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 박사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세월호 등 거친 사건들이 많았던 2014년, 한국교회는 대사회적인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한국복음주의윤리학회(회장 최영태 박사)가 그러한 현실을 반영한 듯, 22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한국교회의 신앙의 공공성"이란 주제로 '제14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열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정재영 박사(실천신대)는 "시민사회에서 교회의 공적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근대 사회의 등장 이후, 현대 사회에서 사회의 많은 영역이 종교로부터 더 자율성을 갖게 됨으로써 사회에서 종교 권위가 쇠퇴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세속화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설명하고, "더욱이 종교 의식조차도 소비자 중심주의와 치유의 동기에 적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박사는 "교회들은 물질의 풍요로부터 많은 이득을 보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이웃들과 다르게 살도록 도전하기보다는 편하게 느끼게 함으로써 번성해 왔다"고 지적하고, "교회 지도자들 역시 자신들의 교인들이 성서의 원리에 따라 비기독교인들과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도록 구체적으로 조언하기보다는, 사회 문제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설교할 뿐"이라면서 "현대 사회에서 종교 신앙은 더욱 더 사회 수준에서보다는 사사로운 개인의 영역에서만 중요성을 갖게 되고 말았다" 했다.

정 박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종교를 다시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오느냐의 문제가 관건이라 했다. 그는 "시민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은 종교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하고, "교회는 시민 사회에서 공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많은 자원들을 갖고 있다"며 "현대사회에서 종교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사회에서 무시되고 있는 도덕의 차원을 다시 공공 영역으로 들여옴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이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 했다. 교회가 이러한 시민 사회의 힘에 기여할 수 있다면, 세속화 과정에서 사사로운 영역으로 물러난 교회가 다시 공공성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를 위해 정 박사는 "교회가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 먼저 사회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회가 먼저 스스로 공공의 공간이 되어야 하고, 제도화 및 관료제화와 함께 효율을 강조하며 무시해왔던 의사소통구조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진정한 공동체는 모든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속도는 더디더라도 공동의 의식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형성해 주요한 사안들을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전체 사회의 이익과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 박사는 "이러한 공동체 의식이 닫힌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사회를 향해 열린 공동체여야 한다"면서 "지역 사회에서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노력할 때에는 교회 중심의 사고를 지양하고, 교회 역시 지역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서 동등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역에 있는 여러 교회가 연계하고 필요에 따르 지역 사회의 시민 단체와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지나치게 과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 그것이 세상에 '보냄 받은 교회'로서의 본질적인 사명이라는 인식으로 묵묵히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럴 때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사회로부터의 공신력도 회복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편 행사에서는 정재영 박사의 발표 외에도 "공공신학의 기원, 특징, 최근의 이슈들"(최경환) "한국교회 갱신의 관점에서 본 공공신학 논의"(김병권) "다시 두 왕국론? '공공하다'의 관점에서 본 마틴 루터의 신학'(김진혁) "아브라함 카이퍼의 교회론으로 본 공공신학의 의의"(정광덕)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논찬자로는 양찬호 안계정 문시영 이덕신 이종원 박사 등이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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