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용 박사

"하나님 계심과 하나님의 통치가 입증될 수 있을까? 이것이 입증될 수만 있다면 교회의 선교는 날개를 다는 것일 것이고, 교회로 몰려드는 사람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날 것이다. 하나님 계심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세상을 하나님께서 다스리는것이 틀림없는데, 왜 하나님 계심과 하나님의 통치는 입증되기 어려울까? 유신논증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세상의 혼돈과 악의 실재, 곧 신정론의 문제인데, 이 문제는 과연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일까?"

김명용 박사(장신대 총장)가 '제5회 2014 새벽기도 목회자 국제컨퍼런스'에서 강연하면서 던진 화두이다. 세월호 참사를 경험하면서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런 일을 만드시냐"고 질문했다. 김 박사는 "이 질문은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로 귀결시키는 질문"이라고 말하고, "인간의 타락과 반역은 하나님께서 정말 원치 않으신 것이고, 결국 외아들을 버려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일이었지 그것의 원인이 하나님이신 것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강연을 시작하면서 김 박사는 먼저 '하나님 계심의 증거'들을 이야기 했다. 그는 "인류 역사를 보면, 긴 세월 동안 인류는 신을 숭배해 왔는데, 그것은 우주 만물 삼라만상 속에서 신의 능력과 신성을 느꼈기 때문"이라 했다. 이렇게 신을 숭배하던 인류가 왜 갑자기 무신론을 숭배하게 되었을까? 김 박사는 "과학적 무신론이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이 과학적 무신론과 더불어 신정론의 문제가 깊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세월호 참사에서 그 많은 아이들이 죽어갈 때,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셨을까? 하나님은 정말 계시는 것일까? 이 엄청난 비극이 일어나는데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가. 김 박사는 "이 질문을 깊게 하게 되면 하나님이 계시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오고,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신앙을 잃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것이 기독교 신학이 답하기가 매우 극난했던 신정론에 관한 질문이다. 20세기 신정론에 관한 질문의 절정은 아우슈비츠의 비극이었는데, 전통적 유신논증은 이 신정론의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그 힘을 상당 부분 잃게 된다. 하나님의 통치가 상당히 심각하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쓰나미 등 엄청난 자연 재해 앞에서도 '자비하고 전능하신 신'은 할 말이 없다. 그 비극을 허락하신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악마이지 결코 사랑과 자비의 신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정론의 문제는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악마의 경험 가운데 하나님 계심에 대한 깊은 회의를 반영하는 질문이다. 결국 이러한 혼돈의 경험은 이내 세계의 기원이 우연에 의해 이뤄졌다는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들고, 마침내 과학적 무신론이 범람하는 근거가 된다. 신정론의 문제는 도덕적 문제 뿐만 아니라 과학적 문제이기에, '정의롭고 사랑이 많고 조화와 질서로 세상을 통치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깊은 회의를 일으키게 된다.

김명용 박사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인간의 자유'에서 찾았다. 세계 역사의 참된 주는 하나님이시지만, 자유로운 인간 역시 역사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엄청난 자유를 갖고 있는 인간은 엄청난 악을 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이미 역사 속에서 수없이 나타났기 때문에 하나님게 모든 일을 귀결시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잘못과 죄악을 하나님께 덮어 씌우면 안 된다는 말이다. 더불어 자연 가운데에도 혼돈(chaos)의 가능성이 많고, 우연적인 것도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김 박사는 "교회의 세상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 대한 책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보전하고 완성시킬 책임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했다.

김명용 박사는 "신정론의 문제에 대한 답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과 세상이 만든 죄와 악에 대한 저주와 심판을 스스로 담당하시고 죽으시면서 인간과 세상이 하나님과 새로운 관계 속에 있도록 만든 참된 구원자이시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인한 저주와 악을 하나님께 돌리며 신정론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회칠한 무덤과 같은 오만불손한 인간의 악행으로, 인간과 세상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어 "이 인간의 악행 뒤에는 진리를 거짓으로 바꾸고 하나님이 없다고 속이는 마귀가 존재하고 있다"고 드러냈다.

또 김 박사는 "신정론의 질문에 대한 궁극적 답은 부활이고 하나님 나라"라면서 "부활과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인간의 궁극적 어두움은 죽음인데, 이 죽음을 부활과 영생으로 바꾸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김 박사는 "하나님이 영원 전부터 인류를 창조하시면서 신정론의 문제에 대한 답을 예비하셨는데, 그것은 엄청난 하나님의 사랑이고 은혜"라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이 엄청난 사랑과 은혜는 지금 세상 속으로 확산되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 박사는 성경 속 요셉 이야기와 넬슨 만델라를 예로 들어 '악도 선으로 바꾸는 하나님'을 설명하고,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악을 당장 심판치 않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오래 참으시기 때문"이라 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심판이 아니라 구원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세상의 악은 하루 빨리 선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은혜와 사랑을 짓밟고 멸시하는 역사는 희망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성령의 역사와 악을 극복하는 교회의 삶 속에서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4일과 5일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 주최로 열리고 있는 새벽기도 국제 컨퍼런스에는 김명용 박사 외에도 김의원 정석환 도한호 민경배 황승룡 박사 등 한국의 내노라하는 석학들이 계속해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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