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WCA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항공촬영했다.
YWCA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모습을 항공촬영했다. ©YWCA 제공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YWCA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백지화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가 8월 23일부터 24일까지 더케이경주호텔에서 개최한 전국회원대회에 참가한 1,111명의 회원대표들은 ‘탈핵선언’을 발표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전면 백지화될 때까지 시민과 함께 행동하겠다고 결의했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참사 이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탈핵운동을 시작한 YWCA는 2015년 전국 52개 지역YWCA를 중심으로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펼쳐 그해 6월 정부의 폐쇄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지역에너지 자립을 이룬다

YWCA는 “시민들의 힘으로 고리1호기 폐쇄를 결정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안전성 평가와 대비책 마련도 없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승인했다”면서 “세계 최대 원전밀집 지역인 우리나라에서 사고가 나면 국가 대재앙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추진되면 고리·신고리 핵발전 단지에는 총 10기의 발전소가 들어선다. 이곳 30km 반경에만 부산, 울산, 양산 지역에 38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또한 전력이 부족하지 않아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할 이유가 없는데도 정부가 핵발전 확대정책을 펼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재생가능 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YWCA는 이번 탈핵선언에서 전국 10만 회원들과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 전면 백지화를 위한 시민행동에 나설 것과 함께 재생에너지 확대로 지역에너지 자립 구현, 에너지 과소비를 반성하며 더 적게 소유하는 삶의 실천을 결의했다.

YWCA는 핵 없는 사회를 향한 의지를 모아 전체 참가자들이 “세계최대 핵발전 밀집지역 신고리 5․6호기 반대” 플래카드를 펼치고 ‘Y.W.C.A’ 대형글자를 만드는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한 “우리 사회 차별, 폭력, 불안을 넘어 평등한 세상, 존중하는 세상, 안전한 세상을 일구겠다”는 회원선언도 발표했다.

한편 한국YWCA 전국회원대회와 같은 장소에서 8월 21일(일)부터 25일(목)까지 열린 ‘제9회 한일YWCA협의회’에서 한일 여성들은 ‘핵’과 ‘전쟁’이 없는 동아시아를 만들기 위해 양국 여성들이 적극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한일YWCA는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더 치명적인 핵의 위험을 공유하고, 핵사고 피해자 지원활동을 함께했다. 이번에도 일본YWCA 참가자들은 수명연장 가동 중인 월성 핵발전소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의견을 나눈다.

“YWCA, 희망 세상을 만듭니다”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전국회원대회에는 52개 YWCA 청년·돌봄·다문화 회원을 포함한 대표 1천여 명과 일본YWCA 회원 등 1,111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창립 94주년을 맞은 한국YWCA 전국회원대회는 4년마다 열리며 정의, 평화, 생명의 가치를 실천하는 YWCA 목적을 확인하고, 성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더 적극 나설 것을 다짐해왔다. 다음은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YWCA 회원결의' 전문이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YWCA 회원결의]

2016 YWCA 전국회원대회에 참가한 우리는 전국 52개 회원YWCA 10만 회원과 함께 촉구한다.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우리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즉각 백지화하라.

한국YWCA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탈핵운동을 시작하여 2015년에는 시민들과 함께 고리 1호기를 폐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만 시민들의 힘으로 이뤄낸 고리 1호기 폐쇄 결정이 있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 6월 23일 다수호기 안전평가와 대비책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표결에 부쳐 이를 승인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추진되면 고리·신고리 핵발전 단지에는 총 10기의 발전소가 들어서게 된다. 고리·신고리 핵발전 단지는 30km 반경에 부산, 울산, 양산 등 380만 명의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며, 중대사고 발생 시 직접 피해 반경 안에 국가 주요 산업, 기간시설들이 밀집해 있다.

더구나 지난 7월 5일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는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은 우리나라 역대 5위의 강한 지진이었으며, 부산, 울산, 양산 등 원전 밀집 지역과 인접한 곳에서 발생했다. 원전 밀집 지역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 부산과 울산 등 경남지역 뿐 아니라 국가 대재앙, 대참사가 될 것이다. 5년이 지났어도 많은 생명들의 희생이 속출하는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핵발전소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확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2013년과 2014년에도 전력소비증가율은 각각 2.9%, 3.4%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실제는 1.8%, 0.6%에 그쳤다. 이는 국가전력수급계획에서 전력소비 증가율이 실제보다 높게 예측되어 있다는 증거이다. 전력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알면서도 핵발전을 하겠다는 정책을 반증하는 것이다.

핵없는 사회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가는 길은 노후핵발전소를 폐쇄함과 동시에 앞으로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 일이다.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이미 핵발전에서 벗어나 재생가능 에너지로도 삶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우리는 전국 10만 YWCA회원과 함께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 국민의 안전과 생명, 창조 질서의 보전을 위협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전면 백지화될 때까지 시민과 함께 행동을 한다.
- 핵발전소 대신 태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여 지역에너지 자립을 이룬다.
- 과학기술과 첨단 문명에 기대어 키운 인간의 욕망을 반성하고,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며, 더 적게 소유하는 소박한 삶을 실천한다.

2016. 8. 24.

한국YWCA 전국회원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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