 공론장이 다양하게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문명 수준이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만큼 배려가 이뤄지는가를 기준으로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하고, "낯선 사람들끼리 서로를 지켜주고 협력할 수 있는 신뢰가 그 핵심인데, 갑질의 무자비함을 제어할 수 있는 공의(公義)는 그런 바탕 위에서 자라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제몫 챙기기에 급급하게 만드는 경제체제와 사회구조 속에서, 공동선을 창출해 모두의 삶을 격상시키는 기틀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지금 우리에게 절박한 과제"라 했다.

김 교수는 "오늘 우리 사회 만연하는 갑을관계는 비좁은 에고에 집착하는 병리의 한 징후"라 말하고,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는 가운데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려는 행태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을 떠받듦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격이 높아지는 역설을 체득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그 상호존중의 미학을 사회적인 윤리로 확장시켜 나갈 때, 갑을관계의 덫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의용 교수(국민대)가 사회자로 수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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