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드림홀에서는
지난 15일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드림홀에서는 "일터사역, 목회와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2018 한국로잔 선교적 대화 컨퍼런스'가 열렸다.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평신도라면 평일에는 직장에서, 주일에는 교회에서 생활하는 것 사이 괴리감으로 괴로웠던 적이 한 번은 있을 것이다. 세속적인 듯한 '일터'와 '거룩한' 교회는 따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 실천신학자인 폴 스티븐스 박사(캐나다 리젠트 칼리지 명예교수, Paul Stevens)는 그렇지 않다며 '일터신학'을 주창한다. 그가 15일 열린 '2018 한국로잔 선교적 대화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전했다.

폴 스티븐스 박사가 말하는 일터신학은, 일과 신앙의 일치를 이루는 삶을 대상으로 해 성경에 계시된 내용을 근거로 하나님의 목적과 임재에 비추어서 사람들의 일과 사업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과학적 학문이다. "성속을 구분하는 이원론이 아직 많아 남아 있고, 또 많은 일터사역자들 조차도 일과 신앙을 일치시키는 방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것을 넘어서는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일'에 대해 "하나님의 형상을 담고 있는 존엄성의 일부분"이라 설명하고, "세상의 모든 선한 일은 주님의 일"이라며 "창조하고 유지시키고 변화시키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하나님의 일은 계속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하나님 나라의 일'에 대해서는 "온전함을 가져다주며, 새로운 부를 창조하고, 인간의 삶을 개선시키며, 하나님의 통치에 저항하는 세력들에 대해 적극 관여하고, 하나님 나라를 증거 하는 것"이라 했다.

폴 스티븐스 박사는 "세상 모든 일이 힘들지만(교회 일 조차도), 그러나 주로 선하다"고 했다. 다만 "일터에는 세상의 여러 구조부터 보이지 않는 악에 이르기까지 하나님 나라를 적대하는 세력이 있고, 그것은 하나님 나라와 병행해 존재 한다"고 했다. 더불어 "(하나님께서) 모든 신자들을 교회 봉사뿐만 아니라 세상을 섬기는 데 있어 제사장, 예언자, 왕의 자녀로 부르셔서 임명하셨고 축복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교회에 갈 수 없다. 어디에 있든 우리가 교회"라는 엘튼 트루블럿(Elton Trueblood)의 말을 인용해 "하나님의 백성은 반복적이고 규칙적으로 모이고 흩어지는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교회는 일터에 존재 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 "우리 사회에 그리스도인들이 섬김의 소명을 찾지 못할 정도로 악하고 위협적인 일터는 없다"고 했다. 나아가 "일을 기독교적으로 만드는 것은 그 일의 종교적 성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믿음과 소망, 사랑으로 행해졌을 때 이뤄진다"고 했다.

폴 스티븐스 박사는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이어지는 영속적인 일이 반드시 영적인 일만은 아니"라 말하고, "사역자들이 성도들로 하여금 온전케 만들어 그 봉사의 일을 하게 해야 한다(엡4:11~12). 하나님의 온 백성의 우선적 처소는 세상으로, 단지 교회만을 충만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만물을 충만하게'(엡4:10)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오늘날 교회 전략의 가장 근본적 문제가 '사람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교회는 모든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선교로 인해 태어난 곳으로, 하나님 나라의 표징(sign)이고 성례(sacrament)이며 종(servant)"이라 덧붙여 설명했다.

왼쪽부터 통역하고 있는 온누리교회 채수권 목사, '일터신학'을 주창하고 있는 폴 스티븐스 박사, 그 옆에서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직장사역 전문가 방선기 목사.
왼쪽부터 통역하고 있는 온누리교회 채수권 목사, '일터신학'을 주창하고 있는 폴 스티븐스 박사, 그 옆에서 그의 말을 듣고 있는 직장사역 전문가 방선기 목사. ©김규진 기자

그렇다면 이런 '일터신학'을 어떻게 우리 삶의 현장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폴 스티븐스 박사는 먼저 "모든 신학생들이 일터경험을 가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신학교들이 최소 한 과목을 일과 신앙의 일치를 위한 주제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교회에서 평일에 일하는 성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섬겨야 한다"고도 이야기 했다.

또 그는 "모든 교회가 최소 일년에 한 번 일과 신앙의 일치와 일상생활에 관한 세미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모든 설교자들이 일에 관한 성경말씀을 포함해서 설교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손상시키지 않고 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모든 교회가 예를 들어 일년에 한 번은 일터에서 일하는 성도들을 최소 5분은 만나 대화하고, 교회 자체의 조직문화가 발전되어 하나님을 섬기고 월요일에서 금요일 사이에 이웃을 섬기는 체질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교회는 성도들이 주중에 일하는 곳에 위치하고, 모이는 신앙생활만큼 교회의 흩어지는 생활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폴 스티븐스 교수는 "가능한 모든 언어로 공부교재, 책, 멘토, 영화, 일터경험, 컨퍼런스 등이 개발되어야 한다"면서 "일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일터에서 느끼는 도전, 갈등의 싸움, 그리고 즐거움들이 영적성장의 도구가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한국로잔위원회(의장 이재훈 목사)가 주최한 컨퍼런스는 "일터사역, 목회와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드림홀에서 열렸다. 행사에서는 폴 스티븐스 박사 외에도 직장사역 전문가 방선기 목사(직장사역연합)가 "한국교회 일터사역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주제로 발표했다.

폴 스티븐스 교수는 캐나다 출신으로 맥마스터 대학을 졸업한 후 美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러 교회를 섬긴 후 캐나다 리전트 칼리지에서 실천신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번 방한을 통해 서울을 비롯해 부산 사귐의 교회(담임 문춘근 목사)와 수영로교회(담임 이규현 목사) 등에서도 강연을 진행했다.

'2018 한국로잔 선교적 대화 컨퍼런스'가 15일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드림홀에서 열린 가운데, 많은 선교 단체와 교회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폴 스티븐스 박사의 말을 경청했다.
'2018 한국로잔 선교적 대화 컨퍼런스'가 15일 온누리교회 양재캠퍼스 드림홀에서 열린 가운데, 많은 선교 단체와 교회 리더들이 한 자리에 모여 폴 스티븐스 박사의 말을 경청했다. ©김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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