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잭슨 목사.
제시 잭슨 목사.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가 미국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인 제시 잭슨 목사를 초청, 26일 저녁 기독교회관에서 강연을 들었다. 대학생 시절부터 인권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68년 4월 4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 날 함께 멤피스에 있었던 인물이다.

“Keep Hope Alive!”란 제목으로 강연을 전한 제시 잭슨 목사는 "미국 그리고 한국 어디에서든 사람이 고통 당하는 곳, 인간 존엄성과 해방을 위해 저항하며 고군분투하는 곳곳마다 교회가 내는 평화의 목소리는 늘 존재해 왔다"고 밝히고, "우리 사회가 교회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그것은 용기와 양심, 그리고 확신의 목소리"라 했다.

제시 잭슨 목사는 "우리가 자본을 세계화했지만, 인권신장에 대한 부분은 자본주의만큼 확장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노동자와 여성, 어린이의 권리 그리고 성소수자 공동체와 녹색인권에 대한 권리가 아직 구현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이주민과 난민들이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전 세계에 걸쳐 이주민, 난민들은 전쟁 중인 고국을 탈출, 안전하고 안보가 보장되는 곳을 찾아 떠돌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65년 전 한국전쟁의 경험과 마찬가지고 당시 전쟁을 피해 안전한 장소로 피난을 가던 한국 사람들과도 유사한 상황"이라며 "예맨 난민들의 가족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 우리의 공동체를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아이들을 바라볼 때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 모두는 존중받으며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시 잭슨 목사는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혐오와 폭력, 억압의 물결은 세계를 휩쓸고 있다"고 지적하고,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불안정이 이주민들과 난민들로부터 온다는 점을 긍정하며 혐오와 차별의 장벽을 굳게 세워나가기도 한다"며 "이런 사태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나타나며 최근 예맨 난민 문제에 직면한 한국에서도 외국인 혐오와 반 이민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를 되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코 대중적인 일이거나 정치적인 일보다는, 맑은 영으로 바른 일을 해나가는 것, 즉 세상의 약자, 소수자를 위해 일해 나가는 것이 바로 교회의 사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의 약자, 소수자와 함께 하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란 것이다.

제시 잭슨 목사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큰 섭리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 말하고, "서로의 모습을 충만하게 볼 수 없게 하는 오만함과 종교적, 교리적 이념을 버려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폭력의 상징이 아니라 자비와 양선 그리고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종교적 교리의 경계를 넘어 공동체를 향해, 상생을 향해 서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에이즈와 암에 대한 치료법을 찾고, 세계 평화를 위한 비핵화를 지향해야 할 것"이라 말하고, 특히 "북측과 남측의 서로 다른 삶의 조건과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대화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 했다. 또 "인종차별을 통해 소외된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밝히고, "그들을 우리 자매와 형제처럼, 가족처럼 같이 사랑해야 할 것"이라 전했다.

제시 잭슨 목사 초청 강연회가 NCCK 인권센터 주최로 지난 26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제시 잭슨 목사 초청 강연회가 NCCK 인권센터 주최로 지난 26일 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박용국 기자

특별히 제시 잭슨 목사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는 역사적 변화의 중대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지속 가능한 번영과 통일을 성취하는 과정이며, 한반도가 평화의 땅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정전협정 이후 65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으로 갈 때"라며 "냉전시대를 끝내고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함께 그려나가야 할 때"라 했다.

제시 잭슨 목사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한반도를 평화로 이끌 것"이라 보고, "북미관계도 정상화되어 갈 것"이라며 "한반도를 평화로 화해로 이끄는 일이 바로 희망"이라 했다. 이어 "회담이 북미 군사적 긴장상황을 해결할 것"이라 말하고, "군사경계선을 서로 넘나들며 통일을 위한 협력의 길을 열어 나갈 것"이라 했다. 그는 "희망이 서로 적대적인 행동을 멈추게 할 것"이라 말하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하며, 미국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대북제재를 해제해야 할 것"이라 했다.

제시 잭슨 목사는 "우리 지도자들이 용기와 확신, 그리고 도덕적 양심을 지키며 평화를 이야기하고, 궤멸이 아닌 상호교류와 상생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치유와 상생의 바람이 일고 있다"고 말하고, "평화의 기운이 가득한 지금, 우리가 이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NCCK 인권센터는 "제시 잭슨 목사가 현재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와중에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과 인권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히고,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의 열악한 인권상황_혐오와 배제를 넘어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희망을 세워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제시 잭슨 목사는 23일 오후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165차 평화통일 월요기도회에 참석, 한반도 평화메시지를 선포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판문점 선언을 지지했고, 한반도에 있어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의 세계사적 의의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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