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회 제130차 정기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총신대 김필균 박사(오른쪽에서 첫번째).
개혁신학회 제130차 정기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총신대 김필균 박사(오른쪽에서 첫번째). ©개혁신학회

"리더는 전통적으로 파워를 가진 다른 사람들을 통제할 수 있는 개인을 말한다. 1970년대 이전 초기 리더십 모델들과 이론들은 대중들로부터 잘 알려지고 영향력 있는 리더들과 연관 된 행동 양식들에 관해 주로 연구되었다. 전통적인 리더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자신감이 있고 우유부단하지 않는 뚜렷한 특성을 가진다. 이와는 다르게 보여지는 모습이 있는데, 그것은 마치 우리가 보기에 간과하기 쉽고 매우 하찮은 일들까지도 돌보고 섬기는 마치 특별한 레스토랑의 친절하고 온화한 종업원같이 일하는 종의 자세를 반영하는 리더십이다."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개혁신학회(회장 김재성 박사)가 10일 백석대에서 제130차 정기학술발표회를 개최한 가운데, 김필균 박사(총신대)가 "비움(케노시스)으로서 기독교제자도"란 제목으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김 박사는 "빌립보서 2장 5절부터 11절까지의 구절들을 통해 보여지는 리더십은 전통적인 리더십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우리를 도전하고 역전시키는 역설적 실례"라 말하고, "기독교 리더들은 그 속에서 중요한 진리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비움(kenosis) 의 의미가 힘(power)에 의존하는 리더십에 관해 상반되는 것인지 자문해볼 때, 우리는 먼저 리더십과 관련하여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힘없음(powerlessness)에 기반을 두는 리더십을 행한다고 해서, 단지 그것이 연약하고 아무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리더십이다 라고 누구라도 쉽게 결론내릴 수 없다"며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리더십은 진정성 있는 리더십이 될 수 있고, 그 리더자는 그/그녀가 속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김 박사는 "용어 '비움' 혹은 '자기비움'은 단순히 수동적인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성자 예수의 적극적인 자기비움을 통한 성부 하나님께로의 자발적인 순종은 예수의 적극적 순종이었음을 발견한다"고 말하고, "예수의 성육신, 그 분의 삶, 고난과 십자가 죽으심, 그리고 지옥강하를 보여주는 예수의 비하는 그 분의 비움을 함축하며, 성부 하나님께 대한 그 분의 자발적인 순종의 매커니즘을 보여준다"고 했다. 더불어 "그 분의 비하는 결코 수동적이고 타성에 젖은 순종의 과정들이 결코 아니"라며 "특히 예수의 비움은 항상 자발적인 순종의 결과였고, 그 분의 제자들의 하나님과의 영적 연합을 위한 전단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예수의 비움이 그 분의 제자들에게 겸손한 마음을 품도록 동기화시키는 첫 단계이며, 하나님과 화해함으로 죄에서 용서함을 받고, 가난하고 비천한 상태에서 살아가는 자들을 품고 복음을 통해 그들을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화해시킴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확장하도록 하는 기독교 제자도의 첫 디딤돌과도 같다고 했다.

그는 "비움이라는 단어가 실천신학 분야에서 다소 낯선 뉘앙스를 띔에도 불구하고, ‘내려놓음’ 과 ‘온전히 맡김’ 이라는 용어들과 연관지어 살펴 보게 되면, 그 의미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하고, "어떤 의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적 삶 자체가 겸손이고 비움이며 수치이자 비하인데, 이는 신학적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만, 실천적 의미가 훨씬 강하다"고 했다.

김 박사는 겸손이 그리스도의 전체 삶이며, 그 분의 제자들은 그리스도로부터 겸손의 리더쉽을 배우는 자들이라 말하고, "그리스도의 죄인들을 용서하신 그 크신 사랑이 그 분의 자기 비움에 의해 낮추어진 겸손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하였던 것을 볼 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서 보여 지는 하나님과 사람들에 대한 예수의 사랑은 그 분의 겸손에서부터 나온다"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은 겸손이고, 제자도는 겸손을 바탕으로 하는 비움에서 첫걸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개혁신학회 제130차 정기학술발표회를 마치고 기념촬영.
개혁신학회 제130차 정기학술발표회를 마치고 기념촬영. ©개혁신학회

그는 "대부분 힘에 의존하고 그 힘을 다른 이들을 지배하는 유형의 리더십이 강조되어왔기 때문에 힘없음의 리더십을 우리들이 쉽게 놓쳐 왔던 것 또한 사실"이라 지적하고, "기독교 제자들의 바람직한 리더십은 리더자의 힘을 통해 다른 이들을 억제하고 통제함에 기초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섬기고 봉사하는 예수의 종으로서 섬김에 기인해야 한다"면서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섬김의 리더십은 종래의 힘과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에만 의존했던 유형의 리더십에 대한 고정되고 편향되고 선입견을 가진 우리들의 견해를 바꾸고, 우리의 리더십에 관한 시각을 넓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덧붙여 "동시에 이것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재, 또 다가올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떠한 리더십을 지향해야 할지, 즉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기독교 제자도와 리더십에 관한 올바르고 적절한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한편 학술발표회에서는 김필균 박사의 발표 외에도 예현숙 박사(서울기독대)와 이관표 박사(인천대)가 각각 "영적 의미 추구로서의 사별애도연구: C. G. 융의 전일성 개념과 P. 투르니에의 전인격 이론을 중심으로" "신학의 원초적 방법론으로서의 철학적 신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개혁신학회는 오는 5월 26일 아신대에서 "도르트 신경 400주년의 역사적 의미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제44차 정기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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