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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4 (금)

[신간소개] 얘들아 교회에서 놀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8. 12. 04 07:06  |  수정 2018. 12. 0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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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교회에서 놀자
©두란노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말썽부리고, 서툴고, 상처 많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물들인 카리스마 할머니 선생님의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

마트에서 유치부 여자 아이를 만났다. 엄마 손을 잡고 있었다. 나를 보더니 “선생님” 하며 품에 안긴다. 나는 덥석 안아줬다. 교회 선생님은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는 반가운 존재다. 교회 선생님은 따뜻한 가슴이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학교 교사의 꿈을 갖고 있던 저자는 결혼을 하자마자 교회학교의 교사로 헌신하여 40년 동안 아이들을 품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마냥 좋고 쉽지만은 않았다. 가정이 어려운 아이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기도 했고, 교사생활을 하다 한번씩 오는 걱정들을 주님 앞에 내려놓기도 했다. 생업도 힘든데 주일마다 아이들을 돌보기가 힘들기도 했다. 그러나 40년 동안의 세월들을 돌아보니 주일마다 아이들을 만나며 오히려 힘을 얻었다. 아이들의 각양각색의 삶을 보며 인생의 길은 참으로 여러갈래로 나뉜다는 것을 느꼈다.

저자가 가르친 아이들이 지금은 다들 커서 목사님도 되고, 군인도 되고,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었다. 교회학교 교사로 돌아온 아이도 있다. 저자는 40년 동안을 교회학교에 다녀오면서 매주 일기를 썼다. 일기에는 교사는 가슴, 머리, 어깨, 눈, 귀, 입, 손, 발… 온몸으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냥 나이듦이 아니라 젊은 미래를 키워내는 데 시간과 마음을 쓴 저자의 마음이 많은 교사와 예비 교사들의 마음이 엮여 한 줄기로 흘러가기를 소망한다.

저자 소개

글: 박춘강(박은실)
춘천의 소양성결교회를 섬기는 평범한 권사님이지만, 교회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섬긴 베테랑 교사다. 한국전쟁 때 피난을 가면서도 아이들을 가르쳤던 모친에게서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교회학교 교사로 헌신했다. 아이들을 온몸으로 사랑하며 교사로 섬긴 지 40년이 되다 보니 어느새 저자가 가르친 아이들이 성장하여 목사가 되고 전도사가 되고 엄마, 아빠가 되었다.

매주 교회학교에서 젊은 미래를 키워내는 데 시간과 마음을 쓴 저자의 일기를 엮었다. 저자가 아이들의 삶에서 느낀 인생의 여러 갈래들과 교회학교 교사로 섬기면서 축적된 베테랑 교사의 노하우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주일만큼은 아이들의 임시 엄마가 되어 모든 아이를 사랑으로 품는다”고 말하는 저자는 오늘도 가슴에 품을 아이들을 찾아 길을 나선다.

그림: 백은하

저자의 딸이자 그림 작가이다. 말린 꽃잎 위에 펜으로 그림을 그려서 ‘꽃그림 작가’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1년 <한겨울의 꽃도둑전>(관훈갤러리)을 시작으로 <겨울 풀밭전>(덕원갤러리),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경인미술관), <상상력과 호기심전>(인사아트센터), (Sapporo Tenjinyama Art Studio) 등의 전시회를 가졌다. 자유롭고 상상력 넘치는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목차
저자의 말

Part 1. 가슴_가슴으로 낳은 내 아이들처럼
나는 교회학교 선생님이다
아이들이 더 바쁘네
한 아이가 소중해
작은 장로님
아찔한 사고, 기도가 만사형통이네
가슴으로 꼭 안아줄게
아픈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마음을 전해 주고 싶다

Part 2. 머리_지식은 잊혀져도 사랑은 오래 남는다
그림 그리는 설교자
선생님도 프로페셔널이 필요해
선생님도 배움이 필요해
‘주세요’ 아이들
어느 겨울날
발표회

Part 3. 어깨_순종하고 수고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신다
오늘은 아무도 안 왔군
선생님 말씀을 무조건 따를 때
선생님도 사람이다
자격 없는 내 힘이 아닌 예수님의 은혜로
선생님들, 처음엔 다 그래요
청춘선생님과 어른선생님

Part 4. 눈_하나님의 적재적소 잘 살펴보기, 그리고 마음
새로 선보인 교구
눈높이
아픈 손가락
농산물 선물
전쟁 피난 시절 선생님 엄마

Part 5. 귀, 입_잘 들어주기가 사랑하기의 첫째, 그리고 칭찬해 주기가 둘째
묻지도 않는 이야기까지 들려주는구나
아이들을 키우는 기적의 비료
울보들의 거룩한 울음소리
아이가 몸소 보여준 빛과 어둠
이젠 도둑질 안 해요

Part 6. 손, 발_선생님이 노력하면 아이들은 즐겁다
너와 친구 되기
아이들에게도 배운다
선생님이 노력하면 아이들은 즐겁다
야외 활동도 즐거워
나는 오늘도 어린이를 찾아 간다

에필로그_묘목이 거목 됐네요

본문 맛보기

13-14쪽, 나는 교회학교 선생님이다 중에서

내 꿈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이루지 못하고 결혼을 일찍 했다. 대신 아이들이 좋아 교회학교 교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내 꿈은 교회학교 선생님이었다. 결혼 후 1878년 7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교회 전도사님을 찾아가
“교회학교 교사가 하고 싶은데 필요하신가요” 하고 여쭸다.
“정말이세요? 아이구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기뻐하신다.
“왜 그렇게 기뻐하세요?”
“집사님, 제 기도 제목이 교사 30명 목회예요. 그동안 28명이었는데 오늘 오전 한 분이 오셔서 29명이 됐고, 집사님이 지금 오셔서 30명이 됐어요! 오늘이 작정기도 끝나는 날이거든요. 만세!”
전도사님이 기뻐하신다.

나는 오랜 꿈을 이루게 됐다. 아쉬운 게 있다면,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을 매일 만나지만 교회학교 교사는 아이들을 주일에만 만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매일 보고 싶다. 아이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데 주일 1시간은 너무 짧다.
내가 늘 부족해서 아이들한테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세상 지식이 아닌 하나님 말씀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니 감사하고 행복하다.

45-46쪽, 아픈 아이들에게 예수님의 마음을 전해 주고 싶다 중에서

남자 아이가 얼굴에 멍이 들어 왔다.
“너 얼굴이 왜 그래?”
“아빠가 때렸어요.”
“아이고, 이 어린 것을.”
“아빠가 영창에 가 있어요. 지금은.”

할머니가 아이를 교회에 데리고 오신다.
“얘가 자꾸 교회에 온대요.”
그래, 내가 주일마다 엄마가 되어줄게 잠시나마.
엄마 아빠는 철이 없고 할머니가 얼마나 속이 상할까. 너는 얼마나 몸과 마음이 아플까.

어려운 가정의 아이일수록 마음에 기댈 곳이 필요해 교회에 더 나오려고 한다. 아이들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음을 기댈 수가 없을 때 교회는 따스한 안식처가 되고, 선생님은 잠시라도 예수님 마음이 되어 아이를 품어줄 수 있다.

아픈 가정 환경의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은 교회에 더 열심히 나온다. 마음 기댈 데가 없어서 그럴 것이다. 그 아이들을 예수님은 아마 더 꼭 안아주실 것이다. 예수님 마음이 선생님을 통해 뜨겁게 흘러가기를.

85쪽, 선생님 말씀을 무조건 따를 때 중에서

예배 끝나면 반 별로 모여 출석 부르고 성경공부하고 간식도 먹는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 반 선생님들 따라서 간다. 오늘 우리 반 서 너 살 꼬마들이 엄마랑 떨어진 것만도 다행인데 선생님이라고 내 뒤를 따라오는 걸 보니 참 신통하다.

꼬물꼬물 누에같은 애들이 뒤뚱뒤뚱 오리새끼들처럼 줄을 맞춰 따라오는 걸 보니 이래서 교육이 필요하구나. 이래서 단체생활이 중요하구나. 지금 집에서라면 이렇게 할 리가 없지. 엄마 품에서 어리광만 부릴텐데.

지난주에 울던 아이가 점점 덜 울고 울음 길이도 짧아진다. 주일마다 변화가 있어서 다행이다.

123-124쪽, 농산물 선물 중에서

어린이 주일에 고추모를 준비했다. 고추모에 빨간 리본을 달아서 예배가 끝나고 집에 갈 때 하나씩 줬더니 현관에서 난리법석이다.
가방을 둘러메쳐서 흙을 다 쏟은 아이, “한 개만 더 주세요” 하는 아이, 오줌을 바닥에 싸고도 손에 화분을 꼭 쥐고 있는 아이…온통 교회가 고추모 천지, 흙 천지, 오줌 범벅.

아이가 눈만 뜨면 베란다에 달려 나가 고추모를 들여다본다고 부모님들이 이야기 해준다. 흰 꽃이 피고지고 하더니 고추가 열려서 커가는 모습을 매일 구경한다고.

얼마 후 아이 한 명이
“그때 받은 고추모가 이렇게 컸어요.”
선생님 줘야 한다고 고추 5개를 가져왔다.
아이고, 예뻐라!
지난번 선물로 준 고추모를 이렇게 잘 키웠구나!
“이거 진짜 고추예요.”
아이가 자랑스럽게 건넨다.

145-146쪽, 아이들을 키우는 기적의 비료 중에서

“너는 달리기를 잘하잖아.”
“정리를 잘하잖아.”
“목소리가 크잖아.”
“남을 잘 돕잖아.”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칭찬을 많이 받으니 교회에선 면을 많이 받아왔을 아이, 자기를 드러내기를 늘 주저하는 아이,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비료와 물을 많이 줄 수 있다. 일주일에 고작 한 시간이지만 그게 정말 일등 비료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은 아직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고 말랑하기 때문이다. 좋은 교육은 아이들을 성장시킨다.

공부 외에 다른 것을 잘하는 녀석들도 많다. 하나님이 저마다 다르게 만드셨으니 잘하는 것들을 연구해서라도 끄집어내고 영 없어 보여도 만들어내 자주 칭찬하자. 어쩌면 어떤 아이에겐 기적의 비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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