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통해 처음으로 손을 잡아보고 말을 해보고 이들도 체온이 있는 인간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한 이 경험들이 아마 저 아이들 중에 30년 뒤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종적인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되는 위치에 가 있는 아이들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아마 이 때의 경험을 잊지 못할 것이고, 결국 이 체험이 30년 뒤에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

제1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필름포럼 1관에서 <포럼2: KPI 평화 시네토크>가 진행됐다. 한반도 평화연구원(KPI)의 주최로 진행된 이날 포럼은 김회권 숭실대 교수와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최근 필름포럼에서 진행된 <포럼2: KPI 평화 시네토크>에서 김회권 숭실대 교수와 전영기 중앙일보 논설위원, 임성빈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직위원장, 임세은 프로그래머가 시네 토크를 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영화 <댄싱 인 자파(Dancing in Jaffa), 힐라 메달리아 감독>의 상영 이후 진행된 시네 토크는 임성빈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직위원장(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과 임세은 프로그래머가 함께 했다.

<댄싱 인 자파>의 줄거리를 보면 유명한 사교 댄스 댄서인 피에르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과 유대인, 이 두 커뮤니티가 정치적·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데 춤이 매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두 커뮤니티의 아이들이 댄스 교실에 참여하도록 하여 이들이 함께 춤추는 댄스 교실을 연다. 그리고 피에르가 만든 댄스 교실에서는 마법과 같은 일이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임 조직위원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가 우리가 결코 신앙인으로서 도외시할 수 없고 세계인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당면 과제"라며 "이것을 다루게 됐다"고 맗하며 포럼의 문을 열었다.

임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는 단순히 한 작품을 뽑은 게 아니라 영화제의 맥락에서 선정됐다. 영화제의 주제는 '차별과 관용'이다. 그런 영화들이 아가페 섹션으로 구성됐다. 탈북의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고 탈북만이 아닌 경계를 넘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소개해 보자고 했고, 그렇게해서 스페셜의 주제가 '경계인·비경계인'이 됐다"며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유대인이고 이스라엘 사람이며 또 여자다. 파리 인권 영화 페스티벌 등에서 여러번 상을 수상한 감독이며 대체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 감독은 인권이나 장애, 세계 화합, 치유를 위한 이런 작품을 만드는 감독,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다"며 영화제와 영화 <댄인 싱 자파>에 대해 소개했다.

임 조직위원장은 영화의, 문화의 힘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에 <웨이스트 랜드(Waste Land)라는 브라질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얼마나 힘이 있는지 느꼈다. 문화의 힘이라는 것, 생명의 존중함, 이것은 난지도에서 일하는 분의 사진을 찍어 그들의 생명의 존엄성을 일깨워주고 새로운 길을 걷게 하는 변혁의 현장들을 소개하는 것들"이라며 "다시 한번 힘을 느끼게 해줬다"고 말했다.

전 논설위원은 영화를 보고 난 소감으로 "기자 생활을 주로 국내 정치 쪽에만 취재를 많이 해와서 영화 같은 것을 참 못보고 살았다. 최근에는 더더욱 못봤다"라며 "영화하면 떠오르는 게 거대한, 서스펜스 같은 것만 떠오른다. 여기 와서 이런 것이 없는 평면적 영화를 본다는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저 자신의 문화적 빈곤을 느끼게 했던 영화였다. 속으로 많은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또 "피에르 선생님이 적대적인 사회 속에서 필요한 도구는 댄스라고 본 것이다. 어떤 주장이나 옳음, 이익, 물질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 보다 더 큰 종류의 댄스라는 문화, 몸과 몸, 사람의 어떤 본성적인 부딪힘, 몸과 몸이 연결될 수 있는 '댄스'라는 도구였기에 더욱 더 폭발력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사람들의 마음 속에 굉장히 많은 보편적인 아픔들이 있는데, 아픔들을 잘 하나하나 가려서 이해하는 것이 변화를 끌어내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전 교수의 말에 호응하며 임 조직위원장은 "최근에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많이 알려진 김창옥 교수가 세월호 사건을 경험하면서 처음으로, 우리 표현으로 하면 공공의 영성, 개인의 신앙적 차원에서 공공이 영성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생각을 심각하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라며 "페이르에 초점 맞춰 여러가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먼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욥바는 텔아비브에서 30km 떨어져 있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침입의 1948년에 영국군이 철수하면서 그 당시 영국군, 일종의 자치령의 이스라엘이 독립 공화국이 된다. 그 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아랍계 사람들이다. 센족들인데. 요르단으로 많이 도망갔다. 그 다음 미국으로 가기도 하고. 지금은 13% 정도가 있다. 그런데 1948년 동유럽 유대인들이 집단으로 알리아 운동을 하며 본토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할 때 인구가 아무리 많아도 10% 이상 넘지 않았다. 그런데 1917년 영국 외무부 장관 아서 밸푸어(Balfour)가 영국의 자치 위임령으로 일정 신탁통치를 받다가 이스라엘 인구가 머저리티가 되는 순간 국가를 세워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런데 아무리해도 인구가 늘지를 않았다. 인구가 늘지 않고 나라를 독립으로 선언해 버리니 1956, 1967, 1973년 세 차례 전쟁이 일어났고 이스라엘이 3전 3승을 하며 그 때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땅을 완전히 다 점령했는데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웨스트 뱅크, 즉 사마리아, 유대, 가자 이런 지방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이었고 주로 통속족으로 승인되는 아랍 존이었다. 그 때 부터 전부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들어가 살면서 사실상 병합이 된 것이다. 그 상처가 가장 많은 곳이 가자와 욥바다. 욥바는 가자로 가는 관문이었다."

김 교수는 "역사를 볼 때 국가가 위로부터 하는 연역적인 평화 협상보다는 아래로 부터 오는 기능주의적이고 귀납적인 민심으로서의 평화의 영향이 더 크다. 함께 살아보는 연습을 축적하면서 하는 것 말이다. 정부 주도의 일괄 협상, 6자 회담 같은 것은 영구적으로 아젠다를 미제로 남겨놓는 접근"이라며 "다른 예상 외의 방법, 춤이라던지, 장기, 바둑 등 전혀 비정치적인 색깔을 띠면서 남·북이 살가운 접촉을 할 수 있는 그런 영역을 많이 발견 한다면,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가 자꾸 축적되면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two-state solution(두 국가 해결안), 즉 두 나라로 가야한다. 문제는 이스라엘 극우 당수인 네타냐후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안믿으면서 이스라엘을 다윗 시대때 약속한 정복한 땅 전체를 영구 귀속시키려고 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two-state solution으로 가고 있다"면서 "참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오래간만에 유쾌한 영화를 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 조직위원장은 "임세은 프로그래머가 이 영화를 안 골랐으면 이 영화 안봤을지도 모른다"며 "소개를 보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춤으로 화합을 한다고 나와 있었는데, 황당한 소리로 들렸다. 문화의 힘은 인정하지만, 이런 구조의 문제를 춤으로 한다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편견이 심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하기도 했다.

이어지는 시간은 자연스럽게 얘기가 진행됐다.

관객 질문을 통해 '한·일 간 문제'가 나왔다. 한·일 간에도 어떻게 하면 타협하고 치유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전 논설위원은 "영화를 보면 다 마음 속에 특정한 대상에 대해서 적대성이나 분노가 쌓여있으면서도 동시에 그 대상이 도대체 왜 그럴까, 저 존재는 내가 모르는 뭐가 있는 건 아닐까, 손도 한번 잡아볼 수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동시에 있는 것 같다"라며 "상대방이 정말 싫어하는 것을 건드리지 않고 서로가 동시에 좋아하는 것이 뭔가를 찾아내는 것이 '댄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사람을 굉장히 좋아한다. 얼마나 친절한가. 영토 문제나 이런 것이 부딪힐 때 조차도 저는 사설에 굉장히 비난의 글을 쓰기도 했지만, 그럴 때 조차도 내가 저 일본 사람 하나하나를 이렇게 미워할 필요가 없는데 하는 이런 마음이 늘 있다"며 "일본 사람도 이런 마음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전 논설위원은 또 "저는 친미하고 친중하고 친일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동맹과 시장과 연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해낼 수 있는 게 왜 불가능한가"라며 "사람, 시민적인 어떤 교류같은 것을 인위적, 인공적으로 만나서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민족주의적인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친미, 친일, 친중, 심지어 친북까지,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해나가면서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이라는 것, 구조적인 해결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서로 사이좋게 지내기만 하면, 적대만 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본다"라며 "그런데 역사 의식을 신격화 시키면 국가주의가 되고 국가가 구원을 대신하는 그리스와 로마의 같은 국가 종교가 된다. 기독교의 하나님의 구원을 국가가 대신한다는 국가 중보 신앙이 나오게 된다. 그리스, 로마가 국가 종교 행사에 참여할 때 구원감을 느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시민 사회가 국가를 통제해서 결국은 국가의 폭력성을 일정 수준 수위를 낯출 수 있으려면 시민 역량이 국가 역량보다 7대3은 앞서야 된다. 그러려면 시민들이 엄청 깨어있야 된다. 그 시민 역량을 깨우는 것이 교회와 언론, NGO 같은 곳"이라며 "지금 우리는 국가 섹터가 시민 섹터를 압도하는 경향이 있다. 사랑 영화제 같은 경우는 국가에게 교육을 위임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에 대해 좋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역사 의식의 신격화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며 "일본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생각을 해야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일본보다 적어도 심리적으로 위에 있어야만 가능한데 항상 일본에 열등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가 몽고에 대해 적개감이 없지 않나. 몽고가 엉망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컴플렉스 때문에 일본을 미워하면서 커가는 나라다. 그래서 바뀌기를 원하지만 너무 힘들다. 그래서 역사 의식의 신격화가 매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의 국제적 연대의식이 훨씬 더 역사 의식보다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임 조직위원장은 "국가가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같은 위험성을 느낄 때 균형을 잡아줘야 하는 게 언론과 시민 사회, 종교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 사회에 대해 얘기하지만 굉장히 어렵다. 이념적으로도 다르지만 정서적으로도 또 너무 다르다. 서로가 서로를 못마땅해 한다. 그러니까 우리 안에 신뢰가 없다는 게 여실히 증명되면서 아무도 말을 잘 안하려고 한다. 이 시대에 우리 안의 공통의 언어는 도대체 뭔가? 지금 이 갈등의 시대에 이 영화에서는 춤이라는 게 공통의 언어였는데 어떠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임 조직위원장은 자유로운 토론과 같은 분위기로 토크를 진행하고자 했다.

7년 전 북한에서 왔고 서강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은 북한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갈등에 대해 알려지고 있다며 북한은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입장에 있다고 했다. 남의 나라를 강탈했다는 그런 취지로 많이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학원생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의 원인에 대해 한국에 와 공부하며 알게 됐다. 국내에서도 타종교 간의 갈등의 문제, 테러를 비롯한 국제적인 분쟁이나 갈등이 종교로 인한, 그러한 대립으로 부터 발생되는 게 대부분"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기독교인으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학원생은 또 "영화를 보며 '피에르=누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피에르가 팔레스타인 출신으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중계자 역할을 했는데, 누르가 피에르와 같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것이 탈북자라고 하는 새터민들이 그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데, 새터민들이 통일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추상적인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럴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거기에 대한 비판도 있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서 북한에서는 배신자라고 하는 탈북자들이 통일 이후 과연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감동이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는가. 또 남한에서는 이들이 이방인으로서 제대로 된 사회 생활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런 역할을 감당할수 있겠나라는 비판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베트남의 사례를 들어 북한 주민에게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무슨 춤이냐"라는 비판적인 의견을 들추어 내며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친다고 해결될 수 있는가란 말씀과 관련해서 제가 생각하는 바를 말씀드리고 싶다"며 "저는 구조적인 문제와 이런 부분들이 서로 양자택일적인게 아니며 이 두가지가 함께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치인들이 협상을 하는데 협상의 과정에서 민심이 큰 영향을 미친다. 증오가 가득한 상태에서 극단적인 해결 이외의 어떤 정의로우면서 평화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지나친 적대감과 증오를 풀어나가는 민간에서의 작은 노력들이 평화를 향한 실질적 토대를 만드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영화를 들면서 "피에르가 방문한 학교를 보면, 피에르는 학생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나쁜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사람들과 공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고, 나쁜 사람이라고 너희들이 생각할 수 있는 그 사람들도 사실은 똑같은 인간이다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할 수 있다. 자기의 삶의 터전을 갑자기 몰어내 버리고 영원한 이방인 처럼 만들어버린 것에 대해 미워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며 "미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도 인간이고 유대인도 인간이고 다 똑같이 사랑스러운 그런 사람들이라는 그 어떤 공통점을 여기서는 '춤'이라는 것으로 결국은 모든 인간이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말을 할 필요가 없이 몸으로 할수 있는 공통적 만남의 한 수단이었다. 사실 단순한 춤이 아니라 그 춤은 내가 상대방을 한 인간으로 존중한다라는 그 부분에 대한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은 평화를 위한 노력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이것이 결국에는 나중에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정치가들의 꿈이 있을 때 그것을 이루어가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지난 1월, 이스라엘에 다녀와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어서 교수님이 추천해 주신 이 영화제에서 '댄스 인 자파'를 보게 됐다"며 "제 생각에는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춤 보다는 교육에 대한 촛점을 생각하게 됐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당장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문제가 물론 많이 개입이 돼 있지만 미래의 갈등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자신의 느낌을 전했다.

이에 대해 임 프로그래머는 "저는 이 영화제에서 선정된 작품을 보여주는 것도, 거기에 대해서 가이드 하는 것도 일종의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프로그래머의 역할 또한 교육임을 강조했다.

이어지는 질문으로 서울대학교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고 음악 외교에 대한 비전을 갖고 외무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여학생은 "'통일 콘서트'라고 해서 탈북자 친구들을 위해 음악하는 친구들이 모여 문화적 접근을 하자는 것이 있다. 문화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 것을 봤다"며 "그러나 일회성으로 끝나면 효과가 없는 것 같다. 지속성이 중요한 것 같고"고 전했다.

이어 "흡수나 무력이냐라는 통일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있고 또 지금 통일의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남한 주도의 접근일 것 같다"면서 "남·북한이 같이 해나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물었다.

여러가지 질문들에 대해 먼저 김 교수는 "앤드류 월스(Andrew Walls)가 쓴 책에 보면 지금 이스라엘이 땅 약속만 아브라함에게서 귀속시키지 말고 땅을 주신 목적을 성취시키는, 그러니까 예수님 식으로 사는거죠. 의와 공로를 실천하는 나라, 땅을 갖지 못한 나그네를 대접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라며 "말레이시아는 힌두교 국가인데 싱가포르에게 물을 그냥 준다. 웨스트 뱅크는 에너지를 스스로 해결할 수가 없다. 국가가 바로되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 같은 좋은 형님 같은 나라가 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근데 지금 팔레스타인이 너무 적대적으로 나가서 이런 급진주의 때문에 이스라엘이 극복되기 힘든 분노가 있다. 제가 볼 때는 쌍방에게 비난해서는 안되고 둘 다 아주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접근해야 된다"고 말했다.

김 논설위원은 "제가 보는 국가라는 것은 지배하고 자유를 빼앗아가는 호랑이가 아니다. 국가는 부실해지고 관료화되고 무능해지는 것이다. 저는 국가가 뭔지 모르겠다. 국가는 적이 아니고 관리 대상"이라며 "이제는 국가라는게 국민이, 시민이 관리해서 잘 끌어가지 않으면 국가와 시만 전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하고 깨지기 쉬운 그런 유리 그릇 같은 느낌이든다"고 말하며 국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생존 문제도 국가가 해줄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을 중시해야하지만, 그 정책을 가지고 실제로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게 과연 몇 퍼센트나 될런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또 김 논설위원은 "구조 문제를 말씀하셨지만, 구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정확하게 구조를 바꾼다는 건 결국, 물리적으로 바꾼다는 것으로 불 수 있는데 그 일변으로 나가게 되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실패를 숱하게 봐온 것 아닌가. 체제의 문제도"라며 "저는 천상 사람의 마음을 중심으로 해서 구조를 껴안는 것으로 밖에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얼마나 많이 체제와 구조들이 부딪히면서 많은 사람이 죽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는가"라고 밝혔다.

영화의 얘기로 돌아가 그는 "어떻게 춤을 추게 됐느냐 물었을 때 '믿음' 때문이었다. 아까 누가 춤은 '존중'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적대적인 세력 사이에 상당 부분이, 70% 이상 정도는 태도 때문에 벌어지지 않나 생각한다"며 "어렵지만 믿고 존중해주고 예의를 갖춰주고, 이런 방식으로 하는 쪽도 좀 무시된 측면이 있다. 저는 이런 부분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임 프로그래머는 "아까 한 교수님이 나쁜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은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삶을 살아가도 세상에 악은 항상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이것들과 내 자신이, 하나님이 주시는 이 선함을 유지하며 이 세상과 같이 서 있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라며 "이것이 태도와 자세의 문제다. 태도와 자세가 저는 성경에 너희의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라는 이 얘기인 것 같다. 그래서 저희가, 이 영화제가 추구하는 것이 그런 것"이라고 전했다.

임 조직위원장은 "저는 기본적으로 변혁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에게 희망, 이 애통과 분노의 상황에서 어떻게 희망을 가질 수 있나. 어떻게 변혁을 꿈꿀까라는 생각을 피에르를 보면서 생각해봤다. 자기 정체성이 분명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자기의 강점이 있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피에르는 춤 챔피언이니 그것으로 나눈 것이고"라면서 "변혁은 교육이 방법인데 어린이들, 작은 나무 같지만 이 대상들이 굉장히 중요하겠구나하는 그런 생각을 해봤다. 또 혼자가 아니라 연대가 중요한데, 교장 선생님은 아픔을 안고도 아이들을 통합시키며 확신을 갖고 밀어 부치시는데 저는 이 분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피에르의 목적은 자존감 회복이었다. 춤을 추면서 달라지는 자세와 태도 말이다. 생명 중심의 자존감을 통해 신뢰를 이루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가 꿈꿔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여러 질문들에 대해 답했다.

영화 <댄싱 인 자파> 스틸 컷

포럼에 참석했던 전원책 KPI 원장은 말미에 인사의 말을 전하며 "보셨던 것 처럼 끊임없이 폭탄 테러와 죽음이 있는 곳이고 장벽을 쳐서 경제적·정치적 활동 자체가 제안되고 생존이 불가능하게 끔 만들어 놓는 물질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이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갈등이 있는 곳마다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라고 하는 생각이다. 그것을 우리가 '문화적 폭력'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것이 가장 어렵고도 힘든 과제로 돼 있다"며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 춤을 통해 처음으로 손을 잡아보고 말을 해보고 이들도 체온이 있는 인간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한 이 경험들이 아마 저 아이들 중에 30년 뒤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최종적인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되는 위치에 가 있는 아이들이 등장할지도 모른다. 아마 이 때의 경험을 잊지 못할 것이고, 결국 이 체험이 30년 뒤에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원장은 "춤이 힘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할 때 당장 폭탄이 터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러나 분명한건 저건 힘이 있다라는 것이다"라며 "교육에 대한 얘기도 나왔는데, 우리가 이것을 보며 더 많이 느낀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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