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선교연구소가 주관한는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특별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군대 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종교활동의 활성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병영문화 혁신을 위한 특별세미나'에서 육군 군목(중령)으로 예편한 박기영 목사(한국군선교연구소 부위원장)는 "종교가 군대 사고 예방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발제하고 있는 박기영 목사.   ©이동윤 기자

한국군선교연구소(소장 소강석 목사) 주관으로 '병영문화 혁신과 종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박 목사는 "종교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내가 사는 이유에 대한 답을 줄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도록 해, 현재의 삶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다"며 군대 내 종교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이정우 군종목사의 사회로 박종길 목사의 기도, 김대덕 목사의 문제제기 및 주제설명 후 박기영 목사와 김일생 집사(전 병무청장, 국방부 인사실장, 3군단장), 김창제 목사(육군 제9사단 백마 기드온 교회 담임, 육군 대령 예편)가 발제를 맡았고, 질의응답 후 최석환 군종목사의 폐회기도로 진행됐다.

박 목사는 "특별히 종교를 가진 장병은 종교가 없는 장병들보다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고 군생활에 임한다는 논문이 있다"며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독교 신자 장병집단이 비신자 장병집단보다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목사는 "장병들이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고 생활한다는 것은 사고예방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며 "종교는 장병들이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도록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목사는 "전역 후 '기독장병의 신앙 정도에 따른 자살 위험성 예측'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면서 "연구 결과, 구원의 확신이 있는 장병이 구원의 확신이 없다고 응답한 장병보다 자살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종교활동의 출석 빈도가 높을수록, 그렇지 않은 장병들보다 자살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군에 입대하는 장병들이 군대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자살의 위험성에 쉽게 노출되는데, 군부대라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에 이로 인한 장병들의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들이 자살을 유발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박 목사는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는) 종교활동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목사는 또 전투력 증강에도 종교의 역할이 크다고 주장하며 "종교를 가진 장병들은 전쟁공포증을 극복하고 전투에 임할 수 있으며, 종교는 생명을 걸고 싸우는 전투 현장에서 그 힘을 더욱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교를 통한 군 사고 예방 방안으로 박 목사는 ▲군종장교와 군종병의 최대한 활용 ▲1인 1종교 갖기와 종교교육의 활성화 ▲장병들의 종교활동 참석 보장 등을 제시했다.

박 목사는 이같은 방안 제시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인권이 강조돼 장병들에게 종교를 권하는 것조차 인권침해라고 해서 종교활동 침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장병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1인 1종교 갖기 등 종교 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장병들의 인성 순화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장병들의 군 부적응 및 갈등 문제를 군종장교나 성직자들을 통해서 상담을 받고 돌봄을 받으로 사고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며 "관심 병사가 자신의 고충을 성직자나 목사님 또는 같은 종교의 동료들에게 털어 놓을 수 있다면, 사고는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이와 함께 "일부 부대에서는 종교는 자유라고 하지만, 이등병이나 일병들의 경우에 선임병들이 눈치를 주며 종교행사에 참석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모든 부대 지휘관은 신상기록부에 기록된 종교를 따라서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통솔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발제자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일생 집사(전 병무청장, 국방부 인사실장, 3군단장), 김창제 목사(육군 제9사단 백마기드온 교회 담임, 육군대령 예편).   ©이동윤 기자

이어진 '사고예방과 종교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김창제 목사는 "최근 군대 내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를 보면서, 장병들이 천하보다 귀한 목숨을 잃고 그들의 영혼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는 데 안타까움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다시 한 번 인간의 뿌리 깊은 죄성에 우리의 영혼이 이렇겓 처참하게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결국 인간의 심성은 어떤 제도, 교육과 경험, 처벌과 강요, 의지와 결단 등으로 변화시킬 수 없고 오직 예수 십자가 복음만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된다"며 "특별히 대대급 병영에서 특수한 환경에서 군종활동을 통해 장병들의 심성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발생한 병영 내 악성사고를 생각할 때, 만약 사고가 발생한 그 부대의 지휘 사각지대에 이와 같은 군종활동(목양)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미쳤다면 그런 처참한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진중교회의 목양사역은 정말 중요하며, 가능한 모든 인적·물적 자원과 시간을 투입해 이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일생 집사는 '병영생활 안정과 군종활동'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하며 "한국의 기독교와 군인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장병들의 피난처가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 집사는 기독교 등 종교가 장병 인성함양과 사고예방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 아래, 장병 인격지도 및 상담활동 등의 군종활동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군종장교가 없는 대대 이하의 경우에 군종병의 활동을 지원해야 하며, 민간 성직자의 부대 내 활동 지원과 보장 및 문제병사 치유 프로그램 진행에 외부 교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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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선교연구소 #군대폭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