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한 공공기관 건물에 영국연방기와 스코틀랜드기가 나란히 게양되어 있다. ⓒAP/뉴시스.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성경 가르침을 기반으로 한 스코틀랜드의 화해와 연합을 촉구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분리독립에 대한 주민투표가 치러졌으며, 그 결과 찬성표 45%, 반대표 55%로 독립이 무산됐다. 이 같은 결과에 독립을 지지해 왔던 알렉스 샐먼드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분리를 열망했던 이들은 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그리 크지 않은 표차는 찬반을 달리한 주민들 간의 잠재적 갈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브라운 전 총리가 스코틀랜드가 투표 결과를 뒤로 하고 다시금 하나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최근 연설을 통해 전달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구약의 전도서 구절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스코틀랜드교회 목회자인 아버지께서 살아계셔서 오늘 연설하셨다면 아마도 성경 구절을 전하셨을 것이다"며,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로 시작되는 전도서 3장 1절부터 8절까지를 인용했다.

그는 "성경은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다'고 가르친다. 나는 이 메시지 속에서 스코틀랜드의 현재의 자리를 발견한다"며, "싸울 때가 있고 연합할 때가 있으며, 지금은 우리가 연합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우리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공동의 기반을 찾으려 노력할 때"라고 강조했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 출신의 브라운 총리는 이번 주민투표에 앞서 영국 주요 정당들을 대표해 반대 운동을 이끌어 왔다.

한편, 이번 주민투표 전부터 스코틀랜드 교계는 공식적인 중립 입장을 발표하며 투표 결과에 상관 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코틀랜드의 화해와 연합"이라고 강조해 왔다.

스코틀랜드의 최대 개신교단인 스코틀랜드교회(Church of Scotland)는 주민투표일 하루 앞서 이뤄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찬성에 투표하는 사람들과 반대에 투표하는 사람들 모두가 우리는 같은 스코틀랜드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투표일 우리가 서로 반대되는 편에 서게 되더라도 견해차로 인해서 우리가 갈라지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고 밝혔었다. 그는 "투표일 다음날 우리가 일어날 때는 (결과에 상관없이) 스코틀랜드의 미래를 위해서 함께 일하고 우리의 이웃인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고도 당부했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인구의 8%,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과거 잉글랜드의 침략 역사로 인해 반잉글랜드 정서가 지속되어 왔다. 1707년 연방헌법에 의해 단일국가에 속하게 된 이후에도 서로 다른 역사와 언어, 문화, 종교로 갈등을 빚어 왔으며 특히 잉글랜드 지역에 부가 집중된 데 대해서 많은 불만이 존재해 왔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에 반대하는 이들은 국가 분리가 영국 내 사회적 혼란은 물론 경제적 타격을 가져올 것이며 유럽 지역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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