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 박명수 교수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대한민국이라는 운동장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회자되고 있는 요즘, "대한민국은 해방 공간에서 좌우익의 치열한 투쟁의 결과 우익이 승리함으로 세워진 나라"라며 민주정부수립을 위한 기독교인들의 노력을 한 사람 한 사람 구체적으로 연구해 발표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기독교연합(구 한국교회연합)과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는 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해방 후 한국정치와 기독교인"이란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특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장 박명수 교수는 "해방 공간에서 한국 정치에 기독교가 미친 영향을 연구하고자 했다"며 행사 개최 취지를 밝혔다.

박명수 교수는 "해방 이후 한국 기독교는 서구민주주의를 경험한 거의 유일한 단체였다"고 말하고, "때문에 기독교는 미군정과 대한민국 건국초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실지로 해방 직후 남한 사회에서 기독교가 차지하는 비율이 1%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독교인들이 미군정의 입법의원 및 제헌국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에서 30%에 이르렀는데, 박 교수는 이 비율이 행정부의 고위 관료집단을 보면 더욱 높다면서 "해방정국과 대한민국의 건국단계에서 기독교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 했다.

특별히 박 교수는 "이윤영 목사와 해방공간의 반탁통일운동"이란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그는 "이윤영은 서북지역의 대표적인 감리교회인 남산현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인물로서 삼일운동에 참여했던 바 있다"고 말하고, "1946년 2월 월남해 남한에서 월남민과 북한 기독교의 대표자로서 활동하게 됐다"면서 "남한에서 이승만과 손을 잡고 우익 세력의 중심에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박 교수는 이윤영이 "월남한 이북인으로서 원칙적으로 38선의 철폐와 남북통일정부를 지지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이 소련의 반대로 어렵기 때문에 우선 보통선거를 통해서 남한에 독립정부를 세우고, 이 독립정부를 근거로 해서 남북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승만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면서 "좌익은 이런 이승만의 주장을 남북을 분단시키는 단독정부 수립이라고 비판했지만 이윤영은 북한이 이미 임시인민위원회를 만들어 남북을 분단시킨 상황에서 남한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주적인 통일을 위해서는 가장 현실적인 입장이라고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이번 행사를 통해 발제자들은 주로 인물연구를 진행했다. 박 교수는 "한국 기독교가 본질적으로 정교분리를 주장하고 있기에, 기독교인들이 공식적으로 정당을 만들지 않고 개인별로 각자 정당이나 사회단체에 참여해서 활동했다"며 이번 심포지엄 초점이 해방공간에서 정치에 참여한 기독교 인물들에 맞춰졌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박 교수는 이번 행사에서 지역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한국사나 기독교사의 연구는 주로 중앙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지금까지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지방에서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를 연구했다"면서 "각 지방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실지로 심포지엄에서는 박명수 교수의 발표 외에도 "배은희 목사의 건국활동"(이은선) "1945년~1948년 대구지역기독교(개신교) 지도자들의 정치참여"(임희국) "종교개혁과 기독교의 정치참여"(박창훈) "박용희와 서울지역의 기독교"(김권정) "한국선교 초부터 해방 전까지 한국기독교와 민족・민주운동의 연관성"(박용규) "이남규와 전남지역 기독교"(김정회) "해방 후 한국정치와 조남수 목사"(허명섭) "해방정국 충북지역 기독교인의 활동"(이영식) "해방정국에서 김창근 목사와 충남과 대전지역의 정치"(장금현) "해방 후 이규갑과 서울지역 기독교의 정치활동"(서영석) "해방 전후 윤인구의 경남지역에서의 활동"(이상규) "벽파 김우종의 민족운동과 정국인식"(김동선) 등의 논문이 발표됐다.

다만 박 교수는 "연구에서 선정한 기독교인들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한 사람으로 제한했다"고 밝히고, "아직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않은 인물을 선정했다"면서 "해방 후 한국사회에서 가장 영향을 미친 기독교인들은 이승만, 김구, 김규식, 조만식, 함태영, 유재기, 배민수, 김창준, 최문식, 이만규 등이지만, 이런 인물들은 이미 많이 연구되었으므로 생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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