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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前 문화부장관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9. 01. 31 07:17  |  수정 2019. 02. 0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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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S 기독교TV 설특집 '내가 매일 기쁘게'

이어령과 인터뷰 CTS
©CTS 제공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순수복음방송 CTS기독교TV(회장 감경철 ‘이하 CTS’)은 구정을 맞아 ‘내가매일기쁘게(이하 내매기)’에 특별한 인물을 찾아갔다. 최근 암 4기를 선고 받고 투병중인 국내 최고의 지성인이라 뽑히는 이어령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말기 암으로 투병중인 이어령 교수(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를 위해 현재 근무 중인 평창동연구소로 내매기 촬영 장소를 옮겼다. 말기암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건강한 모습으로 MC들과 인사를 나눈 이어령 교수, 그 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투병중이라고?

 병을 고칠 때 쓰는 단어 ‘힐링’이라고 있다. 라틴어로 ‘힐링’은 ‘건강’을 뜻하면서 ‘병’을 뜻하기도 한다. 우리가 건강하다는 개념은 항상 병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병이 있으니 건강도 있다.

 Q. 힘들어 보이지는 않는데...

 건강상으로 정상은 아니다. 그런데 말 할 때는 편안하다. 60년 가까이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말을 하다보면 내 컨티션을 잊고 건강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2~3시간도 쉬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전쟁터에 나간 군인들이 총에 맞아도 고통을 잊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처럼...

 Q. 죽음이란 것을 생각해 봤나?

 인간은 태어날 때 죽음과 함께 태어난다. 살아 있는 것 또한 죽음을 전제로 생각해야 한다. 죽음이 없으면 살아 있는 것도 없는 개념이 된다. 생명의 기쁨을 느끼는 순간 그 기쁨은 항상 슬픔하고 함께 존재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쁨이란 말이 없으면 슬픔이란 말도 없는 것이다.
내가 기독교인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슬프기 때문이다. 예수님만 생각하면 얼마나 슬픈가? 예수님만 바라보면 눈물이 난다. 그 속에 기쁨이 있는 것이다. 구원에 대한 기쁨이 있기에 우리는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예수님을 바라 봤을 때 죽음과 생명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이 시대는 ‘죽음이 죽은 시대’라고 불린다. 옛날엔 죽음을 경험했던 시대이다. 지금은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한 악한 시대가 되어간다. 죽음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주 소중한 기쁨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으로 인하여...

 Q. 늦게 신앙을 가졌는데, 하나님을 만난 계기는?

 신앙을 가진 것은 10년 정도 됐다. 그 동안 딸과 나에게 세례를 베푼 하용조(온누리교회) 목사님도 돌아가셨다. 내 주변에서 “이런 상황을 보면서도 예수님을 믿냐?”고 비꼬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윈도 독실한 기독교인이였다. 그러다 딸이 죽음으로 완전히 무신론자가 됐었다. 딸의 죽음에 초점이 맞춰진 인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내가 세례를 받을 때 행복을 바라며 받은 것이 아니다.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서다. 기복 신앙 때문에 교회에 온 것이 아니다. 부족한 나를 뒤 돌아보게 하셨고, 헛되고 헛된 삶을 살고 있음을 보게 하셨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예수님으로 인해 행복이 뭔지 알게 됐다. 예수님이 ‘행복’이였다. 행복한 기독교인으로 살고 있었기에 내 주변의 죽음으로 시험 들지 않았다.

 

이어령과 인터뷰 CTS
©CTS 제공

Q. 성경은 언제부터 봤나?

아주 어렸을 때 목사님과 싸우려고 성경을 봤다. 난 어렸을 때 악동이였다. 싸움닭이 내 별명이었다. 특별히 목사님과 싸우려고 성경을 봤다. 중2 때. 좋아하는 여학생이 교회 찬양대였다. 그녀를 보기 위해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이 친구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목사님과 싸웠다. 노아의 방주에 대해 물어보면 “그 안에 동물들의 어떻게 그 긴 시간동안 무엇을 먹으며 살았는지?” 같은 질문을 하며 싸웠다. 그 때 그런 질문들이 지성이고,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잘못 생각한 거라는 것을 믿음을 가지면서 깨달았다.

나는 내 역할이 있었다. 심부름꾼 같은 것이다. 슬픔 속에 기쁨이 있고, 죽음 속에 생명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줄 사람. 우리는 어둡고 깜깜한 길을 걸으면서 계속 넘어진다. 그러나 예수님은 “악을 행하는 자마다 빛을 미워하여 빛으로 오지 아니하나니(요3:20)”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둔한 우리는 계속 깜깜한 길을 걸어가려 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아야 한다. 간절하게. 어둠에서 빛으로 나와야 한다. 내가 한국 나이로 87세다. 암에 걸렸지만 아직 나는 글을 쓰고 책을 본다. 내가 아직 할 일이 있다.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생각해보라. 나의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호흡소리를 듣게 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마지막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딸(이민아 목사)이 아플 때 많이 외로웠을 것이다. 그 때 내가 같이 있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딸은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 있었다. 내가 못한 것을 하나님께서 대신 해주셨다. 진짜 아플 때 나를 찾았었는데 내가 없었으니 하나님 아버지를 찾은 것이다. 딸에게 마지막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니 “아버지가 하나님을 믿는 거요.”라고 말했다. “웃으면서 아버지 없는 천국에 있기 싫다.”고 말했다. 내가 하용조 목사님께 세례를 받을 때 물을 내 머리에 부어주셨는데 그 때 생각보다 많은 물이 내 머리위에 쏟아졌다. 다행이였다. 나는 멈출 수 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물이 내 눈물을 덮어줬다. 예수님께서 나의 죄를 덮어주셨던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하염없이 계속 눈물을 흘렸다.

 Q. 세례를 받고 삶의 변화는?

 실제적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글이 많이 변했다. 옛날하고 전혀 다른 눈으로 글을 썼다. 내가 완벽하지 않음을 깨닫고 내 교만이 사라졌다.

Q. 이민아 목사는 어떤 딸이었나?

 나는 가족을 ‘가장 가까운 남’이라고 말하곤 한다. 딸은 늘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다. 매일 아버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살았던 것 같다. 최고의 딸로 인정받으려 했다. 내가 일본에서 근무할 때 딸과 자주 통화를 했는데. 그 때 계속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거다. 알고 보니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딸은 진짜 아버지를 찾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부활을 믿기에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어떻게 순교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으면서까지 복음을 전할 수 있겠는가? 부활을 믿기 때문이다. 부활을 믿으면 지성이 무너지고 영성이 남는데 지성을 통해서 영성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지성 없이 영성을 가면 사다리 없이 지붕에 올라가는 것과 같다. 한 단계씩 올라가는 것이 지성이다. 그 때 내 딸이 나를 영성으로 올려줬다. 성경을 통해 나눈 많은 이야기를 통해 나를 지성에서 영성으로 올려줬다.

Q. 부모님은?

 아버지께서 기독교인으로 하늘나라 가셨다. 아침마다 신문을 보시며 제일 먼 나라 기사부터 이야기 하시며 그 나라를 위해 기도하셨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저들에게 축복을 주시고 남는 축복이 있다면 우리 가족에게 주세요.”라고 기도하셨다. 남을 사랑하는 것은 형벌이고 죄이다. 남을 사랑하는 순간 내게 다가오는 고통은 두 배로 돌아온다. 그래서 사랑은 엄청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사랑과 죽음을 모른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보면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게 된다. 그 때는 늦은 후회만 밀려온다.

내 딸에게 섭섭하지만 딸은 나보다 더 귀한 아버지가 곁에 있었다. 딸이 어느 날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데 손뼉을 치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몸짓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그 때 교회에서 그렇게 예배드리는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딸에게 “몸도 좋지 않은데 그리고 넌 배운 사람인데 그렇게 예배드리는 거 난 싫다.”고 말했다. 그러자 딸이 내게 말했다. “아빠 기쁨이 없이 하나님을 믿는 것은 믿는 것이 아니야.”고 말했다. 뒷통수에 망치를 맞은 것 같았다. 기쁘고 좋으면 안 뛰겠는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마음으로부터 솟아나는 기쁨으로 예배드렸던 것이다. 많은 고통을 통해서 얻어진 기쁨이기에 투병 중에 복수가 차있는 딸은 기쁨으로 예배를 드렸다.

이번 인터뷰는 CTS 설 특집으로 ‘내가매일기쁘게’는 1,2부로 방영된다. 2월 5~6일 오전 9시 20분에 본방송이 방영되며 재방송으로 2월 12~13일 저녁 6시에 재방송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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