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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0 (목)

'양심적 병역 거부' 법원 또 무죄 판결

기독일보 오지환 기자

입력 2016. 08. 16 15:53  |  수정 2016. 08.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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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정치]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 대해 법원이 또다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3번째 위헌 법률심판을 앞두고 최근 1년 새 벌써 9번째 무죄 판결이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두차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려 이를 인정하지 않은바 있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형걸 판사는 1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장모(2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장씨는 지난해 12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기피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장씨는 "전쟁 준비를 위해 총을 들 수 없다는 종교적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했다"며 "이는 헌법상 양심의 자유에 근거한 양심적 병역거부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 판사는 "사회봉사나 대체복무 등으로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국가에 기여할 방법이 있다"며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형법적 처벌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사는 또 "양심적 병역 거부를 둘러싼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 사이에서 갈등이 심각한데도 정부는 대안 모색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징병제도가 실시된 이후 반세기가 지나도록 중대한 헌법적 갈등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브라질, 대만 등 징병제를 채택한 세계의 많은 나라는 오래전부터 대체복무제를 통해 병역 의무 이행의 형평성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다"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권고하는 대체복무제 도입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갈등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하급심 판결이 당장 상급심까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

현행 병역법 88조에서는 현역 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도록 한 이 법 조항에 대해 헌재는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대다수 판사는 이를 근거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복무 기간에 상응하는 1년 6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으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돼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심에서 이례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더라도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에 이르러 모두 유죄로 번복된 것 역시 이런 헌재의 결정을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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