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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도 '루터'를 '적대자' 아닌 '공동개혁가'로 평가"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7. 05. 12 01:00  |  수정 2017. 05. 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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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500주년 기념하며 루터교·천주교 공동문서 한글번역본 출간 기자간담회·포럼

루터교세계연맹·로마 교황청 공동문서 '갈등에서 사귐으로' 한글번역본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주 총무(NCCK, 왼쪽에서 세 번째)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루터교세계연맹·로마 교황청 공동문서 '갈등에서 사귐으로' 한글번역본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주 총무(NCCK, 왼쪽에서 세 번째)가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박용국 기자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면서 로마 교황청과 루터교세계연맹(LWF)이 함께 내놓은 "갈등에서 사귐으로" 공동문서가 한글로 번역되어 출판됐다. 11일 낮 성공회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와 한국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이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이하 신앙과직제협) 주최로 개최됐다.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말미암아 천주교와 개신교가 갈라졌다는 사실은 신앙인이라면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루터의 종교개혁 450주년 기념(1967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65) 직후 LWF와 로마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는 양자 간 대화를 시작했고, 1999년 '칭의/의화'(Justification) 교리에 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후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면서 루터교와 로마 카톨릭 교회 공동위원회는 양자 간 대화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춰 보고서를 작성, "갈등에서 사귐으로"란 주제로 2013년 이를 채택해 발표했다.

박태식 신부(한국신앙과직제 신학위원회 공동위원장, 대한성공회, 성공회대학교)는 이 문서에 대해 "루터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증인 곧 공동의 유산으로 받아들이고, 교리적 관점을 '칭의/의화'에서 출발하되 그것에 머물지 않고 삼위일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교회일치와 세계화의 맥락에서 종교개혁을 새롭게 이해하기를 시도하면서, 교회일치가 역사 망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과 세계화와 세속화, 문화, 오순절의 대두, 종교다원사회 등의 다양한 도전을 언급했다"고 이야기 했다.

또 박 신부는 "종교개혁의 새로운 전망을 다루면서 카톨릭 측은 루터의 종교개혁을 분열이 아닌 개혁으로 보고, 루터교 측은 역사의 복합성과 복잡성, 즉 역사적 요소와 정치적 요소의 혼재 및 신학적 요소와 비신학적 요수의 혼재를 주목한다"면서 "양 교회가 수용할 수 있는 신앙의 공통요소들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고, 교리이해의 차이와 대립으로 인해 반드시 대화가 필요하다고 문서는 지적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문서는 종교개혁의 역사에 나타난 중요 쟁점들을 되짚는다. 더불어 보고서의 가장 핵심은 루터 신학의 재해석인데, 이 문서에서 공동 기술한 내용들이 '마르틴 루터의 제안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라 전제하면서, 종교개혁 이후 교회일치에 쟁점이 되는 '칭의/의화' '성만찬/성찬례' '교역/직무' '성경과 전통 등 4가지 신학적 주제들을 강조했다고 박 신부는 이야기 했다.

특별히 박 신부는 "이 문서가 (루터교와 카톨릭의) 상호 단죄를 거부하며, ▶분열이 아니라 일치의 전망에서 공동 유산을 강화할 것 ▶상호간의 접촉과 신앙 증언을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할 것 ▶가시적 일치를 추구할 것 ▶우리 시대를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을 회복할 것 ▶복음 선포와 세상에 대한 봉사로 하나님의 자비를 증언할 것 등을 공동 기념을 위한 5가지 원칙으로 제시했다"고 이야기 했다.

루터교세계연맹·로마 교황청 공동문서 '갈등에서 사귐으로' 한글번역본.
루터교세계연맹·로마 교황청 공동문서 '갈등에서 사귐으로' 한글번역본. ©박용국 기자

이어 박태식 신부는 문서의 한국어판 번역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먼저 "한국교회가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세계 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동참하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하고, "이전의 노력을 집대성한 문서이기에 세계 교회의 관심은 물론, 한국교회의 일치 운동에 있어서도 중요한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또 박 신부는 "당사자 간의 상호 이해, 상호 협력, 상호 존중이란 개념이 추구된 문서이기에, 천주교와 개신교 상호 간의 일치 운동의 지표가 될 수 있다"면서 "한국교회 일치 운동에서도 신학적 대화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양 교회의 일치를 위해 몇 가지 인식적인 틀이 사용됐다"고 말하고, "양 교회의 입장을 비연속적인 양극에서 연속적인 스펙트럼으로 전환하는 것을 시도했다"면서 "동시에 루터를 적대자가 아닌, 공동 개혁가로 자리매김 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박 신부는 이번 문서에 대해 "한국 천주교와 개신교가 1977년 '공동번역성서' 이후 공교회 차원에서 공동 번역 작업을 했다는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고, "문서 번역 과정에 있어서 일치 운동의 중요한 의제를 정교회와 천주교, 개신교 신학자들이 함께 경험하고 발견하며 합의하는 과정이 중요한 일치 운동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고 했다. 덧붙여 "한국교회의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일치 운동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후 열린 포럼에서 안교성 교수(장신대)는 "종교개혁의 우선적 당사자였던 루터교와 로마 카톨릭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함께 기념하기 위해 문서를 출간한 것은 기념비적인 사건"이라 말하고, "이는 갈등의 과거에서 사귐의 미래로 나아가자는 양 교회의 확고한 결단의 산물"이라 평가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 그리스도교를 망라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이 보고서를 주목해 공동번역 및 출간한 것은, 세계 교회의 에큐메니칼적 노력을 공유하는 일인 동시에, 한국교회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일"이라 평했다.

한편 신앙과직제협은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그리고 NCCK 회원교단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2002년부터 본격화된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의 활성화와 성과에 힘입어 2014년 5월 22일 창립됐다. 신앙과직제협은 "가깝게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통해 한국 그리스도인의 일치와 교파 간 신앙적 친교를 이루고, 이 땅의 그리스도인의 복음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신앙의 발걸음을 함께 해 나갈 것"이라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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