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8일 바티칸에서의 세계주교대의원회(시노드)에 참석해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으로 정의내림으로써, 동성결혼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입장 변화가 있을 것이라던 세간의 추측을 불식시켰다.

크리스천포스트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를 통해서, 교황이 17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개최 중인 콜로키엄에서 연설하며 결혼에 대한 관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교황청 산하 교회일치위원회가 주최하고 전 세계 10여 개 종파와 교파 지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이 콜로키엄은 가정과 결혼의 위기를 주제로, 종교 간 협력을 통한 대처를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개회연설을 통해 "지금은 강력한 가정이 필요한 때이며, 한 남성과 한 여성이 결혼과 가족의 근간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자들을 향해 "지금 이렇게 남성과 여성의 상호 보완성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 이 국제적인 회의에 함께 모인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다"며, "남성과 여성의 상호 보완성이야말로 결혼과 가족의 근간이며 우리 인간이 나와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는 일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습득하는 일의 출발점이다"고 밝혔다.

교황은 "우리는 일시적인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결혼의 원래 의미를 포기하고 그저 서로를 향한 공적인 약속으로만 여기고 있다"며, "이러한 삶의 양식과 도덕에서의 혁명적 변화는 자유의 성취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가져온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영적이고 물질적인 피폐이며,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초기부터 동성애자들에 대한 관용을 촉구하는 발언들로 그동안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들의 지지를 받아 왔다. 특히 작년 한 이탈리아 일간과의 인터뷰에서 동성애자 기독교들에 대해 언급하며, "동성애자인 어떤 사람이 있고 그가 선의를 가지고 주님을 찾는다면, 내가 누구기에 그를 판단하겠는가?"라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교황의 주재로 지난 10월 초에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시노드)에서도 이혼, 피임, 혼전동거와 함께 동성결혼이 주요하게 논의되면서 가톨릭 교회가 이러한 도덕적 문제들에 대한 입장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이 가운데 가톨릭 보수 지도자들은 교황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콜로키엄에는 미국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대표해 러셀 무어 목사(남침례교 윤리와종교자유위원장)과 릭 워렌 목사(새들백교회 담임목사)가 참석해 복음주의적 결혼관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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