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경남기업이 채권단의 추가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상장폐지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기업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전일 자정까지 채권단으로부터 경남기업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여부를 서면으로 받은 결과, 관련 안건을 부결했다.

추가자금 지원을 위한 가결 요건인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남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의결권 비율은 신한은행(16.4%), 수출입은행(14.0%), 우리은행(13.3%), 서울보증보험(10.0%), 산업은행(5.8%), 무역보험공사(5.7%), 농협은행(5.3%), 국민은행(2.9%) 등이다.

앞서 경남기업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채권단에 11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과 9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출자전환 등을 요청했고, 지난 23일 채권단은 추가자금 지원안을 안건으로 부쳤다.

그러나 추가자금을 지원하더라도 경남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낮은 데다 회사를 둘러싼 각종 악재 때문에 채권단 대부분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경남기업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최소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투입된 자금만 2조원이 넘어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원외교 비리 의혹으로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 워크아웃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의 외압이 있었다는 정황 등도 채권단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일단 기본적으로 경남기업의 상황이 너무 안 좋았던 데다 채권단들이 지원해야 할 근거를 판단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너무 촉박했다"고 전했다.

채권단의 추가자금 지원이 무산됨에 따라 경남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를 면치 못하게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3월31일까지 완전자본잠식 사유 해소사실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된다.

이렇게 되면 경남기업 주식은 한 순간에 휴짓 조각이 돼버려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

법정관리 행(行)도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경남기업 협력업체들의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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