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위드유 기도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옥희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하나님이 저희의 피난처가 되어 주시기에 우리가 용기 내어 고백하고자 합니다. 자기 의심과 타인으로부터 의심에 시달립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줄까 오늘도 이렇게 마음을 삭힙니다. 증언할 수 있는 용기 주소서. 다말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한 암논에게 단호히 말합니다. 나를 욕되게 하지 마라. 이런 어리석은 일을 행하지 말라. 나를 성폭행한 이후 나를 쫓아내려는 암논 너의 행동은 옳지 아니하다. 나를 쫓아내는 것이 네가 나에게 행한 일보다 더 악하다.

다말이 소리 쳤던 그 목소리로 범죄자에게 소리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소리 내게 하셔서 다말이 울부짖었던 그 목소리를 우리의 입에 넣어 주셔서 증언하게 하소서. 아픈 시간을 주님과 함께 버틸 수 있도록 하소서. 공동체의 무관심과 폭력적인 시선을 잘 버티면서 같이 용기 낼 수 있는 자매와 형제들과 공동체를 허락 하소서. 이럴 때 하나님을 다시 한번 찬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 맡깁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옥희 목사가 제 1차 미투 위드유 기도회에서 한 미투 기도문이다. 교회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함께하는 제 1차 미투 위드유 기도회가 19일 저녁 7시 기사연 이제홀에서 개최됐다. 기독교위드유센터, 피해자 지원 네트워크,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기독교여성상담소가 주관했다.

대한성공회 나눔의 집 김은경 사제의 인도로 시작된 제 1차 미투 위드유 기도회는 찬송가 440장 ‘어디든지 예수 나를 이끌면’을 다같이 불렀고, 이어 “의인들이 주님을 피신처로 삼으니 주께서 도우시고 구해주시며 악인들에게서 빼내어 살려 주신다”는 시편 37:40장을 함께 낭독했다. 이어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서 비싼 향유를 예수님께 부은 여인의 이야기인 ‘마태복음 26장 1-16절’을 다 같이 묵상했다.

미투 위드유 기도회위드유상담센터장 김성환 목사가 피해여성의 증언을 대독하고 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곧바로 미투 증언이 있었다. 위드유상담센터장 김성환 목사가 피해자의 증언을 대독했다. 피해자는 2012년에 인터넷 채팅으로 처음 A를 알게 되었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나는 기독교인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A는 기독교인이 아니라 회사원이라고 나에게 속였다”며 “그해 3월경에 만나기 시작했고 9월경에 임신해서 그 사실을 A에게 알려 주었지만, A는 나에게 유산하라고 병원 연락처를 알려 주었고 나는 혼자 병원으로 유산하러 갔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후 A는 야한 동영상을 핸드폰으로 내게 보내주는 등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당시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그녀는 “12월경 A 핸드폰을 보았는데 목사님이 찍힌 문자를 우연히 보고, A에게 물어보니 A는 전에 그쪽 공부를 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나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A씨가 당시 목사가 아니라고 해서 이 때도 목사인줄 잘 몰랐다고 증언했다.

또 그녀는 “A는 나에게 결혼하자고 졸라 댔는데 알고 보니 A는 재혼할 여자를 찾고 있었고 나와 동시에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며 “피해자와 만나기 전 1년 반 정도 A씨는 다른 여자와 만나고 있었다”면서 “A가 목사인 것을 알게 되어 그가 속했던 노회에 동영상과 카톡 대화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그녀는 “교단 측에서는 누구도 목사를 못하게 할 수도, 제재 할 수도 없다”는 응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녀는 “교단 측에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을 때 까지 계속 목회를 할 수 있고, 목사를 못하게 되면 지회장이나 당회장으로 이름을 바꾸면 활동가능 하다며 당당하게 말했다”는 당시 노회 관계자 P씨의 말을 전했다. 또 그녀는 “노회 측에서 나와 3자 대면을 하자며 얼굴을 보이라 했고 증거가 확실한 상태인데, 왜 얼굴을 보이라 했더니 A가 교단을 탈퇴했다고 했다”며 “A는 3년간 자숙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녀는 “유산 후 죄책감에 우울증 약을 먹고 자살충동을 꾹 참으며 살았다”고 당시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그녀는 “2016년 다음 미즈넷에 올라온 동영상에 A씨를 보았는데 참회나 자숙이 아니라 2015년부터 노회에서 임원을 맡고 있었고, 어느 선교 단체 전도회장으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그 동안 A씨는 장로교회 간판을 계속 달고 계속 목회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후 2018년 7월 A가 속한 노회에 물어보니 사퇴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들었다”며 당시 억울한 심경을 전했다.

그녀는 “파면된 목사가 다시 노회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전체인원의 2/3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근거로 받아주었냐는 질문에, 노회측은 대답을 회피하면서 잘 모른다고 잊으라고만 했다”며 당시 2차 피해 상황을 진술했다. 이어서 그녀는 “A를 만나 직접 물어 보니, 그는 자숙은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닌 회개하면 된다”며 “혼자 회개하고 혼자 용서받는 영화 밀양을 보는 것 같았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한 그녀는 “총회 부총회장에게 전화를 했는데 밤에 오히려 화상통화를 요구하며 얼굴을 보여 달라 하고 A를 무릎 꿇게 하고 너에게 싹싹 빌면 되겠냐고 조폭처럼 윽박지르고 그렇게 1시간 동안 힘든 대화를 했다”며 당시 2차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이후 그녀는 “술 취한 채 다음 미즈넷에 A의 이름을 쓰면서 댓글을 달았으나 글이 지워졌고, 곧바로 사이버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며 “사과를 하고 다시는 댓글을 쓰지 않겠다는 녹취를 하는 조건으로 고소취하를 해 주겠다 했으나 나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녀는 “우울증과 합병증으로 계속 힘들고 하루하루 죽음의 유혹을 견디고 있다”며 “가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와 책임을 지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가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투 위드유 기도회
정균란 목사가 피해여성의 증언을 대독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미투 위드유 기도회
법무법인 이강 문진성 변호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어 법무법인 이강 문진성 변호사가 위드유 발언을 했다. 그는 “교회 내에서 미투 증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며 “주변 사람들은 목회자의 말을 더 신뢰하지 피해자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에게 진실이 밝혀지는 마음으로 수사를 요청하고 객관적으로 성폭력 상황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수사 기관에 대한 단순한 신뢰만으로 본인이 수사기관에게 2차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며 증거의 확보를 강조했다.

또 그는 “시간이 많이 흘러 본인이 문제제기 했을 때 증거가 미흡해 안타깝다”며 “시간이 흘렀더라도 방법이 있는데 이는 목회자도 신앙 양심이 있기에 비공개적인 공간에서는 어느 정도 혐의를 인정 한다”면서 “그러나 공개적인 공간에서는 신앙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 보통 부정하고 부인 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고소나 소송을 통해 진실을 밝히자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초기에 비공개적으로 가해자와 직접 만나 사과의 문자메시지를 저장하든가 아니면 대화내용을 녹취해서 증거를 확보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찬송가 96장 ‘예수님은 누구신가’를 다같이 부르며 제 1차 미투 위드유 기도회는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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