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라 진 뮬러 케일라 뮬러

[기독일보 국제부] 이슬람국가(IS)에 억류됐다 살해당한 미국 국적의 시리아 구호활동가 케일라 뮬러(Kayla Mueller, 당시 26세) 사건과 관련, IS의 전 지도자 부인이 강간 및 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美당국이 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美연방 검서들은 성명을 통해 "연방수사국(FBI) 요원 윌리암 히니가 IS에 물적 지원을 모의한 혐의로 IS 지도자의 부인 니스린 아사드 이브라힘 바하르(25)를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니스린 바하르는 현재 이라크에 구금되어 있으며, '움 사야프'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애리조나 주 출신으로 인도주의 구호가이자 독실한 기독교인인 뮬러는 시리아에서 난민들을 돕던 중 2013년 8월 IS에 납치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뮬러의 가족들은 그가 사망하기 전에 IS의 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수차례 강간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뮬러의 부모는 그가 살아 있었다면 27번째 생일을 맞았을 14일에 ABC뉴스와 인터뷰하며 "케일라가 고문을 당했고 알바그다디의 소유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뮬러 가족은 미국 정부로부터 지난 6월 그가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보고를 전해 들었으며, 또한 뮬러가 알바그다디와 강제로 결혼을 당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美검사들은 "사야프가 뮬러를 억류하고, 알바그다디가 뮬러를 지속적으로 성폭행 하도록 협조했다"고 밝혔다. IS 석유·가스부 장관으로 알려진 알바그다디는 지난해 5월 시리아 기지에서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붙잡힌 부인 사야프는 억류된 인질들을 알바그다디에게 직접 보고하는 임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고, 기소되기 전 이라크 당국에 넘겨졌다.

美법무부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기소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살해 당한 케일라 뮬러를 위해 정의를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美FBI도 "미국 시민을 납치하거나 살해한 자들을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 밝히고, "이들을 체포하는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뮬러는 억류 기간에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잃지 않고 같이 억류되어 있던 다른 포로들의 생명을 더 염려하고 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뮬러는 함께 억류되어 있던 두 명의 야지디족 소녀들과 도망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인인 자신의 외모 때문에 눈에 띄어 소녀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것을 걱정해 남아 있는 쪽을 택했다고 도망에 성공한 이들 소녀들 중 한 명이 증언했다.

14세의 이 소녀는 영국 디인디펜던트와 인터뷰하면서 지난 10월 도망쳐 나올 때 뮬러가 그들과 함께 나올 수 있었지만, 두 사람의 안전을 염려해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 소녀는 또한 뮬러가 억류되어 있던 곳을 자주 알바그다디가 찾아 왔으며, 올 때마다 뮬러를 멀리 데려갔다 한참 뒤 돌아왔다고 증언했다. 소녀는 뮬러가 강간당한 후에 몹시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렸다고도 밝혔다.

뮬러는 이렇듯 고통스러운 기간에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잃지 않고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오히려 위로하는 의연함을 보였다. 2014년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뮬러는 "엄마가 항상 마지막에 결국 의지할 분은 하나님뿐이라 한 것을 기억한다. 나는 말 그대로 자신을 창조주께 맡겨드려야 하는 그 시점에 서게 됐다. 하나님과 당신의 기도를 통해 나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부드럽게 안겨있는 느낌이다. 나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았고 심지어 감옥 안에서도 자유로움을 배웠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두려워 말고 계속 기도해 달라. 하나님의 뜻에 의해 우린 곧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라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뮬러는 미국인으로서는 제임스 폴리, 스티븐 소트로프, 피터 캐식 이후 네 번째 희생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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