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촌의 한 어린이. 3년간 지속된 내전으로 9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AP/뉴시스.

미국 국무부가 이번 주 초 발표한 2013년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의 기독교 박해를 특별히 가장 우려되는 상황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시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이 신앙으로 인해서 원래 살던 곳에서 추방되고 난민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최근의 역사를 통틀어서 가장 심각한 종교 공동체의 강제이주"라고 고발했다.

보고서에서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무슬림, 힌두교인 등 역시 이와 같은 박해에 노출되어 있음이 지적됐다. 보고서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다양한 종교 공동체들이 신앙 때문에 고향을 강제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공동체들은 조상 대대로 전통적으로 살아 왔던 자신들의 고향을 떠나서 세계의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사라져가고 있다. 특히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지역들에서는 이와 같은 대량 강제이주가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이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나라가 내전이 지속되고 있는 시리아라고 미 국무부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시리아에서는 다른 많은 중동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기독교인들의 존재가 점차 희미해져가고 있다"며 "내전이 3년간 이어지면서 수십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정부는 물론 극단주의자들의 박해를 피해서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났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홈스(Homs) 시를 한 예로 들며, 내전 이전에는 16만 명에 이르렀던 기독교인 주민의 수가 이제는 1천 명 내외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당시의 시민 봉기가 이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독재에 저항하는 조직적인 반정부 운동으로 발전했으며, 이들 세력에 정부측이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탄압을 가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내전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3년간 지속된 내전으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와 난민이 발생했으며, 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6일 3선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로 약 2주만에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끄는 반군 간의 교전 과정에서 2천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미 국무부의 이 보고서는 지난 2013년 동안 종교자유에 대한 박해가 심각했던 나라와 지역들로, 미얀마,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을 꼽았다.

한편, 이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란에서 기독교 선교를 했다는 혐의로 복역 중인 사에드 아베디니(Saeed Abedini) 목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그의 석방을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미국 국민인 아베디니 목사가 아직도 이란에 수감되어 있다. 이란 당국이 징역 8년을 그에게 선고한 이유는 단지 그가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의 석방을 이란 당국에 요청할 것이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아베디니 목사의 가족들과 함께 그의 석방을 위한 청원 운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법과정의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and Justice)는 케리 국무장관의 발언에 감사를 표했다.

아베디니 목사는 감옥에서의 고문과 폭력으로 인한 심각한 복통을 수 개월간 호소해 왔으나 이란 당국은 필요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병원에서조차 구타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센터측은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 간에 정상적인 외교적 관계가 수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아베디니 목사를 포함해 신앙 때문에 탄압 받는 이란 기독교인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국무장관을 포함해서 미 정부 고위관료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란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아베디니 목사의 석방과 종교자유 증진을 촉구해 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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