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보코하람에 의한 여학생 276명 납치 사건 1주년을 맞아 소녀들의 귀환을 위한 정부 노력을 촉구하는 침묵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붉은색 테이프를 입에 붙이고 시위를 벌였다. ⓒAP/뉴시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여성 수가 2천 명을 넘는다고 한 국제 인권단체가 알렸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지난 15일, 200여 명의 보코하람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를 통해서 이와 같이 주장했다. 특히 인터뷰에 응한 피해자들 가운데 28명은 보코하람에 납치되었다가 탈출한 여성들이었다.

증언에 의하면 보코하람은 납치한 여성들을 대원들과 강제로 결혼시키거나 성노예로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들에게 무기 사용과 살인 방법을 가르치고 훈련시켜 전투에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9세의 아이샤는 지난 9월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보코하람에 납치됐다. 이들은 아이샤와 그녀의 자매, 그리고 이 결혼식의 신부와 자매까지 납치했다.

아이샤는 보코하람 대원들이 자신들을 납치한 뒤에 전투 훈련을 받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소녀들에게 총 쏘는 법을 훈련시켰다. 나도 훈련을 받았다"고 아이샤는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폭탄을 어떻게 사용하고 마을을 어떻게 공격하는지도 배웠다. 이 훈련은 납치된 이후 3주 내도록 계속됐다. 그 후에는 우리를 직접 작전에 투입하기 시작했다"고도 밝혔다.

아이샤는 "그들은 우리가 이런 작전들을 통해서 사람을 죽이고 학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을을 어떻게 공격하는지, 사람을 어떻게 죽이는지,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을 어떻게 학살하는지에 대해서도 가르쳤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은 심지어 아이샤를 그녀의 고향 마을을 공격하는 작전에까지 내보냈다. "그들이 작전에 우리를 투입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살던 마을로 보내졌다. 납치된 여자들은 보코하람 대원들 무리의 중간이나 끝 부분에 배치되었다. 그러나 우리 손으로 사람을 죽일 일은 거의 없었다. 마을의 보안군들이 거의 보코하람에 저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집은 몇 채 태워야 했다"고 아이샤는 말했다.

아이샤는 자신이 살인 방법을 훈련받았을 뿐 아니라 납치되어 있는 기간 동안 수차례 강간을 당했다고도 증언했다. 때로는 6명의 대원이 집단으로 성폭행한 적도 있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또한 아이샤의 자매는 살해당했다. 그녀는 같이 있던 여성 중 50명 정도가 살해됐다고 증언했다. 이들이 죽임을 당한 이유는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거부하거나 살인 훈련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아이샤는 "이들은 한꺼번에 같이 숲에 묻혔다"며, "그들은 시신을 그냥 쓸어 모아서 큰 구덩이에 넣었다. 그렇게 깊은 구덩이도 아니었다. 이 구덩이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시신이 부패하면서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말했다.

16일은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 시의 여학교를 습격해 276명의 소녀들을 납치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대니얼 아이어 나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나이지리아 조사원은 276명 중 아직까지 탈출하지 못한 219명의 소녀들이 증언들처럼 성적 착취를 당하거나 전투에 동원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은 치복 시에서 집단 납치를 벌인 이후 올해 3월 중순에도 역시 나이지리아 북부인 다마스크 시에서 500명의 여성을 납치했다.

한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이번 보고서는 보코하람이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나이지리아 내 300여 개 마을을 공격해서 5,500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발생시켰다고도 지적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보코하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