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국가 기도의 날에 워싱턴국립대성당을 찾아 기도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워싱턴국립대성당. ⓒ워싱턴국립대성당.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예전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이 정치에 신앙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나 다른 종교의 신앙이 사회 문제나 정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답한 사람들의 수는 2010년 중간선거 때에 비교해 43%에서 49%로 6%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현재 정치 지도자들이 "신앙의 표현을 너무 적게 한다"고 말한 답변자의 수도 37%에서 41%로 늘었다.

이러한 설문조사는 미국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에 바탕을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미국인의 삶에서 종교가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종교의 영향력 감소는 사회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교회를 비롯한 종교 기관과 지도자들이 특정 사회 문제나 정치 문제에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어야 한다는 견해의 증가로 이어져 43%에서 48%로 나타났다. 또 종교 지도자가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해도 된다는 견해도 24%에서 32%로 크게 늘었다.

한편, 이외에도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더 많은 미국인들이 공화당을 민주당보다 더 신앙의 표현에 긍정적인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46%와 29%.) 오바마 행정부를 종교 친화적이라고 보는 미국인의 비율은 37%에서 30%로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사회적·정치적으로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되는 집단에 대해서도 설문이 이뤄졌다. 그 결과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적소수자들이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65%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무슬림(59%), 흑인(54%), 히스패닉(50%), 유대인(32%), 복음주의 기독교인(31%), 무신론자(27%), 가톨릭 교인(19%) 순이었다.

복음주의 교인 가운데서는 3명 중 1명 꼴인 34%가 과거에 비해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욱 힘들어졌다고 밝혔고, 가톨릭 교인 중에는 5명 중 1명 꼴인 18%가 이와 같이 답했다. 신앙이 없는 이들 가운데서는 8%만이 미국에서 신앙 없이 살아가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측은 이 설문조사가 "미국에서 점차 커지고 있는 신앙을 가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격차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신앙이 없는 이들이 공공 영역의 문제에 종교가 개입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반면, 신앙을 가진 이들은 미국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사회와 정치 문제에 더욱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9월 2일부터 9일까지 2,002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2.5% 포인트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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