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코니아아카데미 2기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사)한국디아코니아 '디아코니아 아카데미 2기' 강좌가 이달부터 매주 목요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현대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디아코니 아아카데미는 한국개신교의 재구성을 통해서 한국사회를 재구성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습공동체로 단순히 이론교육에 그치지 않고 실천현장 만들기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이후 한국사회가 전면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 한국개신교는 근본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디아코니아(봉사)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국디아코니아'가 지난해 여름에 세워졌다. 이어서 디아코니아아카데미를 그해 가을부터 시작해 열 분의 교수님들이 열 번의 강의를 진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신교의 원 고향 독일의 사회적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인 개신교 디아코니아를 깊이 있게 연구하며 한국토양에 맞는 디아코니아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한국사회에 만개하는 사회적 경제와 사회적 기업 그리고 협동조합운동이 개신교에게 주는 함의를 추적해 한국상황에 적용가능한 디아코니아 경제, 디아코니아 사업단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지난 2000여 년간의 그리스도교의 디아코니아 실천운동은 이에 대한 단초들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처음교회가 그러했듯 연대와 호혜 그리고 사랑의 실천을 담지한 '디아코니아로의 회심(metanoia)'을 추동시킨다. 이러한 방향에서 한국교회가 근본적으로 재구성되고 한국사회재구성의 실타래가 조금이라도 풀리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29일 열린 강좌에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김상기 박사(독일 뮌스터대 신학부 Th.D)는 '디아코니아의 성서적 근거'라는 발제를 통해 "디아코니아는 예수 활동의 본질이며, 사랑과 정의의 완성"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박사(한신대 신대원, 독일 뮌스터대 신학부 Th.D).   ©이동윤 기자

김 박사는 "요즘 디아코니아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반가운 일이기는 하지만 또한 우려도 없지 않다. 디아코니아가 교회의 생존 내지 성장수단 정도로 여겨질 수 있겠다는 징후들이 엿보이기 때문이다"면서 "하지만 디아코니아는 교회의 자기부정을 통한 갱신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기 시대에 그것이 어떻게 실현돼야 하는지 등의 반성적 물음을 던지고 성서로부터 얻은 대답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디아코니아다. 디아코니아에 대한 관심이 교회 갱신의 계기가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디아코니아의 성서적 동기에 관해 "새로울 것이 없다. 성서가 과부, 고아, 가난한 자 등 약자에게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이 교회의 크고 작은 실천의 동기가 되어 왔음도 또한 사실이다. 디아코니아가 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러한 실천을 자선의 차원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베푸는 태도가 아니라 섬기는 자세로 수행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수는 약자들을 위해 오셨고 일하셨다. 섬김이 곧 디아코니아라고 할 수 있다. 디아코니아는 섬김을 위해 오신 예수를 쫓고 그의 실천과 계획을 오늘의 우리 삶으로 옮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하나님은 이 세상의 어느 것과도 동일시되거나 비교되기를 단호하게 거절하셨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자들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약자를 조롱하거나 학대하는 자는 곧 자기를 멸시하는 것으로 간주하셨다(잠14:31, 17:5)"며 "그와 같은 하나님과 예수의 자기 이해 때문에 약자는 더 이상 자선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교회는 그들을 통해 그들과 동일시 되려고 하신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박사는 또 디아코니아의 성서적 근거를 '하나님의 공명과 연대 및 고난'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고통스런 현실에 공명하는 하나님은 그 현실에 직접 참여하고 자신을 그 고통 아래 놓는다. 하나님이 그들의 구원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신으로서의 능력 때문이 아니다. 고통이 낳은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은 그가 애끊는 마음이 되어 스스로 그들과 함께 고통을 당했기 때문"이라며 "하나님의 고난, 이것이 하나님이 고통당하는 자들과 연대하는 방식이며 공명이 낳은 행동양식이다. 하나님의 구원은 여기서 그 힘을 얻는다. 그들과의 연대는 단지 심리적 연대에 그치지 않는다. 간접적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바로 여기서 디아코니아는 그 행동의 방향과 정당성을 얻는다"고 전했다.

김상기 박사는 "고통당하는 자를 향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하나님과 예수 그리고 사마리아 사람의 공통점"이라며 "사람은 누구에게나 있는 그 마음 때문에 이유가 무엇이든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공명하고 그의 이웃이 되고 그를 위해 행동할 수 있다. 디아코니아는 바로 이 마음의 실천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지배자들이 약자를 억압함으로써 부를 증식하는 불평등을 확대해가는 것에 대해, 성서는 그들에게 삶의 길을 바꾸라고 경고한다"며 "약자들 편에 서는 것이 정의라고 말하기에 그렇게 하는 디아코니아는 하나님의 정의를 이 땅에 세우는 일이요 하나님의 법을 마음으로 듣는 일이다. 법을 매개로 하나님의 정의는 사랑과 만난다. 디아코니아는 사랑과 정의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디아코니아는 예수 활동의 본질이며, 예수의 멍에를 메고 배우며 가는 그의 길 가운데 쉼이 있다. 대단히 역설적이지만 쉼은 그의 멍에를 메고 배우지 않으면 갈 수 있는 디아코니아의 길에 있다"면서 "사랑으로 일하는 섬김은 성령의 능력이며, 가장 크고 좋은 은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메마른 땅에 물이 흐르고 사막에 꽃이 피는 그 길은 성령의 능력, 디아코니아에서 시작된다"며 "그 변화를 위해 예수는 성령을 약속하셨고, 우리도 성령이 부르는 그 길로 가야 할 것"이라고 김 박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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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코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