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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검찰이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김엄마' 김명숙(59·여)씨의 친척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권총 여러 자루와 수십억 원의 현금을 발견해 조사 중이다.

유 전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최근 김씨 친척 A씨의 수도권 소재 자택을 압수수색해 권총 5자루와 현금 15억원을 확보해 이에 대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2, 3, 6, 7, 8번 띠지가 붙어 있는 가방 5개를 발견해 그 중 2번 가방에서 10억원을, 6번 가방에서 5억원을 찾아냈다.

권총 5자루는 7번 가방에서 발견됐으며, 나머지 가방에서는 과거 '오대양 사건'(1987년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 용인 공장에서 사장과 종업원 등 32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과 관련된 서류 등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압수한 권총을 경찰청 산하 특수 법인인 총포화약 안전기술협회에 감정 의뢰했다.

검찰은 발견된 권총이 실제 권총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A씨를 상대로 권총의 진위 여부, 종류, 입수 경위와 함께 현금의 출처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실제 권총인 지, 모의 권총인 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김씨가 (권총 입수 등에) 개입됐는지 여부는 조사를 더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27일 유 전 회장의 마지막 은신처로 추정되는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4번, 5번이라고 적힌 띠지와 함께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 등이 들어있는 가방 2개를 발견한 바 있다. 이로써 지금까지 유 전 회장의 도피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 25억여원이 발견된 셈이다.

이에 검찰은 김씨를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권총 입수 과정에 개입했는지, A씨에게 현금을 전달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특히 유 전 회장 도피에 사용된 자금의 규모와 조성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구원파 총본산인 경기 안성 소재 금수원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했으며, 구원파 내 평신도어머니회 간부로 신도들 사이에서 이른바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옥(49·구속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의 뒤를 이어 금수원 내에서 유 전 회장의 도주 작전을 지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유 전 회장의 은신처 마련과 보좌인력 지원, 검·경 동향 파악, 도피자금 지원 등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회장이 은신처 물색을 지시하며 김씨에게 수억원의 돈을 맡긴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검찰에 전격 자수했으며 이후 검찰은 불구속 상태에서 김씨를 조사해왔다.

다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금수원 식품팀에서 유기농식품 개발을 담당하며 유 전 회장의 음식을 전담했을 뿐 도피를 기획하거나 지휘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으며, 유 전 회장의 사망 원인이나 마지막 행적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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