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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화)

“정치는 없고, 법률조항만 다투는 교단의 재판”

기독일보 편집부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8. 09. 01 09:27  |  수정 2018. 11. 29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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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사장
기독일보 사장 김광수 장로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행정수반 겸 국가원수로서 재임 중에는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헌법 제84조). 다만 심각한 법률위반의 경우에 그 직책에서 물러나게 할 수단으로 탄핵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으며 이때 원고는 국회법제사법위원장, 판결은 헌법기관이 맡는다. 따라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법률행위라기보다는 정치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대통령 탄핵이 정치행위임이 더욱 분명해 진다. 50개 주(states)로 구성된 연방제 국가인 미국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하원에서 결의하면, 그 재판은 사법기관이 아닌 상원에서 하도록 정하고 있다.

교단의 재판도 탄핵심판처럼 정치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장로교회들은 헌법에 권징(勸懲, discipline)의 목적을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를 위함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합동)는 '진리를 보호하며 그리스도의 권병(權柄 주: 권력으로 사람을 좌우할 수 있는 신분이나 그 힘. '그리스도의 절대 주권에 의한 권능'을 의미한다. 가스펠 서브, <Glossary of Christianity : 교회용어사전 > 생명의말씀사, 2013 참조)과 존영(尊影)을 견고하게 하고 악행을 제거하며 교회를 정결하게 하고 덕을 세우며 범죄 한 자의 신령적 유익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권징은 지혜롭고 신중하게 행해야 한다.(헌법, 권징조례 제1조 2항)'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감리회)도 교회의 재판은 교리와 장정을 수호하고 범죄를 방지하여 교회의 권위와 질서를 유지하고 범죄자의 회개를 촉구하여 영적 유익을 도모하는 데 있다(교리와 장정, 제884단 제1조)고 규정한다.

이처럼 개신교단의 헌법(교리와 장정)은 교단의 재판이 교회(ecclesia)와 회중(會衆)이 납득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정해진 법률 해석을 넘어서는 정치행위여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개신교회 각 교단 내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송사(訟事)는 회중을 납득시키지 못하면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단 재판국(감리회는 재판위원회)는 총회와 독립된 사법기관이 아니라 상임부서일 뿐이다. 그럼에도 교단의 세밀하지 못한 벌칙 조항을 들고 사회 법정의 소송처럼 법률행위만을 다투기 때문이다. 감리회의 감독회장직과 관련해 지난해 말 부터 계속되고 있는 재판도 직무에 관한 문제에서 벗어난 자격과 절차의 하자를 놓고 벌이는 다툼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감리회에는 2018년 상반기에 접수된 재판만 모두 23건이나 된다. 접수된 23건의 송사는 조정위원회로 넘겨진 사건이 6건, 심사위원회로 넘겨진 사건이 4건이며, 절반이 넘는 13건이 재판위원회에 넘겨져 있다. 2014년에는 재판이 1건에 불과했었던 것에 비하면 폭증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은 재판위원회에서 넘겨진 13건의 사건 대부분이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2016년 실시한 감독회장선거 무효 소송과 관련된 사안들이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감독회장에게는 피선거권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을 인용해 2016년 감독회장선거가 무효라고 판결하고(2016가합38554), 5월에 감독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 들여 감독회장선거 무효 확인 사건의 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전명구 감독회장)는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총회 감독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문하면서 시작된 줄 소송이다.

교단장 공석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했지만, 돌연 직무대행이 지방경계법(교리와 장정, 제1176단 제8조)을 어겨 피선거권이 없다는 자격시비가 제기된다. 직무대행이 시무하는 교회가 지난 2009년 예배당을 이전 신축하면서 지방회 소속을 변경하지 않아 교단법을 어겼으므로 피선거권이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직무대행 측은 지방회의 교세 균형을 위해 변경하지 않았던 것으로, 과거 10년 동안 문제가 되지 않던 사안을 뒤늦게 지적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다툼의 내면에는 감독회장 직을 둘러싼 편 가르기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의 시각이 많다. 당초 감독회장 선거의 무효와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던 소송 당사자는 갑자기 직무 정지되어 있는 감독회장과 교단 개혁안에 합의했다면서 상급심 소송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감리회에는 사회법정에서 패소한 자는 출교 시킨다는 조항(교리와 장정 제1176단 제8조)을 들어 소(訴)를 취하한 당사자를 출교시켜야 한다는 청원이 제기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뿐만 아니라 감리회는 성 추문 의혹으로 담임 목사직에서 해임되고, 해임이 정당하다는 대법법원의 확정 판결이 내려진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를 받아 주면서 파문이 일었다. <교리와 장정> 제 1360단 제 6절, 제 60조(재심의 청구)에는 '피고소인, 피고발인은 유죄의 확정판결에 관하여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가 허위로 드러났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가 나타난 때에는 원판결의 재판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재심 청구자가 직무 정지된 감독회장의 금품살포 명단이라는 자료를 공개해, 그 배경을 놓고 갖가지 추측을 불러 일으켰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감리교 총회특별재판위원회(이하 총특재)가 재심을 기각함으로써 파문은 일단 진정되었지만 쉽게 이해되지 않는 행보였다.

이런 가운데 새로 선출된 감독회장 직무 대행은 선거무효로 직무 정지된 감독회장의 금권선거에 관한 법원심리에 자신이 새로 임명한 감리회의 변호인을 재판에 불출석 시켜, 고의패소를 의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를 계기로 총특재의 해임, 임명, 소집권에 대해서도 해석은 분분하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기사제목 몇 가지만 보더라도 감리회의 사태를 짐작하게 한다.

* 10년째 '감독회장 리스크' 되풀이 (上) 만성화된 리더십 부재 (국민일보 2018.05.01.)

* 감리교단, 직무대행 세웠으나 여전히 혼란 상황 (노컷뉴스 2018.06.04)

* 혼란한 감리회...지금 감독회장은 누구? (뉴스앤조이 2018.07.27)

이렇게 감독회장 선출을 둘러싼 혼란은 사실상 4년제 감독회장제가 시작된 2004년부터 시작되었다. 지난 2004년 이후 송사에 시달리다 직무가 정지된 감독회장만 벌써 5명 째다.

직무정지된 5명의 감독회장 가운데는 전용재 감독회장만 항소심 승소로 중간에 직위를 회복하고 임기를 마쳤다.

교단재판의 한계성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예장통합)의 재판에서도 드러났다.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의 세습 논란에 대한 판결에서 교단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위임목사 청빙에 있어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위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예장통합 헌법,제28조1항)"는 조항을 놓고 '은퇴하는'이란 표현은 2015년 '이미 은퇴한' 김삼환 목사 후임으로 2년 후인 2017년에 청빙한 김하나 목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표결결과는 8대 7의 박빙이었다. 그동안 '은퇴하는'과 '은퇴한'은 다르다는 주장은 명성교회 관계자들이 숱하게 반복한바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심하기도 한다. 판결문이 송달되던 날 한 일간신문에는 때맞춰"명성교회는 엎드려 기도드립니다"는 제목의 입장문이 게재돼 이런 의혹은 심증으로 굳어지고 있다.

판결문도 '세습금지법은 기본권과 충돌하고 신앙고백, 정치 원리에도 위배된다면서 세습이란 용어는 헌법 규정에 없는 것'이라고 그동안 명성교회 관계자들의 주장과 판박이처럼 비슷하다. 통합 총회재판국장은 "아주 공정성 있게 아주 양심과 법과 원칙에 의해서 진행됐다"고 강조하면서 국원들 전체가 결과에 승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습인정에 반대표를 던졌던 7명은 즉각 재판국원 직을 사퇴하면서 "교단 헌법 수호 책무를 다하지 못한데 대해 책임을 진다"고 재판국장의 설명과는 다른 이유를 명시했다.

기독법률가회(CLF)는 관련한 성명을 통해 김하나 목사 청빙결의는 교단헌법에서 벗어나 절차적, 내용적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므로 무효라고 선언하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감리회의 계속되는 송사, 명성교회 세습 논란 등 각 교단 내부에서 벌어지는 다툼들이 좋은 결말을 맺더라도 논란 자체만으로도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기면서 오래도록 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럴 바에는 애초부터 각 교단에서 일어나는 송사를 사회법정에서 판단을 받도록 하고, 교단은 재심을 통해 범죄자의 영적 유익을 도모하는 권징의 궁극적 목적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현대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동시에 개인의 책임, 소수자의 권리도 존중 받아야 된다는 공동체주의(共同體主義, communitarianism)가 정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 공동체주의에 입각해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완성한 나라이다.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비정상적인 교회 재판, 교회의 사유화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세습을 '계승이라고 해야 바른 말이다' '하나님도 예수님에게 승계하신 것'이란 말로 감추기에는 국민의식이 너무 성숙했다.

교단과 교단 재판국원(위원), 소송 당사자들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지켜 볼 일이다.

* 위 내용은 <기독교사상. 2018년 10월 호, 통권 718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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