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호 목사   ©그레이스라이프한인교회

내민 창에 몇몇의 서양란과 군자란이 꽃술까지 훤히 보이도록 활짝 꽃봉오리를 벌리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 꽃들을 바라보다가 서양란에서 풍기는 꽃 냄새를 맡아보았습니다. 활짝 핀 서양란의 꽃봉오리에 코끝을 살짝 대어 보았으나, 웬일인지 화려하게 핀 서양란의 꽃봉오리에서 꽃내음을 전혀 맛볼 수가 없었습니다. 살아있는 꽃, 생화(生花)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모든 사물과 사람들에게는 각기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좋은 냄새를 향기(香氣)라 하고 불쾌하고 역겨운 냄새를 악취(惡臭)라고 말합니다. 향기(香氣)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악취(惡臭)는 기분을 매우 상하게 만듭니다. 또한 냄새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 향이 멀리 전달되어 동화작용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좋은 냄새를 풍기기 위해서 인위적인 냄새, 향수(香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사랑과 기침은 속일 수 없다"는 속담이 있듯이 향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향기를 속일 순 없습니다.

향수(香水)는 본래의 냄새를 가리고 포장하기 때문에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더욱 역하고 지독한 냄새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한 겉 냄새를 잠시 가릴 수 있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서 풍겨나는 인격과 영혼의 냄새를 가릴 수는 없습니다.

아름다운 향기의 원천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에서 부활로 승리하심으로 생명의 향기를 온 세상에 널리 전하셨습니다.

가시밭의 백합화처럼, 잎새와 줄기가 연약한 것 같지만 모진 풍파와 고통을 이겨내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청초롬하게 꽃을 피어내고, 은은하게 아름다운 향기를 발산하는 백합화처럼,,,

가시에 찔리면 찔릴수록, 죽음의 채찍에 맞아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 떨어져 나갈수록, 더욱 아름다운 사랑의 향기를 품어내고, 더욱 비천한 겸손의 자리에 앉아, 종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죽기까지, 은은한 승리의 향기를 품어내신 십자가 사랑의 향기, 치료의 향기, 위로의 향기, 생명의 향기, 그 향기는 인격을 치료하고 위로하고 사랑합니다. 그 향기는 희생하며 새로운 역사를 일으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영혼을 구원합니다. 그 향기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성품과 생명을 나타내는 향기입니다. 그리스도와 늘 가까이 해야 그리스도의 냄새가 우리 몸에 흔적과 향기로 베일 것입니다.

부활의 계절에,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비록 연약하지만, 그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예수 그리스도처럼, 정치, 사회, 교육, 문화, 종교, 교회 등 썩어서 불쾌한 악취가 진동하는 세상 속에서, 아름답고 순결하고 은은하면서도 진실하고 강렬한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 승리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이 사람에게는 사망으로부터 사망에 이르는 냄새요 저 사람에게는 생명으로부터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 일을 감당하리요 (고린도후서 2:15~16)"

글ㅣ노규호 목사(그레이스 라이프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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