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칼럼] 영업점에 법적으로 허용된 간판은 두 개이며 ‘전면간판’과 ‘입(立)간판’이 그것이다.

‘김박사커피’ 전면간판.
▲‘김박사커피’ 전면간판. ©김종규
김박사커피’ 입(立)간판
▲‘김박사커피’ 입(立)간판. ©김종규

분주하게 살아가는 서울의 행인들은 앞만 보고 길을 가기에 가까운 거리에서는 십중팔구 이 두 간판을 간과한다. 물론, 제법 먼 거리 또는 길 건너편에서 볼 때 눈에 잘 들어오긴 하지만…

대학에서 강의만 하던 필자는 이곳에 와서 비로소 뼈저리게 느낀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구멍가게에도 ‘장사꾼’과 ‘기업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장사꾼’은 손님을 돈으로만 보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장들이다. 반면, ‘기업인’은 비록 구멍가게일지라도 손님을 돈으로 환산하지 않고 영업을 거시적 인간관계로 보는 경영인들이다.

'김박사커피'는 그야말로 철두철미한 두 장사꾼들에 둘러 싸여 있다.

한 쪽은 ‘자전거 점포’로 가게 벽에 온갖 자전거들을 걸어 제 카페 한 쪽 면을 가리고 있고 다른 한 쪽은 흑염소 가게로 악취로 영업방해를 해대며 그것도 부족해 온갖 박스들로 담을 쌓아 내 카페 남은 한 쪽을 가리고 있다.

양쪽 사장들에게 대화를 시도했지만 '기득권' 운운하기에 건물주에게 정식으로 항의를 했지만 '사이좋게 지내라'는 허망한 답변만 메아리로 돌아왔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다 보니 손님들이 커피숍을 지나치기가 일수고 카페 안에까지 들어오셔서 '여기 커피 파나요?'라는 일도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커피숍을 오픈한 지 거의 6개월로 접어들 무렵인 2014년 1월 27일 커피숍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잡아 ‘김박사커피’ 고객으로 '전향'시키는 특단의 뭔가가 필요했고 내 머릿속을 번뜩이며 스치는 낱말이 있었으니...

‘INCARNATION’(성육신 成肉身, 신적인 존재가 인간의 육체 안으로 들어와서 인간 가운데 거하는 것을 이르는 말-두산백과)

하나님의 독생자인 예수님이 지극히 높은 하늘 영광을 버리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미천한 말구유로 오셨으니...

혹자는 너무 지나친 비유라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전면간판의 인카네이션!
높은 곳에 떠있는 간판이 가장 낮은 데크(Deck)로...

‘김박사커피’ 데크(Deck)간판.
▲‘김박사커피’ 데크(Deck)간판. ©김종규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데크(Deck)간판이 설치된 ‘김박사커피’ 전경.
▲데크(Deck)간판이 설치된 ‘김박사커피’ 전경. ©김종규
김박사커피밀 김종규 대표
▲김종규 칼럼니스트(김박사커피밀 대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하늘영광을 버리시고 이 척박한 땅에 오신 예수님의 은혜에 다시 한 번 감사 기도를 드린다.

■ 김종규 칼럼니스트는… 고려대학교에서 불어불문학을 전공(학‧석사)하고 캐나다 Laval 대학 대학원에서 불어학(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원 등 10여 개 유수대학에 출강하여 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였다. 현 평화공동체 <철들지않는사람들> 사무국장, 공정무역 유기농커피 <김박사커피밀> 대표(현재 확장이전 중). salut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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