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전화
▲생명의 다리에서 보는 ‘생명메시지’와 ‘SOS전화’ ©생명의전화

[기독일보=사회]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약 20%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본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더구나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자살 생각을 많이 한 청소년은 부모나 친구들이 지지와 관심을 보여도 막는 데 한계가 있기에 가정이나 학교의 울타리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2015 연구논문 지원사업 논문 모음집'에 최우수 논문으로 채택된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김재인 씨의 논문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연구 - 사회적 지지의 매개효과 분석'이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목된다.

이 논문은 2014년 질병관리본부 등이 벌인 '제10차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응한 중·고등학생 7만2,060명 중 '자살을 생각해 봤다'고 밝힌 9천438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청소년의 자살시도에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 청소년 자살, 매년 증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청소년 자살은 자동차 사고 다음인 2번째로 많은 사망원인을 기록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같은 해 통계청의 청소년 통계를 통해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1위를 자살로 보고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13~19세 청소년의 12% 정도가 자살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나타났다

이처럼 해가 갈수록 청소년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정부 및 시·도 교육청에서는 학교 내 전문 상담인력을 배치하여 청소년 상담 및 긴급구조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함과 동시에 의사·간호사·상담사·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심리치료를 진행함으로써 학교 안·밖으로 청소년 자살과 관련된 대비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자살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높은 자살률을 보였던 국가들의 자살률이 거의 변화가 없거나 감소하는 상태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가 중 그 어떤 나라들보다 급격한 속도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하루 동안 학교의 한 학급(30명) 정도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는 통계는 청소년 자살 감소를 위한 예방체계가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자살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라 할 수 있다.

◆ 청소년자살, 학교 및 가정 폭력 경험이 주요 원인 중 하나

논문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학교 및 가정 폭력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 스트레스, 우울 등과 같은 청소년의 정신건강 측면 또한 중요하게 고려함으로써 자살시도의 단계까지 확대되지 않도록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또한 청소년 자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가족구성원들이 분명하게 인식하게 하고, 가족과 친구 모두 중요한 사회적 지지자원으로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폭력경험은 가족과 그 외의 사회적 지지가 청소년의 자살시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 하더라도 부모나 친구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자살시도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구체적 자살계획까지 세운 청소년, 전문가 상담·관리 필요

논문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중 최근 1년 내에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19.2%로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한 청소년 5명 중 1명꼴로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으로,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재확인됐다.

자살 생각을 해 본 청소년의 74.0%는 평상시 스트레스에 많이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7.7%(724명)는 학교나 가정 등에서 폭력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고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 가족으로부터 이해와 관심 등 '지지'를 받고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24.9%, 친구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청소년은 40.4%였다.

다시 말해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가족의 지지가 있다면 자살시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이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 '입시'로 인하여 학교활동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가정에서 만큼은 성적이나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논문은 “자살생각과 더불어 우울감과 자살계획까지 갖고 있는 상황이라면, 친한 친구나 사랑하는 가족들도 그 친구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가족이나 친구의 지지보다는 정신건강서비스와 관련된 '전문가의 치료 및 지지'가 더욱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우리나라의 청소년 상담센터 이용 비율이 0.4%에 불과하다는 연구기관의 조사결과를 소개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주기적으로 벌여 검사 결과에 따라 전문가가 즉각 개입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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