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너패밀리와 장기이식인들이 함께 보여 촬영한 기념사진_01
도너패밀리와 장기이식인들이 함께 보여 촬영한 기념사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이하 본부)는 한화생명의 후원으로 지난 4월 21일 오전 10시 30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생명을 나눈 이들의 특별한 장기기증 캠페인을 펼쳤다. 바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하 도너패밀리) 14명과 신·췌장이식인 9명, 간이식인 9명 등 총 32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2016년 9월 도너패밀리와 심장이식인들과의 캠페인을 진행했고,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신장, 췌장, 간 등 각 장기별 이식인들이 한 데 모여 캠페인을 진행해 의미가 있다. 이 날 오전 10시 30분, 이들은 과천대공원 둘레길에 모여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독려하는 장기기증 홍보활동을 펼친 뒤, 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들이 손을 잡고 둘레길을 행진했다.

“우리에게 두 번째 생일을 선물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꽃들의 향연이 펼쳐있는 과천 서울대공원 둘레길에서 만난 도너패밀리와 장기이식인들의 특별한 봄나들이가 펼쳐졌다. 지난 21일 토요일 오전 10시 반, 이번 행사를 찾는 장기이식인들 가운데 유독 기대에 찬 한 사람이 있었다. 지난 2001년 7월, 뇌사 장기기증자로부터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받은 주인공 김현기(46)씨이다. 김 씨는 “벌써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네요.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보낸 20대 시절의 저를 떠올려보면 장기이식을 받고 이렇게 살아있는 지금이 꿈만 같아요. 그리고 이렇게 봄나들이를 나와 걸을 수 있다는 사실도 참 감사하고요. 이 모든 것이 숭고한 결정을 해주신 도너패밀리들과 기증인의 사랑 덕분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이번 행사를 찾은 송범식 씨 역시 “매일 아침 눈을 뜨며 제가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그 날을 떠올립니다. 제게 생명과 사랑을 선물해준 기증인과 그 가족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도너패밀리를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기뻐요”라고 소감을 전했다.

“생명나눔의 향기를 전합니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하는 도너패밀리들은 장기이식인들과 함께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가족의 숭고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생명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도너패밀리 14명은 가족단위로 대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직접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고, 장기를 이식받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식인들과 함께 교류하고자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2007년 신장, 췌장, 간 등을 기증하며 생명을 살린 뇌사 장기기증인 故 김광호 씨의 아버지 김일만 씨는 “지난 4년간 본부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참여하면서 많은 위로를 얻었어요. 이번 행사를 기다리면서 또 설레고 기분이 좋았어요.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식인들을 만나면 꼭 우리 아들을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 분들과 함께 우리 일만이가 남기고 간 사랑을 많은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입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생명나눔 캠페인 이외에도 도너패밀리들과 장기이식인들은 봄나들이를 함께 즐기며, 레크레이션 및 점심식사 등을 통해 유대감을 가졌다.

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국내에서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이식인 간의 교류 및 정보교환을 금지하고 있어 서로를 알 수 없다. 하지만 본부에서는 장기기증인·이식인 만남의 기회, 캠페인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서 생명을 주고받은 이들이 서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기증인의 사랑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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