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나이지리아 라고스 국제공항에서 보건 당국자들이 입국자들의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고열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의 대표적 증상이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지속되면서 피해 국가 중 하나인 나이지리아에서는 교회 성찬식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9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나이지리아 가톨릭교회와 성공회교회 지도부가 성직자가 손으로 빵을 찢어 성도들의 입에 넣어주고, 같은 잔으로 포도주를 나누어 마시는 기존의 성찬식 방식을 따르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인 나이지리아 가디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많은 지역 교회들이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성찬식을 행하기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전통으로 지켜져 온 성찬식 방식을 갑자기 바꾸는 데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또한 가톨릭과 성공회 지도부 역시 이를 고수하는 교회들을 이해한다는 입장으로, 비록 지침은 내렸지만 기존 방식을 유지하기 원하는 교회들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라고스 교구 알프레드 마르텡 대주교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성찬식을 다른 방식으로 치러야 한다는 권고를 내렸지만 여전히 통상적인 방식은 성직자의 손을 통해 성도들에게 빵이 전달되는 방식이다"며,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를 막아서는 안된다. 성찬식에 대한 이들의 신앙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성찬식 방식을 바꾸는 데 어려움이 있자, 다른 대안들도 제시되고 있다. 아부자 교구 존 오나이예칸 대주교는 성찬식이 진행될 동안 서로 악수를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나이지리아 성공회 수장인 니콜라스 오코 대주교는 같은 잔을 사용하는 대신 개인용 잔을 성찬식 때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지난 4월 이래로 서아프리카 지역을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최근 들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 등 국가에서는 에볼라로 지금까지 2,6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 중 700명은 모두 지난 1주일 동안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내 에볼라 환자는 5,3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지난 3주 동안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에볼라 감염자 중 약 318명이 보건 활동가들로 이 중 절반 정도가 사망했다.

한편, 서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에볼라 감염을 막기 위해서 여러 명이 한 장소에 모이는 교회 예배도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현지 교계가 이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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