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2월 하순에 체결된 노사정 합의서 제2항에서 "5년 경과 후 노사가 합의할 경우 합병 문제에 대해 협의가 가능하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2년도 안 돼 파기하려고 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산하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로부터 "두 은행의 통합은 금융당국에 주는 면죄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정의당 박원석 의원·금융정의연대·론스타공대위·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 등은 지난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하나금융지주 주도하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간 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통합 저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은행의 조기통합을 두 가지 이유에서 반대하고 있다.

우선 주지하듯이 론스타가 은행지배를 할 수 없는 산업자본이라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 자체가 부당하고, 또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것은 무효이고 지배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당시 미국과 일본 등에 다수의 산업자본 계열사를 거느린, 명백한 비금융주력자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배 자체가 불법하고 부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은폐한 것에 속아 넘어간 금융당국은 제대로 된 조사 없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하는 직무유기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사정 합의를 통해 만든 약속을 깨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명백한 '2.17 노사정 합의' 위반으로 우리는 특별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만약 금융당국이 이를 승인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앞서 2012년 당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윤용로 외환은행장,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존속하고, 5년 경과 후 상호 합의를 통해 하나은행과의 합병 등을 협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외환은행의 법인격이 사라지게 되면 론스타 사태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진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의 법인격을 박탈하고 강제로 하나은행과 통합해 버리는 것은 론스타 및 관련 금융감독 책임자들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하나지주의 은행 조기통합 추진은 외환은행 노동조합과의 격한 대립을 낳고 있다.

12일 김항년, 김수경, 이병석, 박찬일, 김지성, 김기철 등 외환은행 역대 노조위원장들은 성명서를 발표 "은행 조기통합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또 성명서에서 "특히 지주 회장의 이러한 합의위반 및 은행합병 선언을 김 행장 등 외환은행 경영진이 적극 동조하는 모습에 외환은행 직원들은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상황에 대해 외환은행 측은 은행 산업의 위기를 거론하며 위기 돌파를 위해 양 은행의 통합이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나지주 측도 "외환은행 인수 이후 은행권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기통합 말고 다른 선택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 1월, 론스타에게 돈을 주고 외환은행 주식을 샀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었다.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들로 하여금 하나고등학교에 은행법 등을 위반하면서 자금을 지원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김승유 전 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관계자들이 학교법인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었고, 자금지원의 대가로 임직원을 특례입학 시켰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을 비롯한 자회사들에 손해가 되는 행동을 강요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을 갖추지 못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배는 원천무효다. 이런 정황을 인지하고 주식을 취득한 하나금융지주의 행위도 무효일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지주가 돈을 내고 외환은행 주식을 매입했으나 이 때문에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지배는 인정될 수 없는 것이다.

'론스타 이슈'가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일로 아까운 국민 세금을 론스타에 퍼주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은 중단되어야 한다. 하나금융지주가 할 일은 회사에 손해를 끼친 론스타와 이사들에 대한 소송으로 아까운 돈을 돌려받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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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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