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강정훈 교수] 사탄과 그 추종자에 대한 최후의 심판이 끝나고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의 황홀한 광경이 펼쳐진다. 요한계시록에는 지금까지 많은 환상군(群)이 나타났으나 드디어 주 환상군의 마지막 환상에 이르렀다.

새 하늘과 새 땅의 환상은 일찍이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한 환상이었고(사65-66장) 모든 성도들이 바라고 소망했던 일이다.

■ 일곱째 환상 : 새 하늘과 새 땅

"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
또 내가 보매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이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그 준비한 것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 이러라."
 
(계21:1-4)

새 예루살렘 : 클로이스터스묵시록
▲새 예루살렘 : 클로이스터스묵시록, 1330년경. 노르망디, 프랑스, 양피지에 금은 브라운 채색, 클로이스터스 (메트로폴리탄 분원), 뉴욕ㅣThe New Jerusalem : The Cloisters Apocalypse, ca. 1330, Made in Normandy, France, Paint, gold, silver and brown ink on parchment, 30.8 x 22.9 cm, The Cloisters, New York, public domain

요한이 보니 예전의 하늘과 땅이 아닌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새 질서의 세상을 보았다. 그 동안 용이 거주하던 바다도 없는 별천지이다. 뿐만 아니라 하늘로부터 내려온 아름다운 새 예루살렘이 우뚝 세워진 것을 기록하였다.

14세기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제작된 클로이스터스묵시록의 삽화인 <새 예루살렘>에 의하면 요한이 천사의 설명을 들으며 하늘을 보니 큰 해와 달이 뜬 새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지금 막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을 보고 놀라서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있다. 땅에 있던 바다를 보니 물이 잦아들어 곧 바다가 사라지게 되었다.

"새 예루살렘"은 일반적인 도시나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이 영원히 사는 하나님의 도성을 가리킨다. 그 곳엔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이는 에덴동산의 모습과 같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천당(天堂)"이라고 말하는 새 하늘과 새 땅에 세워진 "새 예루살렘"은 현세의 인간들이 피할 수 없었던 고통과 슬픔이 사라진 낙원이다. 왜냐하면 사람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이 모든 인간의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한 천국인 것이다.

옥좌에 앉은 그리스도 : 고데스칼크의 전례용 복음서
▲옥좌에 앉은 그리스도 : 고데스칼크의 전례용 복음서 , 781-3년경. 310x210cm, 파리국립도서관ㅣChrist in Majesty From the Godescalc Evangelistary, c.781-3. Paris, Bibliothéque Nationale public domain

■ 보좌에 앉으신 이가 말씀하셨다

​중세 카롤링조(朝)의 채색필사본인 『카롤루스 대제의 전례용 복음서』의 삽화인 <옥좌에 앉은 그리스도>는 새 예루살렘성을 배경으로 하늘 보좌에 정좌해 계신다. 왼손에 두루마리 성경을 들고 오른손으로 강복하는 전능하신 하나님 구도이다.

​이 사본은 프랑코의 카롤루스(샤를마뉴) 대제와 황비 히르데갈도(783 사망)의 명으로 고데스칼크가 마인츠에서 781~783년에 제작한 가장 오래된 카롤링거 미술을 보여주는 복음서이다.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시고 또 이르시되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 하시고
또 내게 말씀하시되 이루었도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
이기는 자는 이것들을 상속으로 받으리라.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
(계21:5-7)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이 새 시대의 새 질서를 천명하는 첫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요한에게 기록하라고 명하셨다.

이어서 “다 이루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다”라고 하신다. 태초에 천지와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이제 새 예루살렘을 내리심으로 처음이요 마지막인 하나님임을 기억하라 하신다.

로마제국의 박해 아래 지하 동굴에 숨어 살던 성도들도 알파와 오메가 되신 하나님을 벽화로 그린 이후 중세 삽화에도 알파와 오메가가 많이 나타난다. 특히 후엘가스묵시록의 삽화인 <오비에도의 승리의 십자가>가 유명하다. 두 천사가 어린 양이 지고 있는 승리의 십자가에 알파와 오메가 글자가 선명히 보인다.

오비에도의 승리의 십자가 : 리에바나 베아투스 본(本)
▲오비에도의 승리의 십자가 : 리에바나 베아투스 본(本), 후엘가스묵시록, 스페인, 1220년. 모건도서박물관, 뉴욕ㅣVictorious Cross Of Oviedo : Beatus of LiébanaLas Huelgas Apocalypse, Spain, 1220. The Morgan Library &Museum, New York

승리의 십자가의 유래는 이슬람을 물리친 스페인의 알폰소 10세가 10 세기 초에 오비에도의 산살바도르성당에 기증한 십자가인데 알파와 오메가 글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새 하늘과 새 땅에 사는 천국 시민에게는 생수의 샘물로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시며 영원한 상속을 받게 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의 하나님이 되고 그는 내 아들이 되리라”고 약속 하셨다. 즉 새 하늘과 새 땅, 그리고 새 예루살렘은 천국 시민의 것이 된다. 또한 최후의 심판에서 사탄과 그 추종자들은 불못에 던져서 “둘째 사망”으로 멸망한 자들이기에 이들은 성도가 영원히 누리는 축복에서 제외됨은 당연하다 하겠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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