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사회] 지난달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가 공동주관한 대선후보 4번째 TV토론을 통해 9일 실시되는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동성애 이슈가 핫하게 부각됐다.

이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는 "동성애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1만 4000명 이상이나 창궐하는지 아십니까?" 질문하며 동성애와 군 형법 92의 6조 문제, 동성애와 에이즈의 문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문제, 동성애와 동성결혼 문제 등 여러 이슈를 던졌다.

이 주장에 대해 여러 언론들도 '팩트 체크'에 나서며 '사실 아님'(조선일보, 오마이뉴스, 시사인, 미디어 오늘), '일부만 사실'(중앙일보), '창궐한다는 단어는 심하지만 사실'(국민일보) 등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지난달 30일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대표 한효관·건사연)에서도 '팩트 체크'에 나섰다.

건사연 2015 HIV/AIDS 누적 감염자 통계(내국인)
▲ 한효관 대표는 2015 HIV/AIDS 누적 감염자 통계 그래프를 소개하며 "그래프의 중요 순간, 변곡점마다 어떤 정책이 있다"고 분석했다. ©건사연 TV

건사연 한효관 대표는 유튜브채널 '건사연 TV'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이하 CDC)의 '2015 HIV/AIDS 신고' 자료에 따르면 생존 내국인이 1만 502명이라고 나왔지만, CDC가 발표한 1985년부터 신규 감염인 수를 누적해보면 1만2522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만 2522명이라는 숫자에는 사망자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고 거기에 국내 외국인 감염자까지 포함하면 1만 3909명이다. 그렇게 보면 홍준표 후보의 1만 4000이란 숫자가 정확한 것도 아니지만 틀린 것도 아니"고 말했다.

한효관 대표는 "1만 3909명에서 사망자 2000여명 정도를 뺀다 하더라도 1만 1000~1만 2000명이 되겠지만 올해 신규 감염인까지 포함한다면 당연히 1만 4000명이 넘어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효관 대표는 CDC의 같은 자료에서 신규 감염자의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이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자가 364명(36%), 동성간 성접촉 288명(28%)인 것을 토대로 일부 언론에서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한데 대해 반박했다.

한 대표는 "친동성애 진영에서는 동성애와 에이즈가 관련이 없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러려면 적어도 남녀 비율이 어느 정도 맞아야 하지 않을까?" 질문했다.

건사연 2015 HIV/AIDS 남녀 신규 감염자
▲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2015 HIV/AIDS 남녀 신규 감염자수는 남자 974명, 여자 44명이다. ©건사연 TV

2015년 신규 감염된 남자는 974명으로 이는 전체 신규 감염자의 96%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신규 감염된 여자는 4%인 44명으로, 남녀 신규 감염자 비율은 약 22대 1이다.

또 한효관 대표는 단순히 이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수가 많다고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인이 아니라고 하기에 앞서 "우리나라의 전체 동성애자 비율과 이성애자 비율을 따져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DC는 우리나라의 동성애자 비율을 0.3%, 외국에서는 양성애자까지 해서 1~3%로 보는데 그러면 이성애자는 99%이다"며 전체 비율을 놓고 따진다면 동성애자에서 나온 신규 감염자수가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는 "그래도 이성간 성접촉으로 인한 감염자수가 많지 않느냐 한다면 이성간 성접촉으로 신규로 360여명이 HIV/에이즈에 감염됐다 하면 감염된 남자와 여자의 수가 180명, 180명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말하며 "그런데 실제 조사에서 신규 여성 감염자는 44명이며 그 중에서도 이성간 성접촉을 통해 걸렸다는 사람은 28명뿐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CDC의 사이트에 소개된 '에이즈는 동성애들만의 질병인가요?'라는 질문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했다.

동성애가 에이즈의 원인이라고 말한 홍 후보의 주장은 틀렸다고 보도한 일부 언론들은 CDC가 이 질문에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을 근거로 내세우기도 했다.

한효관 대표는 "에이즈가 '동성애자들만'의 질병이라고 말한다면 아니다가 맞다"며 수직 감염, 수혈, 마약주사 공동사용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으니 그 질문에는 '아니다'는 답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문이 '에이즈와 동성애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에이즈에 가장 취약한 집단은 어디인가 이런 중립적인 질문도 있을 텐데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CDC에 수차례 묻기도 하고 질문을 바꿔야한다고 항의도 많이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한 대표는 "미국은 비록 동성결혼이 합법화가 됐지만 질병관리본부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HIV 취약 집단이 남성 동성애자들이라고 정확하게 나와있다"며 "CDC가 대다수는 가만히 있으니 소수의 목소리만 듣는데 소수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다수의 목소리도듣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건사연 연령병 에이즈 추이 현황
▲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자료를 토대로 만든 연령별 에이즈 추이 현황 그래프는 최근 1년간 20대에서 에이즈 신규 감염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건사연 TV

한효관 대표는 "홍 후보의 '창궐한다'는 표현이 과장됐다고 할 수 있겠지만 HIV/에이즈 감염자가 1만명이 넘어가면 그때부터 위험해진다는 보고서가 있다"며 "지금은 한국이 동성애 확산 단계에 있어서 1단계이지만 1만명이 넘어서면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설 위험성이 있다"며 우려했다.

한 대표는 동성애 확산 단계 1단계는 동성애자들 사이에서의 확산이지만 2단계는 양성애자, 3단계는 이성애자들까지 확산 범위가 넓어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현재 에이즈 확산 속도가 가장 빠른 연령대가 20대"라며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요 원인이라고 학교에서 가르치던 걸 정책적으로 교과서에서 빼버리고 오히려 미화하고 동성애가 에이즈에 걸리게 한다는 말이 거짓말이고 혐오 표현이라고 말하니 일어나는 엄청난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성애가 개인의 윤리 문제이고 자유의 문제가 맞지만 이런 문제를 야기한다면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며 "헌법에도 국가 안녕과 보건과 공공질서를 위해서는 기본권도 제한할 수 있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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