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한 10세 미만의 어린이들만 170명이 타고 있는 난민선이 인도네시아 해안으로 표류해 왔다.

아이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모함마드 아이솝(10)은 거의 3개월이나 풍랑에 시달리며 바다를 표류했고 8살짜리 여동생을 보호해야 했다.

말썽을 부리면 뱃전으로 바다에 던져버리겠다는 총을 든 태국인 선원들의 협박과 폭력 속에서 아이들은 굶주리고 물을 먹지 못해 탈수증을 보이면서도 기적적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로힝야족과 방글라데시인 보트 피플들의 배 중에서 아이들의 배는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에 표류해온 배였다. 모두 3100명의 보트 피플들이 지금까지 남아시아 각지에서 목적지와 다른 여러 나라에 상륙했다.

난민선에 태워진 170명의 아이들은 납치되었거나 거짓말에 속아서 따로 태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수십 년에 걸쳐 박해와 학살에 시달려온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의 피난은 흔한 일이었지만 2011년 이후에는 더욱 가속화되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밀항선 선주들과 인신매매 브로커들이 마을과 수용소들을 돌면서 외국에 가면 취업도 할 수 있다는 둥 감언이설로 1인당 100달러에서 최고 2000달러까지를 받고 이들을 초만원 밀항배에 태워 바다로 내보내고 있다.

고향에서도 폭력과 살상에 희생되었던 이들이 이번에는 상업적 목적의 조직 범죄단과 브로커들에 의해 몇 달씩 바다를 떠돌다 목숨을 잃거나 보트피플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돈벌이를 위해 최대 인원을 승선시켜 인간 짐짝처럼 화물칸에 싣고 이동하던 중 희생되는 난민들도 무수히 많다.

이번에 도착한 어린이들을 포함한 무슬림 아이들이 이미 인도네시아 해변의 쿠알라 캉코이 난민 수용소의 거의 절반을 채우고 있을 정도로 부모와 떨어진 어린이 피해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뉴시스

【쿠알라 캉코이(인도네시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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