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제63회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3회 총회가 잡음 속에 막을 내렸다.

2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남교회(담임 전병금 목사)에서 열린 이날 NCCK 총회에서 김영주 총무가 연임에 성공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신·구 임원 위임식과 총무 이·취임식 전경이 이를 방증했다.

정기총회는 시작 전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 측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3회 총회를 맞으며'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하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NCCK 신임 임원진들이 선서하고 있는 모습.   ©이동윤 기자

예장 통합은 이 유인물에서 "관례를 왜곡되게 적용해 결석을 실행위원 교체사유로 인정한 점과 잘못된 회칙을 근거로 강행된 회의를 그대로 묵인하고 넘어간 점 등은 도덕적 책임정치를 구현해야 할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산인 NCCK의 정체성과 공공성에 심각한 상처를 남긴 것으로, 공분을 느끼며 진정한 사과와 개선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예장 통합은 "NCCK와 회원 교단들이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규와 법 상식의 기준 안에서 행해온 관례의 범주를 투표의 힘으로 넘어서서 총무 인선 과정을 진행한 것은, 이제까지 NCCK가 걸어온 에큐메니칼 정치의 바른 길을 집단적 이기주의에 의해 왜곡시킨 것으로 오래도록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에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NCCK 총무를 인선하는 과정은 인선위원회의 후보추천과 실행위원회와 총회 재적 과반수 결의로 선임하므로 종료된다"며 "따라서 투표로 표현된 총대 회원들의 의견이 최종적인 절차이기에 공정한 표결을 거쳐서 이번 제63회 총회의 결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총무 선출은 오전 개회예배에 후 이날 오후 회순채택에 이어 총무인사, 제62회기 사업보고, 연합기관과 유관기관 보고 등에 이어 진행됐다.

총무 선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자, 가부를 물어 박수로 추대하자는 동의·제청과 예장 통합 측이 주장한 '투표 선출'이 충돌하며 날선 공방이 오고 갔다.

박수 추대를 지지하는 대의원들은 "교회협 역사상 총회에서 총무(선출) 투표를 한 적이 없었다", "NCCK는 여러 가지 일이 있고, 다퉈도 이 안에서 해결했다. 법적 소송까지 한 예장 통합이 책임을 져야 하며, '몽니(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하여 심술을 부리는 성질)'를 그만 부려야 한다"는 등 주장을 폈다.

예장 통합 측은 "총무 선출을 가부로 결정할 수 없다"며 "총회 선거로 공정한 표결을 거쳐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총무 선출 방식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결정됐다. 하지만 대의원 '재적 과반수' 찬성과 '출석 과반수'를 선택을 놓고 또다시 고성이 오가며 논쟁이 계속됐다.

격론 끝에, 정영택 총회장이 "우리 교단에 대해 몰이해하고 많이 몰아붙이는 것 같다. 우리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투표에 대해 몽니를 부리는 일 없이 조용히 물러가겠다"며 예장 통합 대의원들과 함께 퇴장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파행이 나타나자, 사회를 맡은 박종덕 사령관(한국구세군, NCCK 회장)은 충격을 받고 정회를 선언하며, NCCK 관계자들과 사태 수습을 논의했다.

결국, 총회는 속회하며 투표 방식을 대의원 대다수의 찬성을 얻어 '출석 과반수'로 결정했다.

투표 결과, 김영주 현 총무가 ▲찬성 116표 ▽반대 27표 ◇기권 3표로 재선임이 확정됐다. 연임에 성공한 김 총무는 총회의 불협화음을 의식한 듯 취임사는 전하지 않았다.

총무 선출에 이어 NCCK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고, 부회장으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 총회장 함동근 목사, 서기에 한국구세군 기획국장 신재국 사관 등 임원과 감사를 각각 선임했다.

▲NCCK 직전회장 박종덕 사령관이 이임사를 전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상처만 남은 정기총회 모습에 직전 회장 박종덕 한국구세군 사령관은 이임사에서 "회장 역할을 잘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스스로의 점수가 50점도 안될 것 같다"며 "하나님과 NCCK 회원 교단 앞에 부끄럽다. 행복하지 않다. 무거운 짐을 신임 회장인 황용대 목사에게 넘기는 것 같아, 미안하다. 훨씬 잘 이끌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지친 모습을 드러냈다.

▲NCCK 신임 회장 황용대 목사(기장 총회장).   ©이동윤 기자

황용대 신임회장은 취임사에서 "한국교회와 사회가 NCCK를 보는 날카로운 눈이 있고, 기대감도 있다"며 "무거운 십자가를 진 것 같은 부담감이 있다. 화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하며, 상호 이해와 존중에 초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 신임회장은 정기총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친 통합파라고 할 수 있다. 상처받은 예장 통합을 챙기겠다"며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NCCK가 거듭나고 개혁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바라보며 개혁할 것"이라고 화합과 개혁을 다짐했다.

이후 정기총회는 헌장개정안 심의의 건 등 안건 처리를 진행했다. 헌장 및 세칙에 대한 해석과 적용에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등 이를 개정하기 위해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NCCK 제63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동윤 기자

한편, NCCK는 제63회 정기총회를 통해 한국교회를 향한 '선언문'을 발표했다. NCCK는 선언문에서 "한국교회가 흔들리고 있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흔들리고 있다. 재정위기, 교파이기주의, 신학적 대립, 교회 양극화 등 다양성 안에 일치를 추구해온 전통은 물론 미래의 비전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10년 후, 창립 100주년을 맞는 NCCK는 앞으로의 10년을 순례의 광야 길로 가겠다. 스스로를 변혁하며,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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