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지역 교회의 예배 모습. ⓒ크리스토퍼 키팅(Kristopher Keating).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나이지리아의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에 납치됐던 목회자가 10개월만에 탈출에 성공해 교회의 품으로 돌아와 현지 교계에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로티미 오바지미(Rotimi Obajimi) 목사의 귀환에 그가 속한 보르노 주 마이두구리(Maiduguri) 지역 교계는 "그의 무사귀환을 오랫동안 기도해 왔다"며, "예수님께서 그를 반드시 우리 곁으로 돌려보내 주실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그가 교회로 돌아온 것을 보고 놀랐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보르노 주는 나이지리아에서 종교 간 충돌이 가장 극심한 지역으로 기독교인의 박해 사건이 빈번하게 보고되어 온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보코하람의 주요 거점이 되면서부터 이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납치와 폭력, 살해 등이 일상적인 위협으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보코하람이 목회자들과 예배 드리러 모여 있는 교인들을 주요 테러 대상으로 삼아 왔다고 지역 교계는 밝혔다.

오바지미 목사는 지난 1월 6일 보코하람 대원들에게 납치를 당했다. 그는 인근의 삼비사 숲으로 끌려갔으며 수 개월 동안을 묶여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오바지미 목사는 한 차례 다른 지역으로 끌려갔다 왔지만 그곳이 어딘지는 알 수 없었다고 밝혔으며, 얼마 뒤에는 다시 삼비사 숲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늘 감시를 당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숲에 홍수가 일어나자 보코하람 대원들이 자신을 버리고 도망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바지미 목사는 며칠간을 숲에서 헤맨 뒤에 인근 마을에 도착했고, 이곳에 주둔 중이던 정부군이 그를 발견했다.
오바지미 목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에 군 당국의 조사를 받고 마이두구리 교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며, 지역 교계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이에 대해 놀라움과 감사를 표현했다.

한편, 보코하람의 반기독교·반정부 테러 공격은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그 성향도 더욱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고 나이지리아 교계 지도자들은 밝히고 있다. 특히 국지성 테러보다는 일정 지역을 점령해나가는 방식으로의 전술 변화와, 지역민들에 대한 조직적인 박해는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슬람국가(IS)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나이지리아 수도인 아부자 교구의 패트릭 알루무쿠 신부는 앞서 가톨릭 뉴스 에이전시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점령 지역 중 하나인 미치카(Michika)에서 교회들이 파괴되고 있으며 수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보코하람을 피해 탈출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기독교인들이다"며, "보코하람은 자신들이 강탈한 지역들에서 기독교의 존재를 알리는 모든 시설들을 없애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많은 교회들이 파괴되고 불에 탔다"고 밝혔다.

보코하람은 지난 8월 기독교 도시인 그워자(Gwoza)를 장악한 뒤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선포했으며, 그 전에 이미 10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은 오바지미 목사가 목회해 온 마이두구리 지역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공격을 펼치며 장악을 꾀하고 있다. 이에 많은 주민들이 지역 밖으로 이주하고 있다고 현지 가톨릭 교구의 기드온 오바소지 신부는 밝혔다. "어딜 가도 보코하람 요원들이 있다. 이들을 피해서 사람들은 무비나 욜라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가 해외 테러단체로 지목한 보코하람은 반서구·반기독교를 표방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지난 5월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 시에서 여학생 300여 명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이들 여학생들은 강제로 대원들과 결혼하거나, 성노예로 인신매매 시장에 팔려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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