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낮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는 예장통합 국내선교부 주최로 '총회도시산업선교 60주년 기념예배 및 세미나'가 열렸다.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27일 낮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는 예장통합 국내선교부 주최로 '총회도시산업선교 60주년 기념예배 및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명준 박사(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는 "4차 산업혁명이 한국사회 일자리에 미치는 변화와 대응"이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변화하는 새 시대를 설명하고, '도시산업선교'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먼저 박명준 박사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경제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이라 말하고, "3차산업혁명에서 정보화의 '조연' 혹은 '보조자'로 있던 디지털 기술이 4차산업혁명 기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주연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변화의 결과에 대해,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것이 단속적인(disruptive) 새로운 산업질서, 노동질서 그리고 사회질서로 이어지게 되리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했다.

특히 박 박사는 "디지털 비즈니스의 전면화 속에서 노동의 존재방식이 어떠한 변화를 맞이할 지는 핵심적으로 중요한 주제"라 말하고, "4차산업혁명이 초래할 변화가 매우 본질적이고 광범위해 종래의 고용, 노동보호 및 권리추구 방식상의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4차산업혁명이 노동자의 행복, 양질의 일자리 기회 확대 등으로 자동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고, "오히려 노동의 위축과 소멸이 예고되며, 전반적으로 기계문명의 전방위적 침투 속에서 인간사회는 새로운 위협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 박사는 독일의 '노동(Arbeiten)4.0' 시도를 주목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가 초래할 변화, 특히 고용과 노동의 근본적인 변화가능성을 인정하되, 근거 없는 비관론이나 근거 없는 낙관론 모두를 배격하고, 독일이 그 동안 2차 대전 이후 지켜 온 사회적 시장경제, 민주적 참여에 기반한 산업사회의 질서정립 경험과 가치를 잘 보존시켜 시대 정합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재구성해 나가자는 것이 '노동4.0'의 핵심"이라 했다.

박 박사는 한국도 4차산업혁명 시기를 맞았지만, "한국은 창조경제와 노동개혁의 실패로 디지털 전환을 응집력 있게 맞이하고 축적된 성과를 매개로 도약해 가는 자신감을 제대로 맞이하고 있지 못하다"고 평하고, "새 정부가 그 과제를 더 큰 부담으로 안고 성공적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박 박사는 "지난 시기 도시산업선교 정신이 어떻게 계승되고, 시대 부응하는 메시지와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 했다. 이에 그는 "일단 인간성 회복에 대한 갈구가 중요해 질 것"이라 보고, "디지털 문명을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인간적 향기, 더 나아가 하나님 나라의 관계성 회복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박 박사는 "살 만한 체제의 구현에 진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자본주의 모델로 나아갈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그 핵심은 자본과 노동의 새로운 조화 가능성, 균형 잡힌 양립가능성의 실현에 있다"면서 "국가와 대자본이 주도해 민주주의가 위축되어 버리는 디지털 자본주의는 이전에 비해 더 심각한 사회불평등을 고착화시킬 수 있으니,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을 매개로 한 이해정치를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박사는 "이제 우리가 풍요로운 디지털 시대를 향유하고,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하게 되었지만, 그것이 우리들 사이 평화와 영적인 평안을 결코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디지털을 통한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불균등으로 사회가 새로운 분열에 처할 수 있다"면서 "이런 모든 위협들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도 도시산업선교와 같은 시도가 필요하고 의미 있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명준 박사의 특강 외에도 "총회 도시산업선교의 60주년 역사와 전망"(진방주) "도시산업선교 역사 속에서의 민중교회 이야기"(김규복) "현장이야기1: 노동 현장의 청년 이야기"(설성호) "현장이야기2: 노동 현장의 여성 이야기"(홍윤경) "현장이야기3: 노동 현장의 비정규직 이야기"(김혜진)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개회예배 설교는 권혁성 목사(총회 국내선교부 도시산업선교분과위원장)가 전했으며, 행사 후에는 60주년 선언문 낭독과 종합토론 및 나눔의 시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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