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김영주 총무 인터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 ©기독일보DB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015년부터 고난의 현장을 찾아가는 부활절맞이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사순절은 삼일절인 3월 1일에 시작되고 부활절은 세월호 참사 3년째인 4월 16일이다.

2017년 부활절맞이는 누가복음 24장 1에서 8절에 기초해 “예수는 여기 계시지 않다”를 주제로 정하고, 주제해설과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 기도묵상집을 출판해 공급한다고 NCCK는 밝혔다. 또한 사순절 다섯 주간동안 고난의 현장을 선정해 방문함으로 교회가 안은 시대적 과제를 점검할 예정이다. NCCK는 "고난주간과 부활절 예배를 통해서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나가는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NCCK는 "역사적 사건이 교차하는 사순절 주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성찰하는 사순절기를 보내기 위해 회원 교회와 연합기구와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 전했다. 다음은 NCCK의 사순절 메시지 전문이다.

“예수는 여기 계시지 않다” (누가복음 24장 1- 8절)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은 교회와 그리스도인 존립의 근거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해 살기로 다짐한 이들은 언제나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과 가까이 살았습니다. 갈릴리 거친 땅에서 살아가는 버림받은 사람들의 친구로 살아가신 예수님이 그렇게 사셨기 때문입니다. 사순절과 부활절은 예수님께 한 발짝 더 다 가서기 위한 연습과 기도의 시간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사순절은 더욱 특별합니다. 어느 분의 말씀을 빌려보겠습니다. “2017년 사순절과 부활절 은 떨림이 큽니다. 삼일절에 사순절이 시작되고 세월호 참사 3년째인 4월 16일이 부활절이라니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삼일운동은 일제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운동으로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조선 말 혼란한 사회상과 지 도층의 부조리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올바른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습니다. 1898년에는 민중이 주축이 된 만민공동회가 열렸고 군주제를 넘어서는 ‘의회’ 설립, 즉 공화제를 주창할 정도였습니다. 민중에 의해 자라난 이상적인 국가에 대한 염원이 1919년 만세운동으로 드러난 것이 삼일운동이고, 이것이 우리 헌법 정신의 근간이 되었지요. 민중이 스스로 세운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예수님의 고난과 수욕受辱이, 오염된 개인과 공동체의 각성을 일으키는 사순절의 전통과 대한민국의 각성을 촉구하는 삼일정신의 연속성이 닿아있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우리의 근현대사의 시작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음에도 일제의 억압, 분단, 전쟁 그리고 이어지는 독재. 이런 격동의 역사로 인해서 그 정신을 제대로 구현할 기회를 차단당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과연 삼일정신을 구현할 기회가 제대로 있었다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올해 사순절에서 부활절까지의 순례를 통해 더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기회로 삼았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여인들이 무덤을 찾았을 때 예수님은 거기 계시지 않았습니다. 다시 살아나셔서 갈릴리로 가셨습니다.

사람이 쌓아 올린 빌딩 숲, 높은 교회 탑, 그리고 권력의 높은 벽 사이에 예수님은 계시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논밭의 농부 곁에, 장마당의 장사치들 사이에,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눈 깜짝할 새 자녀와 희망을 잃은 어머니의 눈물 가운데 계십니다.

2017년 3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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