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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3 (목)

NCCK, 조류독감 대량 살처분 사태 우려하며 성명 발표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7. 02. 15 02:42  |  수정 2017. 02. 15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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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윤리위원회가 14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조류독감 대량 살처분 사태를 우려하며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며:닭이 울기 전에”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교회협은 성명을 통해 “AI가 발생한 중요한 이유를 공장식 밀집사육과 고기를 향한 욕망, 그리고 정부의 인간중심적인 정책과 재벌자본 중심의 탈취적 경제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고 밝히며 “모든 생명은 하나님과의 계약으로 맺어진 존재이지, 인간의 욕망이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닭들의 울음소리는 곧 생태적 회심을 요구하는 경종이라고 밝히면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교육계를 향해 생태적 회심을 통해 인간중심, 자본중심적 탈취경제에서 벗어나 생명 중심의 가치를 향해 나아갈 것을 요청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고병원성 조류독감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회 성명서]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며: ‘닭이 울기 전에’ (마26,75)

지난 2016년 11월 16일,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처음 확인된 이래 최근까지 3개월 여 동안 살처분된 가금류가 3,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조류 독감(AI)는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증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 세 종류가 있고, 이 중 조류독감을 일으키는 것은 A형이다. 현재 대한민국에 발생한 조류독감은 H5N6형이다.

매년 AI 관련 뉴스를 반복적으로 접하는 우리들은 이런 상황에 점점 더 무감각해 지고 있다. 어떤 이는 “닭들이 살처분 되어 죽어 나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있는 상황 자체가 더 무섭다”고 말하고, 어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보다 더 무서운 것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이라며 “밀집형 축사에 살다가 결국 병에 걸려 죽어 나가는 닭들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하였다. 또한 AI로 인해 전국의 가금류 농가가 초토화 되었다. 더불어 닭·오리 전문 식당엔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정부의 늑장대응은 국민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제 우리는 AI의 위험성을 피부로 체감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AI를 언급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AI는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3년 주기로 발생하다가 2014년 이후부터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AI가 발생한 중요한 이유를 공장식 밀집사육과 고기를 향한 욕망, 그리고 정부의 인간중심적인 정책과 재벌자본 중심의 탈취적 경제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조류 인플루엔자 살처분 공동대책위원회는 “공장식 밀집사육” 환경의 개선을 AI의 근본 예방대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일반 양계농가의 닭 한 마리당 사육면적은 A4용지 면적(0.06㎡)보다 작은 0.04~0.05㎡에 불과하다고 한다. 한 환경 전문가는 “사육환경이 쾌적한 ‘복지농장’ 23곳에서는 AI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현재의 공장식 밀집 사육방식이 닭과 오리의 건강과 면역체계를 악화시켜 고병원성 AI가 쉽게 발생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장식 밀집사육을 AI 발병의 근본 원인라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 매체는 한 사람 앞에 치킨 한 마리를 의미하는 ‘1인 1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어, 인간이 가지고 있는 먹는 것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우리는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노예생활하며 맛보았던 “애굽의 고기 가마(출16, 3)”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다. 또한 정부의 인간중심적·재벌중심적 정책과 약탈적 자본주의 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은 우리의 밥상을 욕망의 제단으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인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봐야 할까? 창조이야기는 뭇 생명이 하나님을 생명의 바탕으로 둔 형제요 자매임을 노래하고 있다. 노아 홍수 이후, 하나님은 “이제 나는 너희와 너희 후손과 계약을 세운다... 너와 함께 있는 새와 집짐승과 들짐승과 그 밖에 땅에 있는 모든 짐승과도 나는 계약을 세운다(창9, 9-10)”고 말한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과의 계약으로 맺어진 존재이지, 인간의 욕망이나 기업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가금류를 살처분하는 행위는 친족살해며, 하나님과 맺는 계약위반이다.

살처분된 가금류의 죽음과 통곡 앞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헤롯의 칼 춤 앞에서 죽어야 했던 2살 이하의 어린아이들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베드로가 닭이 울기 전에 예수를 부인했던 사실을 기억하고 떠 올려야 하지 않을까? “생명을 택하라(신30, 19)” 하신 말씀에 비추어 볼 때, 닭의 울음소리는 생태적 회심을 요청하는 경종으로 여겨야 하지 않을까?

피조세계의 탄식소리는 그리스도의 신음과 탄식이다. 그렇기에 고병원성 조류독감으로 인해 살처분된 생명체들의 울부짖음은 기독교, 정치, 기업, 그리고 교육이 새롭게 전환되어야함을 요청하는 울부짖음이다.

이에 우리는 우리 모두를 향해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며 아래와 같이 요청한다.

하나, 기독교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생태적 회심과 우주적 형제애의 회복을 요청한다.
하나, 정부에게 인간중심·재벌중심적 정책에서 벗어나 생명 중심의 정책 구현을 요청한다.
하나, 기업과 농장주에게 이윤중심의 공장식 밀집사육과 인간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전체 생명을 위한 기업과 농업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한다.
하나, 교육은 인간중심의 정책과 탈취적 경제체제를 최우선시하는 교육에서 지구공동체와 생명을 최우선적 가치로 하는 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한다.

“오, 신이시여.
우리 친구인 동물들,
특히 고통 받는 동물들을 위한 미천한 기도를 들어주소서.
사냥꾼에게 쫓기거나 길을 잃은 동물,
혹은 버림받거나, 공포에 떨거나, 굶주리는 동물,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그 모든 동물에 대한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
그들에게 당신의 자비와 연민을 간구하나이다.
그리고 그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에게
동정심과 부드러운 손길과 따뜻한 말을 기원하나이다.
우리로 하여금 동물의 진정한 친구가 되게 하여
신의 축복을 나눌 수 있게 하소서.”
- 알버트 슈바이처의 <동물을 위한 기도> 중에서

2017년 2월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 명 윤 리 위 원 회
위 원 장 김 기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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