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종족 및 종교 분쟁으로 미얀마를 탈출한 로힝야족이 10만명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로힝야족 권리옹호 단체인 '아르칸 프로젝트'의 크리스 레와 대표는 "지난 15일부터 탈출을 위해 서부 라카인주에 정박한 화물선에 몰려들고 있는 로힝야족은 하루 9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불교 국가 미얀마에 머물고 있는 로힝야족은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미얀마 정부가 135개 종족에 인정한 토착 종족에 들지 못해 국적자가 아닌 불법이민자로 간주되고 있다.

전체 인구 6000만명 중 이슬람교도가 4% 가량인 미얀마에서는 지난 2012년 이슬람교도와 불교도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 200명이 숨지고, 14만여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로힝야족은 라키네주 주도 시트웨 외곽에 설치된 로힝야 난민촌에서 살고 있으며, 의료서비스, 교육, 직업 없는 환경에 노출돼 있다. 하지만 이들을 계속해서 박해하는 불교도 주민들로 인해 미얀마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탈출하는 로힝야족의 주요 행선지는 배편으로는 태국, 말레이시아이고 육로로는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등이지만 거기서도 국적이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의 역사는 영국 식민지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5년 미얀마를 식민지로 삼은 영국은 미얀마인들의 토지를 수탈한 뒤, 값싼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을 끌어와 농사를 지었다.

당시 영국은 미얀마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계 무슬림을 데려와 각 정부 부처에 준지배계층으로 등용했고, 이렇게 본격적으로 흘러들어온 로힝야족은 미얀마 주민들 위에 군림하는 상위계층으로 살았다.

결국 미얀마인들은 로힝야족에 대한 분노를 키워가기 시작했고, 세계 2차대전 발발로 영국군이 물러가자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보복과 박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유엔은 로힝야족을 세계의 가장 핍박받는 민족 중 하나라고 지칭한 바 있다.

【양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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