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소속된 목회자들이 지난 27일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회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소속된 목회자들이 지난 27일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회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예장통합 동남노회가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 목회직 승계 문제로 혼란을 빚은 가운데, 직전부노회장 김수원 목사(태봉교회)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28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8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3회기 노회가 열릴 당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나갈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별히 이들은 지난 노회 여러가지 결의와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의 소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원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동남노회는 명성교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교회들이 한데 어우러진 노회인데, 그런 특성을 갖고 있다 보니 질서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공교회 질서는 하나님 중심으로 이뤄질 때 가능하다"면서 "노회 권위란 것은 결의를 통해 나타나는데, 바른 결의를 뒷받침하는 것은 법과 원칙이 지켜질 때 가능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번 73회기 동남노회 현장에서 벌어진 것은 철저히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절차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 밝히고, "그런 과정 속에 혼란이 일어나고 무질서하게 되었으며 결국 파행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그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회복시켜야 함은 다름이 아니"라 말하고, "우리 노회가 늘 추구하는 주님 안에서 참된 질서를 추구하고, 바른 권위를 회복해서 노회의 참된 권위를 갖고 개 교회를 치리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김 목사는 "지난 사건은 한 마디로, 덩치 큰 자식이 몸집 작은 부모를 매다 꽂은 사건"이라 비유하고, "한 교회 당회가 노회를 힘들고 어렵게 만든 사건"이라며 "교회가 커도 바른 질서 안에서라면 노회 가르침과 지도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무질서한 모습들이 정상을 회복할 때까지 부지런히 열심히 뛰어서 하나님 보시기 질서 있는 동남노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특별히 김 목사는 노회 전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를 만난 적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김삼환 목사가 한국교회 분열 등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도와달라고 말했지만, 정중하게 수용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던 적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수원 목사(태봉교회)는 원래 예장통합 동남노회 부노회장으로, 노회장으로 자동승계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명성교회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 목사의 모습.
김수원 목사(태봉교회, 사진 앞줄 가운데)는 원래 예장통합 동남노회 부노회장으로, 노회장으로 자동승계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김삼환 김하나 목사 부자 목회직 승계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명성교회 측이 반발, 이번 노회에서 그것이 무산됐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 목사의 모습. ©박용국 기자

한편 기자회견 이후 비대위에 소속된 동남노회 목회자들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예장통합 총회 사무실이 위치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앞에서 함께 집회를 갖기도 했다. 명성교회 한 관계자는 조만간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26일 김하나 목사는 자신이 시무하던 새노래명성교회에 대한 사임서를 제출했고, 27일에는 노회 정치부가 이 건을 처리하고자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로 뽑힌 노회 부노회장은 신앙양심상 자신은 직분을 수행할 수 없다며 사퇴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음은 비대위의 결의문 전문이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결의문]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당시 암울했고 어두웠던 암흑기에 복음의 가치와 시민의 권리를 외쳤던 종교개혁자들을 생각해 봅니다. 존 위클리프, 얀 후스, 마르틴 루터, 율리히 쯔빙글리, 장 깔뱅 등 생사를 가늠할 수 없었던 어둠의 시대에 불의와 타협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향한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말씀을 외치며 깃발을 들었던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여기에 서 있습니다. 이들을 통하여 하나님과 세상 그리고 사람에 대하여, 특히 교회에 대하여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이미 니케아 콘스탄티노플의 신조(381년)의 신앙고백(“우리는 하나의(one), 거룩하고(holy), 보편적이고(catholic) 사도적인(apostolic) 교회를 믿습니다”)에 나타나듯이 일치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이 교회의 표지입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기에 어떤 특정인이 사유화할 수 없고, 보편적 교회이므로 공교회입니다. 이른바 세습이라는 것은 교회를 공교회가 아닌 목사의 업적물로 보기에 교회를 사유화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깁니다.

서울동남노회의 명성교회 부자세습은 교회의 공교회성과 일치성, 거룩성과 사도성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입니다. 교회 주체가 목사와 교인이라는 교회에 대한 사적이해가 결국은 세습을 감행케 한 것입니다. 일부 사람들이 양심의 자유, 교회의 자유(헌법 정치 제1조, 2조)를 내세워 ‘세습을 금지하는 법이 악법이다, 독소조항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왜 28조 6항이 만들어졌을까요? 세습의 동기, 과정, 결과가 결코 선하지 않고, 반사회적이며 비신앙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헌법 1조, 2조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법입니다. 로마 카돌릭의 타락과 부패에 저항하여 '개신교'로 일컬음을 받으며 종교개혁을 한 개신교는 이제 세습을 감행한 당사자나 이를 협조 방조한 이들을 더 이상 개신교인으로 부르지 말아야 합니다.

2017년 10월 24일(화)에 있었던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노회는 교회뿐 아니라 한국사회도 주의 깊게 지켜본 노회였습니다. ‘설마… 법까지 부정하면서 반칙을 할까’하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한국교회는 깊은 탄식과 절망의 한숨을 쉬게 되었고, 이미 세습을 완료했거나 은밀히 계획했던 사람에게는 면죄부를 주는 노회였습니다. 기독교는 사회에서 말하는 개독교란 비난과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교회에 대한 사회의 냉소는 더 깊어지며, 맛을 잃어버린 소금으로 길가에 버려질 것입니다. 또한, 각 교회도 세습의 정당성을 부여받아 너나없이 부끄러움도 모른 채 불법을 자행할 것입니다.

이번 제73회기 서울동남노회는 회의절차와 과정도 올바르지 못했습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총회 헌법(이하 총회 헌법) 제2편 정치, 제75조 “노회의 임원은 노회에서 선출한다.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은 노회규정으로 한다.”와 서울동남노회 규칙 제8조 “임원 중 회장은 목사 부회장이 승계하도록 하고”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노회는 이를 무시하고,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이 되지 못하게 하는 취지의 결의를 하고자 무기명 투표를 감행하였습니다. 부노회장이자 헌의위원장이었던 김수원 목사가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청빙서류를 5차에 걸친 헌의위원회 논의 끝에 헌의위원회의 만장일치 결의로 반려한 것을 ‘직무 유기 및 직권 남용’이라 주장하는 명성교회의 일방적인 목소리에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총회 헌법 ‘제3편 권징 제54조의 3 고소[발] 및 기소의뢰의 제한’ 조항에 따르면 ‘치리회의 임원회 및 각 부서, 위원회의 결의, 결정 해석 판결 등 업무상의 행위는 책벌대상이 되지 아니하며’라고 되어 있습니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노회 규칙에 따라 헌의위원회가 ‘노회관계 서류를 심의하여 처리(서울동남노회규칙 제13조)’한 업무상의 행위이므로 명백히 고소 및 기소의뢰가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에서 부자세습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회 하루 전날, 비밀리에 노회사무실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이것을 노회 석상에서 문제 삼은 것입니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목회자들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100주년기념관 앞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목회자들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100주년기념관 앞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용국 기자

또한, 총회 헌법 제3편 권징 제6조 책벌의 원칙에 ‘1. 죄과를 범한 자의 책벌은 재판절차를 거쳐서 행하여야 한다. 2. 재판을 받지 않고는 권징할 수 없다.’고 되어 있음에도, 고소장을 제출했다는 명성교회 측의 주장만을 듣고, 재판여부는 물론 기소위원회의 접수, 검토나 기소 여부 역시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회의 성문화된 규칙을 무시하여 부노회장 승계에 대한 찬성 반대 무기명 투표를 감행한 것은 명백한 불법입니다.

게다가 불법적이고 초법적인 무기명 투표를 거부한 상당수의 노회원이 노회장을 빠져 나갔음에도 무기명 투표를 감행하였고, 새로운 노회장, 부노회장 및 서기를 선출하고,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가결시켜 이 모든 노회 질서를 문란케 한 목적이 ‘세습’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조차 ‘장로회 각 치리회 및 산하기관 등의 회의 규칙’(이하 장로회 회의규칙) 제8조 2항 ‘별도의 규정이 없으면 개회와 속회의 정족수는 재적과반수이고 표결 시에는 재석을 파악하여 표결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음에도 속회와 의결의 정족수인 재적과반수가 되지 못하였고, 표결 시에 재석을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입니다.

이렇듯 총회 헌법 (제28조 6항 소위 세습방지법)에 위배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회 규칙과 총회 헌법, 장로회 회의 규칙 등을 모두 위반한 제73회 서울동남노회 정기회의는 무기명 투표 강행 시점을 기준으로 그 이후의 모든 결의가 무효입니다. 우리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하나. 총회가 엄정하고 공정하게 판단해줄 것을 촉구한다.

둘.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노회결의무효확인 가처분’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

셋. 비정상적인 회의에서 새로이 뽑힌 노회장과 부노회장은 무효다. 넷. 노회가 정상화 되면 불법에 앞장선 사람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

2017년 10월 27일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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