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신앙을 가진다면 연세대 신학 포럼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14일 오후 2시 부터 5시 까지 연세대학교 원두우신학관 2층 대예배실에서 ‘인공지능이 신앙을 가진다면?’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 종교적 인간에 대한 미래 고찰이라는 부제를 내건 이번 학술 대회는 김진형 KAIST 명예교수와 더불어 김흡영 강남대 신학과 명예교수가 참여했다. 그들은 AI의 발전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며, 발제를 진행했다.

인공지능을 카이스트에서 30년 동안 연구해온 김진형 교수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사건은 바로 AI가 인간이 몇 천 년 동안 쌓은 지식을 단 몇 일만의 학습으로 추월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AI는 단백질 분석, 에너지 효율화, 신소재 탐색 같은 기술 발전에 긍정적”이라며 “인간은 적극 AI에게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알파고는 16만개 고수들의 데이터를 취득해 데이터베이스화했고, 2017년에는 인간의 지식을 취합하지 않고 스스로 좋은 수를 개발하는 알파고 제로가 출현했다. 결국 셀프플레이를 통해 스스로 능력치를 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IBM Watson이라는 AI는 컴퓨터 폐암 진단에서 90% 정확도를 보였는데, 반면 의사 진단율은 50%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의사보단 인공지능이 낫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출현으로 2030년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2015년에 비해 90% 줄어들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이는 데이터 기반 학습형 곧 딥러닝의 형태”라고 그는 설명하며, “데이터를 입력하면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능력치가 배양 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그는 “단순히 사람의 지식을 기계에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 수준의 인공지능 개발 방법론과 달리 스스로 학습한다는 점에서, 딥러닝은 차별화된 기술”이 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AI는 스스로 시행착오를 통한 강화학습이 가능하다”며 “바람직하게 행동하면 보상하고, 바람직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방식으로 AI에 학습능력을 부여 한다”고 현재 AI 기술 수준을 전했다. 하여, 그는 “현재 인공지능의 중장기적 목표는 선제적으로 인간이 무얼 필요로 하는지 예측해, 안전과 행복을 도보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나아가 그는 “궁극적 AI의 목적은 바로 영화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2014년도 영화 HER에 나오는 사만다처럼, 외로운 사람에게 인생의 동반자 수준까지 돼 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기술 수준은 미약”함을 지적했다.

인공지능이 신앙을 가진다면 연세대 신학 포럼
김진형 KAIST 명예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다만 김진형 교수는 인공지능의 한계를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편견이 잠재적으로 AI에 개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그는 “흑인 여자 사진을 보여 주면 고릴라로 판단하고, 심지어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단정 짓는다”며 “성별 직업에 대한 편견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편견이 개입된 데이터를 입력하기에, 아무래도 인공지능도 편견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는 왜라는 질문도, 그에 대한 대답도 하지 못 한다”며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과 소통하는데 취약하다”고 꼬집었다. 즉 그는 “AI는 문제해결 과정을 설명은 못하면서, 단순히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략적 판단을 하는데 만 익숙하다”며 “왜 이런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하지 못 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어디까지 잘 할 수 있는지 능력치를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인공지능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맡기면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앞서 말했듯 왜 이러한 의사결정을 내렸는지 설명을 못함”을 이유로 제시했다. 또 그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는 줄어들고 부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득 양극화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즉 인공지능의 발전 자체가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이를 사용하는 인간의 윤리적 문제로 사회 양극화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기술은 트랜스 휴머니즘을 배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신인류의 탄생, 인간의 육체와 AI가 결합해 신성을 획득하고 죽음을 이기는 영생 인류의 탄생인 것이다.

곧바로 김흡영 강남대 신학과 명예 교수가 ‘인공지능 그리고 인간과 신학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현재 AI가 신의 자리까지 올라서려는 움직임 까지 보이는 와중, 조직신학은 우상을 분석하고 훼파하는 임무가 있다”며 “신의 경지까지 넘보려는 인공지능에 대한 신학적 감시를 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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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흡영 강남대 신학과 명예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이어 그는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 온 것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에서 인공지능의 승리였다”며 “이 때 부각됐던 단체는 Deep mind인데, 문제는 임원 중 한 사람이 바로 Ray Kurzweil”이라고 전했다. 곧 그는 2005년 부터 트랜스 휴머니즘 주장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김흡영 교수에 따르면, Ray Kurzweil은 ABC NEWS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과학에서 죽음은 해결할 수 있고, 해결해야만 하는 기술적 문제”라며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예수의 재림이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선언했다. 또 그는 “실험실의 괴짜 몇 명이면 죽음을 이길 수 있다”며 “ 과거에 죽음이 성직자와 신학자들의 일이었다면, 지금은 공학자들이 그 권한을 인수받았다”고 말한바 있다. 이에 김흡영 교수는 “신학자들은 하여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심대한 신학적 감시와 고찰을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I의 큰 문제는 바로 무기에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실리콘 밸리는 AI를 무기체계에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얼마 전 시진핑은 중국 수뇌부를 모아놓고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AI를 무기체계에 도입하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여 김흡영 교수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 헨리 키신저는 “AI에 대한 공통적 합의에 따른 세계적 규제가 없다면, 세계적 외교적 마찰 곧 전쟁과 분쟁이 극대화 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 역사의 종말을 가져올 것인가? 김흡영 교수는 유발 하라리가 쓴 ‘호모데우스’의 한 대목을 인용해, “인간은 여러 가지 혁명을 통하여 진화되어 왔는데, 결국 과학 혁명에 의해 발전을 넘어 인간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스스로 영생하고, 생물학적 인간에서 기계인간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유발 하라리를 인용한 그는 “인간은 굶주림, 질병,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인 다음에 할일은 노화와 죽음 그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라며 “짐승 수준의 생존투쟁에서 인류를 건져 올린 다음 할 일은 인류를 신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그는 트랜스 휴머니즘 기술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생물학적 진화를 AI를 이용해 사이보그 같은 머신을 탄생시키는 것”이라며 “뇌를 컴퓨터에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영구적으로 보관하고, 낡아지는 육체를 기계로 변환시켜 결국 영생을 누리게 될 것”이라 예측했다. 즉 그는 “Cybernetic immortality, 곧 유토피아를 AI를 통해 기술적으로 만드는 개념”이라며 “사이보그로서 영생을 누리고, 트랜스 휴머니즘 교회를 만드는 미래도 앞으로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를 신학적으로 어떻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흡영 교수는 “전통적 종말론은 죽음을 이기신 부활의 예수처럼, 우리 또한 부활체를 지니며 영생하는 것”이라며, 고전 15:54-55, 계 21:4절을 근거로 설명했다. 성경구절은 다음과 같다.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이 이김의 삼킨바 되리라고 기록된 말씀이 응하리라,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전 15:54-55)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씻기시매 다시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계 21:4)

이에 그는 “만일 전통적 종말론이 이러하다면, 죽음마저 없앨 수 있는 AI 기술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며 “기독교의 비전은 이를 종말론의 완성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종말론의 붕괴로 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즉 그는 “트랜스 휴머니즘의 출현으로 죽음이 극복될 수 있다면, 이를 기독교적 종말론의 실현이라고 볼 수 있을까에 대한 신학적 물음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최근에는 크리스천 트랜스휴머니즘이 등장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AI기술을 삶에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인간에게 권한을 주셨다”는 그들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그는 “인공지능이 과연 로고스 신학의 완성인가 종말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고전 신학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이를 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물었다.

이에 그는 “기존의 로고스 신학은 전능하신 하나님을 로고스(말씀)로 보았는데, 무소부재하고 전지한 Superintelligent AI가 출현한다면 로고스는 결국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도의 신학 곧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동양적 사고가 가미된 새로운 신학”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logos 신학을 hodos 신학으로, 본질에서 통전적 신학으로, 지에서 지혜로, 로고스 신학에서 동양적 도의 신학으로 패러다임 전환”임을 말했다.

끝으로 그는 “바람직한 인공지능의 출현은 가능한지”를 되물으며, “인간다움을 함유한 인공지능은 인간 가치를 존중하고 인간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인간다움의 신학적 정의에 대해, 그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신학적 물음이 제기 된 것”이라며 “지금 신학계는 이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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