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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토)

'안락사' 논란의 대안, 공감·돌봄의 '호스피스 완화치료'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7. 07. 12 07:00  |  수정 2017. 07. 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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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누가회, "연명의료와 안락사" 주제로 '제4회 대한기독의료인 리더십 세미나' 열어

의료선교회 성누가회가 최근
의료선교회 성누가회가 최근 "연명의료부터 안락사까지, 기독의료인의 입장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제4회 대한기독의료인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홍은혜 기자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복음주의 의료선교회 성누가회(Saint Luke Society)가 "연명의료부터 안락사까지, 기독의료인의 입장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제4회 대한기독의료인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김수정 의학박사(혈액종양내과 전문의)가 이 논란의 대안으로 고통 완화와 진정한 공감·돌봄을 제공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제시했다.

사실 '무의미한 연명치료(의료)' '안락사' 등의 논란은 의학기술 발달로 100년 전이었으면 사망했을 상태의 환자가 연명할 수 있게 되면서 발생한 문제들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인들이 예상치 않았던 '살인방조죄'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 '보라매 병원 사건'(1997)과 식물인간으로 살았던 김할머니 사건(2008) 등으로 말미암아 더욱 잘 알려지게 됐다.

2015년 갤럽 통계에 따르면 연명치료 중단 법제화에 대해 국민 77%가 찬성한다고 했고, 기독교인들은 72%가 찬성, 17%가 반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와 성산생명윤리연구소 등 관련 단체들은 "연명의료 결정법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자기결정권 침해 ▶안락사 용인·조장 ▶응급환자 필수의료 지연 등의 실질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김수정 박사는 '안락사'라는 단어가 "의료인이 환자의 임종을 유도하거나 환자의 자살을 도와주는 행위에만 국한해 사용해야 한다"고 정리하고, 다양한 이유가 있는 모든 연명치료 중단 행위를 단순하게 '안락사' 혹은 '존엄사'라는 단어로 혼용해 사용하면서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논란의 대안으로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제시했다. 이는 치료에도 불구, 질병 상태가 계속 진행되어 죽음이 예상되는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한 완화적이며 지지적인 의료를 뜻하는데, 그녀는 "물리적 의료만 생각했던 기존 의료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는 방법"이라 제시했다.

실지로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영적 고통까지 전인적으로 돌보는 방식으로, 의사와 간호사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성직자 등이 팀이 되어 돌봄 그룹을 형성하게 된다. 또 그 서비스의 대상 범위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의 가족까지이며, 살아서뿐만 아니라 사별 이후까지 관리해 주는 새로운 방식이다.

"연명의료부터 안락사까지, 기독의료인의 입장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강연을 전하고 있는 김수정 박사(혈액종양내과 전문의). ©홍은혜 기자

강연 후반부, 김수정 박사는 '안락사'의 폐해에 대해 시간을 더 할애해 비판했다. 미국에서는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지지의견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데(현재 70%), 이들은 '죽을 권리'와 '삶의 질' 등을 논하며 행여 걱정되는 의료사고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음을 강조하지만 그 배경에는 "경제논리와 우생학적 견지, 세속주의 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김 박사는 지적했다.

또 네덜란드는 2002년부터 안락사가 허용됐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안락사는 공공연하게 자행되어 왔다고 한다. 김 박사는 "말기 진단이 없다 해도, 환자의 요청 없이도, 당국에 보고 없이도 안락사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안전장치'가 실패했음을 밝히고, 심지어 아무런 증세가 없어도 75세가 되면 자신의 결정으로 죽을 수 있도록 '완성된 삶' 법안까지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살을 국가가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김수정 박사는 "의사조력자살 등은 노화, 장애에 대해 '생존할 가치가 없는 생명'으로 판단하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의사에게 죽일 권한을 주는 것은, 환자의 권한을 빼앗는 것"이라며 앞선 네덜란드의 경우 안락사 5명 중 1명은 동의 없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도 고발했다. 심지어 벨기에는 그 비율이 네덜란드의 2~3배가 된다고 했다.

때문에 김 박사는 "이런 제도 아래서는 경제적인, 개인적인 압력에 의해 '죽어야 하는 의무'(Duty to die)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불신으로 인해 취약한 사람들로 하여금 의료에 접근하지 않게 할 수 있다거나 진단되지 않았으나 치료가능한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을 선택할 수 있는 등의 폐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도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는 지난 8일 저녁 안암동 새안교회에서 열렸으며, 벌써 4회 째를 맞이했다. 김수정 박사는 前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교수, 前적십자병원 내과 호스피스운영, 前로뎀요양병원 원장 등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현 성누가병원 내과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교육위원, 한국호스피스협회 학술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現경기도 치매지원센터 자문단위원이기도 하다.

의료선교회 성누가회가 최근
의료선교회 성누가회가 최근 "연명의료부터 안락사까지, 기독의료인의 입장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제4회 대한기독의료인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를 마치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단체 관계자들. ©홍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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