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의 어머니는 아들과 두 손자의 영정사진이 운구차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뉴시스

인천 강화도 캠핑장 화재로 목숨을 잃은 20년 지기 두 친구가 마지막 가는 길도 함께해 눈물을 자아냈다.

25일 새벽 5시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강화도 캠핑장 화재로 숨진 이씨(37)와 두 아들(11·6), 천모(36)씨와 아들(8)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씨의 어머니는 아들과 두 손자의 영정사진이 운구차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나지막한 흐느낌에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졌다.

고인들의 친지와 지인들도 이따금 눈물을 훔쳤지만 서로의 등을 어루만져주며 슬픔을 애써 견뎠다.

장례식장 한켠에서는 고인들을 위한 추모곡이 울려퍼졌다. 고인들이 생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교인 80여명이 마중나와 기도문과 찬송가를 부르며 천국으로 가는 계단으로 안내했다.

이씨와 천씨는 중·고등학교 동창에 같은 교회에 다닐 정도로 절친했다. 이비인후과 의사였던 천씨가 이씨의 아이들에게 때가 되면 예방접종을 해주고 함께 여행도 다녔다. 그러다 뜻밖의 참사에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들의 발인식은 당초 1시간 간격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30분 앞당겨져 마지막 가는 길까지 함께 했다.

앞서 진행된 천씨의 발인식도 숙연한 분위기에서 엄수됐다. 연세대 동문 등 지인들이 함께해 천씨가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했다.

천씨의 아내는 남편과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한 동안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고인들은 이날 서초구 원지동의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됐다. 이씨와 두 아들은 분당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지만 천씨와 아들의 장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화재 현장에 함께 있던 이씨의 둘째 아들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가족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강화도캠핑장화재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