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교회 여남 평등주간
©NCCK 여성위원회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NCCK 여성위원회는 12월 9일일부터 15일까지 여·남 평등주간을 맞아 ‘교회 성폭력, 이제 그만’이라는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주간에는 교회와 사회 내 만연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Me too, #With you 운동」에 기독여성들이 적극 참여하기를 바라며, 성희롱과 성폭력 문제를 근절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또 다른 2차, 3차 가해를 막는 외침에 동참하자는 취지로 정해졌다.

이번 주간에는 한 해 중 뜨거웠던 이슈, 교회여성들이 직면했던 과제 혹은 함께 풀어내야 할 주제를 다룬 프로그램과 소책자를 배포했다. 특히 소책자에는 ‘흑색 목요일(Thursdays in Black) 캠페인’ 소개문, 여성들과 매일 함께 하는 6편의 기도문, 설교문 1편을 수록했다.

이번 소책자에는 한국염 목사가 ‘다말,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설교문을 수록했다. 한 목사는 “이스라엘 율법(신명기 22:25-27)은 소리를 질러도 구해 줄 사람이 없었을 경우 성폭력 피해 입은 사람에게는 죄가 없고 가해자를 살인죄로 규정할 정도로 반드시 책임을 묻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실제로 많은 경우 성폭력을 당하면 피해자가 문제 있고, 잘못이 있는 것처럼 회자 된다”며 “심지어 기독교인들까지도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자 편에 서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위로하기보다, 가해자 입장을 두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앞서 신명기에서 볼 수 있듯, 성서는 성폭력 당한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의 범죄임을 분명히 못 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간당한 다말은 억울한 일을 당해, 이를 고발하는 당시 율법에 따라 머리에 재를 뿌리고 입고 있던 색동옷 소매를 찢고 목을 놓아 울며 집으로 돌아갔다”며 “율법에 따라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것”이라 강조했다.

반면 그는 “이를 짐작한 오라버니 압살놈은 다말에게 그 일을 입 밖에 내지 말라고 다그치고 있다”며 “비록 율법에서는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실에서는 정의가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 다말이 정조를 잃어버린 여성으로 비난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다말에게 돌아온 것은 침묵하라는 강요와 외면뿐이었다”며 “다말은 침묵을 강요당한 채 한 많은 삶을 살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다말 이야기에서 우리는 한 희망을 본다”고 강조했다. 즉 그는 “압살롬은 자기 딸 이름을 희생당한 다말의 이름을 따서 ‘다말’이라 지었다”며 “뒤늦게 압살롬은 억울한 다말의 고통을 기억하고 위로했다”고 밝혔다. 하여, 그는 “다말사건은 성폭력 당한 고난의 사건으로만 끝내지 않았다”며 “성서는 성폭행당한 여성들의 고난을 묻어두지 않고 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신명기에 기록된 하나님 법은 성폭력을 악이라 규정하고 있으며,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은 악의 뿌리를 뽑기 위함”이라며 “다말 사건은 이렇게 성폭력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고 은폐하는 가부장사회의 잘못된 태도를 고발하고, 우리가 무엇을 경계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경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는 “보상도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여인들의 한과 고난을 기억하고 전승하고, 이를 통해서 성폭력 없는 사회를 일궈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피해자 편에 서서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 신앙인의 태도”라며 “교회는 다말의 편에 서서 다말들에게 격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Me Too!’에 한국교회는 ‘With You!’라 응답하면서, 피해자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힘내세요,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위로해야 한다“며 ”이런 격려와 함께 교회는 성희롱과 성폭력이 만연한 문화풍토를 바꾸고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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