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만의 장례식 모습. ⓒ월드와치모니터(World Watch Monitor).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구타당한 뒤 불에 태워졌던 파키스탄 소년이 숨지기 전 자신을 공격한 무슬림들을 용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푼잡 주 라호르에 거주 중이던 14세의 누아만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길거리에서 금요기도회로 향하던 두 무슬림 청년에게 붙들려 종교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기독교인이라는 답에 이들 청년들은 누아만을 구타하기 시작했고, 그가 도망치자 쫓아와 몸에 케로신을 붓고 불을 붙였다. 이 사건으로 누아만은 몸의 55%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했을 당시만 해도 누아만은 사건에 대해 진술할 수 있을 정도였으며, 의사들 역시 화상이 생명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아만은 지난 15일 결국 마지막 숨을 거뒀다. 파키스탄의 인권 변호사인 사르다르 무쉬타크 질 변호사는 그가 입원한 병원이 화상 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누아만의 장례식 비용을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한 영국파키스탄기독교협회(British Pakistani Christian Association)의 윌슨 초우드리 회장은 크리스천포스트에 누아만이 죽기 전 자신에게 고통을 준 무슬림들을 용서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초우드리 회장은 "그는 자신이 그들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다른 이들에게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렇기에 그들이 법의 심판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다른 이들에게 또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매우 확고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누아만을 공격한 무슬림 청년들은 현장에서 도망쳤고 경찰 당국은 아직 그들의 신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질 변호사는 이런 가운데 현재 파키스탄 언론들이 누아만의 삼촌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어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언론들이 기독교인 박해 사건을 왜곡 보도하는 일이 매우 흔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도들이 기독교인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현지 기독교 인권 단체인 더보이스소사이어티(The Voice Society)는 앞서 이번 사건이 지난달 15일 라호르에서 발생한 교회 자살 폭탄 테러 사건에 분노한 기독교인들이 용의자들에게 폭력을 가한 데 대한 보복 행위로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파키스탄 탈레반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이 폭탄 테러 사건은 80명의 희생자를 낳았으며, 정부에 소수종교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라호르와 파키스탄 대도시들에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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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기독교박해 #이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