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림인식 대담
(왼쪽부터)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 목사, 림인식 노량진교회 원로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와 림인식 목사(노량진 교회 원로)가 ‘한경직 목사님의 온유와 겸손, 사랑과 섬김의 영성을 염원하며’라는 제목으로 대담을 가졌다. 19일 오전 10시 강변교회에서 열린 이번 대담은 한경직 목사의 삶과 신앙에 대해 얘기하며, 더불어 한국교회의 미래를 생각보는 자리였다.

우선 림인식 목사는 마태복음의 산상 수훈을 전하며, 한경직 목사의 신앙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한경직 목사를 회고하면서, “그분은 예수처럼 온유하시고 겸손하신 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신자는 유기체 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나만 이롭게 하는 태도는 사회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그는 “남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게 예수의 가르침”이라며 “한경직 목사는 다른 사람과 나를 구분하지 않고, 내 몸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신 분”으로 회고했다.

즉 그는 “한경직 목사는 ‘내가 더 가진 것을 남에게 주는 게 아닌, 남의 괴로움을 내 괴로움으로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이웃 사랑’이라 생각하셨다”며 “이런 유기적 의식이 사회를 바꾸고, 교회를 바꾼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산상수훈은 의식노동”이라 역설했다. 가령 그는 “오리를 가자는 데 십리를 가는 것, 원수를 사랑하는 것도 모두가 자연스레 안 되는 일”이라며 “그러나 이는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며, 겉이 아닌 진심으로 형제애, 이타 정신, 희생정신을 추구하는 게 바로 산상수훈이 말해주는 고차원적 깊은 사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경직 목사의 삶에서 느끼는 것은 강단 설교나, 사석 대화나 다 똑같았다”며 “비성경적인 게 하나도 없이, 산상수훈에서 말씀 하신 예수를 닮은 삶을 사셨다”고 밝혔다. 하여, 그는 “예수는 강단이 아닌 배, 산, 다락에서 설교하셨는데 이는 다 복음적 삶이며, 한 목사님도 그렇게 살려고 애쓰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또 그는 2세기 교부 터틀리안을 빌리며, “순교자의 피가 바로 교회의 종자”라며 “남을 위해 희생하고 던지는 건 영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하여, 그는 “한 경직 목사도 일생 청빈하게 사시면서, 영적 투자를 하셨다”며 “예수가 한 알의 밀알이 썩어지면 많은 열매를 맺는 얘기를 하셨던 것처럼, 한경직 목사는 자기 생명까지 아낌없이 투자하셨다”고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경직 목사는 한국교회를 위해 투자하신 삶이 그 열매가 돼 한국교회에 축복의 자산이 됐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한경직 목사의 삶은 산상수훈적 영성”이라며 “지난날 못했다 해도 지금 예수, 한경직 목사처럼 온유, 겸손, 사랑을 실천하자”며 서론을 마무리 했다.

곧바로 김명혁 목사도 한경직 목사를 회상했다. 그는 “친부께서 한경직 목사 아래 부목사로 섬기면서, 일평생 한 목사께서는 나를 많이 사랑해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경직 목사는 돌아가실 때까지 사랑의 손길로 보듬어주셨다”며 “예수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셨듯, 한경직 목사 또한 사랑과 부드러움으로 사람을 대하셨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강하고 기가 센 사람은 누구에게 진정한 존경을 받을 수 없다”며 “그러나 한 목사는 온유하고, 겸손하셔서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종단에서도 존경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나아가 그는 “이런 사랑과 온유, 겸손의 비결은 아마 한경직 목사의 평생 약함과 질병 및 고난 때문 아닌가 생각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한경직 목사는 평생 ‘약할 때 예수 의지하고, 약할 때 겸손해진다’고 항상 말하셨다”며 “그분은 평생 약함과 질병 및 고난을 달고 사셨으며, 약할 때 기도를 더 많이 하게 되며 이럴 때 사랑과 섬김이 더 풍성해진다”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경직 목사는 사랑과 섬김의 사도였다”며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자를 돌보기 위해 신의주에 가셔서, 제일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고아원을 만드셨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 월드비전, 영락 고아원 등 많이 만드셨다”며 “이처럼 한경직 목사는 말이나 지식으로 목회하지 않으시고 착함과 가난으로 설교하셨다”고 밝혔다.

영락 교회 집사 이우근 부장판사의 말을 빌려, 그는 “한경직 목사는 바보”라며“사자후 같은 명 설교, 감동적 웅변도 할 줄 모르는 그저 바보처럼 자신의 몸으로 손과 발로 설교했던 분”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그 분은 바보처럼 좋은 옷 대신 소매 자락 떨어진 옷으로 사시고, 남의 차 빌려 타시며 안락한 아파트 대신 남한산성 20평짜리 교회 사택에서 사셨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한경직 목사는 한 사람을 만인처럼 소중하게 대하셨고, 누구의 의견에도 손들어주신 한국의 작은 예수였다”고 회상했다. 예로 그는 “한경직 목사는 신의주 교회에서 목회하셨을 때, 사례금을 모두 길가의 거지에게 주셨다”며 “그분은 성 프란시스를 닮으셨고, 실제로 한 목사는 성 프란시스 서적을 자주 읽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예수께서 가난한 자, 멸시받은 자를 사랑으로 섬기셨듯, 한경직 목사도 그러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세 가지 곧 믿음, 소망, 사랑 중 최고는 사랑”이라며 “1902년은 손양원, 한경직, 유관순이 태어난 뜻 깊은 해로, 이들은 모두 가난한 원수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건내 준 가장 보람된 삶을 살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기독교는 전 인류를 포섭하는, 원수까지 사랑하는 종교여야 한다”며 “복음은 약함, 착함, 주변성”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신앙의 선배님 그리고 예수와 달리 우리는 반 복음적, 세속적으로 살고 있지 않나”라며 “요즘 나는 예수와 한경직처럼 온유, 겸손, 사랑과 섬김으로 살게 해달라고 매일 아침에 기도 한다”고 전했다.

곧바로 대담이 이어졌다. 사회자는 “한경직 목사와 개인적 일화”를 질문했다. 첫 번째로 림인식 목사는 “1959년 대구 영략교회 담임목사로 제가 부임하면서 부터, 한경직 목사 아래서 일했다”며 “이어 한기총을 설립하시면서, 교회 연합사역에 한경직 목사를 보좌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경직 목사가 계시는 동안 한국교회는 복되고 온유하게 화합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명혁 목사는 “26년 동안 남한산성 계셨을 때, 나만큼 한경직 목사 찾아간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각별한 관계를 상기했다. 또 그는 “한경직 목사께서 항상 찾아온 나를 반겨주시면서, 설교나 책망보다 격려와 지지를 많이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질문으로 사회자는 “산상수훈의 삶을 실천 하신 분으로 한경직 목사를 많이 말씀하셨는데, 오늘날 갈증과 분쟁 및 자기 의가 많은 한국교회에서 시대를 역류할 수 있는 산상수훈의 삶은 어떻게 살 수 있을지?”를 질문했다.

이에 림인식 목사는 “나 같은 경우, 늘 편안한 삶을 살 때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가난, 전쟁, 뇌염을 겪었을 때 간절히 기도함으로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경직 목사는 미국 유학중 결핵 말기셨고, 그 때 한 목사님은 ‘가난과 함께한 시간이 하나님과 제일로 친밀했던 때’라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사선을 넘나들며 하나님께 간절히 살려달라고 부르짖었던 그 시간이 있었기에, 목회생활 하면서 불평 한 적 없었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그는 “한경직 목사처럼 사선을 넘나들면서 하나님과 만났던 경험이 나를 만들었다”며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깊이 만나면, 하나님께 자연스럽고 완전히 헌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명혁는 “가난과 고난 및 죽음”이라고 똑같이 강조했다. 또 그는 “예수께서 가난하셨고 고난을 당하셨고 죽임을 당하셨다”며 “성 프란시스도 ‘가난은 애처, 고난은 나의 스승, 죽음 나의 자매다’라고 말씀했던 것처럼 한경직 목사의 삶도 그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교회가 근현대사 70년 동안 하나님의 매를 맞았다”며 “그게 오히려 역설적 축복 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은 그런 고난 없이 편안하고 부유한 시기라서 한국교회에 분열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고난으로 더욱 천국소망의 신앙으로 단단해진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질문으로 그는 “한경직 목사께서 한기총 설립하셨던 초기 취지와 달리, 지금 한기총은 교권, 금권 선거로 분열의 홍역을 겪었다”며 “한 목사님이 살아계셨다면, 한국교회에 어떤 말씀을 하셨을지”라는 질문을 던졌다.

림인식 목사는 “한기총은 모든 교단 위에 상위 기구인 것처럼 착각했다”며 “교단에서 독자적 인사권, 행정, 사업권을 한기총이 존중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기총은 오직 한 가지 연합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기총)이 너무 교단 사업에 개입해서 그런 거 아닐까 생각 된다”며 “교단 끼리 싸우지 말고 연합 정신을 가져 화합을 이뤄가도록 돕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질문을 던졌다. 사회자는 “한경직 목사님처럼 큰 리더십을 찾기 어려운 시점인데, 한국교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도자를 어떻게 세울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히 11장에 나온 신앙위인과 끝으로 예수를 바라봐야 한다”며 “교계는 신앙 선배를 생각하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표명했다.

다섯째로 사회자는 “한경직 목사는 북한선교에 관심 있었는데, 이처럼 한국교회가 힘을 모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림인식 목사는 “한경직 목사는 템플턴상 수상 때 100만 파운드를 받았는데, 이를 영락 교회 장로들에게 주면서 북한 선교에 쓰라고 하셨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처럼 그는 “한경직 목사는 그만큼 청빈하게 사셨다”며 “아마 북한 선교는 자기 것을 내어주는 섬김과 사명정신이 앞서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여섯 번째로 사회자는 “한국은 보수와 진보가 갈라졌는데, 한국교회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조언”을 질문했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십자가 복음을 붙잡아야 한다”며 “장로교단이 300개 이상 되는 나라는 한국교회 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그는 “서로 옳다고 정죄하는 것을 내려놓는 게 옳다”며, 손양원 목사의 일화를 전했다.

나아가 그는 “나는 원래 반자유주의, 반공, 반무슬림, 반북주의자였다”며 “그러나 요즘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사람을 양자로 삼은 손양원 목사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북한과 무슬림을 향해 순수한 사랑을 베풀 때 북한과 무슬림의 마음은 움직일 것”이라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순수하게 사랑을 베풀 때 이데올로기는 힘을 잃는다”며 “한 목사님의 마음처럼 우리도 북한을 적이 아닌 동지로 품자”고 강조했다.

일곱 번째로 사회자는 “한경직 목사님은 예수처럼 성화의 길 따라 사셨는데, 한국 후배 목회자들에게 당부 한마디”를 부탁했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길선주, 손양원, 한경직 목사 그리고 예수를 바라보는 태도”를 당부했다. 또 그는 “사람은 영성이 있기에, 하늘을 바라보고 신앙선배 그리고 예수를 바라보면 닮아간다”며 “십자가에 달린 예수, 나를 위해 매일 기도하시는 성령, 그리고 탕자를 안으시고 자기 아들까지 아끼지 않으셨던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는 삶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그 중 한사람이 한경직 목사셨다”고 전했다.

림인식 목사는 “모세 없는 광야, 엘리야 없는 이스라엘은 생각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엘리야도 이사벨을 피해서 호렙산으로 갔다”며 “우리도 영적인 호렙산에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가서 매달리고 은혜를 받아야 한다”며 “광야를 이기고 기적이 일어나서 하나님 뜻이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그는 “한경직 목사의 영성과 발자취를 간절히 사모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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