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강정훈 교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이 세상은 현세가 끝나고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 노릇하는 인간의 이상향인 천년왕국이 1천 년간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 천년왕국은 현세와 내세 사이의 중간시대이다. 왜냐하면 천년왕국 시대인 1천 년이 지나면 최후의 심판을 하여 새 하늘 새 땅에서 영생하는 하나님의 백성과 영원히 멸망하는 사탄의 무리들이 최종적으로 결정 된다.

■ 다섯째 환상 : 사탄의 멸망

요한이 본 다섯째 환상은 최후의 대심판 중 우선 사탄부터 멸망시키는 환상이다.

"천 년이 차매 사탄이 그 옥에서 놓여 나와서 땅의 사방 백성 곧 곡과 마곡을 미혹하고 모아 싸움을 붙이리니 그 수가 바다의 모래 같으리라. 그들이 지면에 널리 퍼져 성도들의 진과 사랑하시는 성을 두르매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그들을 태워버리고 또 그들을 미혹하는 마귀가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지니 거기는 그 짐승과 거짓 선지자도 있어 세세토록 밤낮 괴로움을 받으리라." (계:20:7-10)

성서화, 사탄의 마지막 공격
▲사탄의 마지막 공격: 곡과 마곡, 리에바나 베아투스 본, 후엘가스묵시록, 스페인, 1220년. 모건도서박물관, 뉴욕ㅣsatan's Last Attack: Gog and Magog, Beatus of LiébanaLas Huelgas Apocalypse, Spain, 1220. Pierpont Morgan, New York, public domain

천년왕국 1천 년이 차면 사탄은 결박에서 해방된다. 사탄은 그 본성대로 다시 곡과 마곡을 통해 세계를 다시 미혹하려 하다 하늘의 불에 의해 곡과 마곡은 소멸당하고 사탄은 불못에 던져 멸망하는 환상을 요한이 기록하고 있다.

13세기 초에 스페인에서 제작된 리에바나 베아투스본의 하나인 후엘가스묵시록에는 <사탄의 마지막 공격: 곡과 마곡>이란 삽화가 첨가되어 있다. 후엘가스묵시록에는 요한계시록 주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생애에 관한 서론 싸이클, 요한계시록, 그리고 다니엘서 강해 등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탄의 마지막 공격을 묘사한 채색 메뉴스크립트는 상중하 삼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단에는 무저갱에서 천년 동안 감금되었던 청색의 거대한 짐승(사탄)이 악인의 나라인 곡과 마곡을 미혹하여 사방의 추종자들을 자기 쪽으로 모으고 있다.

가운데 그림에서는 하나님이 사랑하는 도성(교회를 상징한다)이 적그리스도 세력으로부터 좌우에서 공격을 받아 포위되어 있다. 공격자는 칼을 휘두르는 군사들뿐만 아니라 체격이 장대한 거짓선지자가 큰 책을 든 채 앞장서고 있다.

아래 칸에는 성도들이 산 속에 있는 피난처를 찾아 숨고 있다. 이는 종말의 때에 관한 예수님의 강화에서 "너희가 선지자 다니엘의 말한바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 보거든 그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할지어다."(마:2415-16)란 말씀에 근거하여 성경에 해박한 필경사들이 잘 묘사한 것이다.

곡과 마곡은 이스라엘 북쪽에 위치한 악인의 나라로서 세상 끝 날에 하나님과 그 백성에 대적한다고 구약 에스겔서에도 기록되어 있다.(겔38장) 이들 적그리스도 세력이 연합하여 성도와 싸움을 하다가 하나님이 직접적인 심판인 하늘의 불을 내려 유황못에 던져 영원한 멸망을 하게 된다.

성서화, 최후의 심판
▲최후의 심판, 클로이스터스묵시록, 1330년경. 노르망디, 프랑스, 양피지에 금은 브라운 채색, 클로이스터스 (메트로폴리탄 분원), 뉴욕ㅣThe Last Judgment, The Cloisters Apocalypse, ca. 1330, Made in Normandy, France, Paint, gold, silver and brown ink on parchment, 30.8 x 22.9 cm, The Cloisters, New York public domain

■ 여섯째 환상 : 전 인류의 최후 심판

최후의 심판에서 사탄을 영원히 멸망시킨 다음에는 전 인류에 대한 심판을 하게 된다.

"또 내가 크고 흰 보좌와 그 위에 앉으신 이를 보니 하늘이 그 앞에서 피하여 간 데 없더라. 또 내가 보니 죽은 자들이 큰 자나 작은 자나 그 보좌 앞에 서 있는데 책들이 펴 있고 또 다른 책이 펴졌으니 곧 생명책이라. 죽은 자들이 자기 행위를 따라 책들에 기록된 대로 심판을 받으니 바다가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고 또 사망과 음부도 그 가운데에서 죽은 자들을 내주매 각 사람이 자기의 행위대로 심판을 받고 사망과 음부도 불못에 던져지니 이것은 둘째 사망 곧 불못이라. 누구든지 생명책에 기록되지 못한 자는 불못에 던지더라."(계20:11-15)

요한이 본 흰 보좌 위에 앉으신 이는 성자 하나님을 가리킨다. 보좌가 흰 것은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를 상징한다.

클로이스터스묵시록의 삽화인 <최후의 심판>에서 보면 알몬드 모양의 큰 광휘인 만드를라 속에 그리스도가 좌정해 있다. 그 머리 위에 보이는 하늘은 땅과의 경계가 모호하게 없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성경 기록대로 새 하늘과 새 땅이 나타나기 전에 지금까지의 하늘과 땅이라는 현 질서의 붕괴를 보여준다.

요한이 왼쪽에 앉아 지켜보니 죽은 자들이 모두 살아나 앞에 놓인 책을 들고 읽고 있다. 최후의 심판은 신자나 불신자 모두가 참여하므로 모든 사람의 행위를 기록한 "책들"과 구원받은 성도들의 이름을 기록한 생명책인 "다른 책" 등 두 가지가 있다.

생명책에 기록된 성도들은 이미 첫째 부활에 참여하여 재림주를 영접한 바 있으나 여기서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불신자도 살아나는 둘째 부활을 통해 모두 자기 행위를 따라 심판을 받게 된다.

그림의 오른 쪽은 최후 심판결과 사맘과 음부의 세력인 사탄이 유황불이 이글거리는 불못에 던져지는 "둘째 사망"에 처해 진다.

지금까지 요한계시록에 나타난 멸망의 순서를 되돌아보면 바벨론의 멸망(6-18장), 짐승과 거짓 선지자의 멸망(19장)에 이어 마지막 심판에서 사탄은 물론 사탄의 모든 권세와 추종자들이 완전히 멸망(20장)한 것이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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