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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6 (금)

"불필요한 입법으로 생명권과 자기결정권 훼손시킬 수 있다"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5. 08. 01 07:12  |  수정 2015. 08. 0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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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 의견서 제출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김재원 의원 등 10명)에 대해 30일 보건복지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노령이나 질병으로 인하여 의료서비스와 돌봄을 받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에 대한 불필요한 입법이 인간 생명의 존엄이라는 가치와 취약한 사람들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이 법률안이 중증이나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에 대하여 본인의 의사가 아닌 의사나 가족, 위원회 등 제3자의 결정에 의해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제도화함으로써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히고,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생명윤리에 따라 환자 스스로 또는 가족이나 의료인들과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중단에 대하여 과다한 사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하여 섣불리 법제화 하는 것은 소극적 안락사를 조장하여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낭비하며 건전한 윤리를 사회 스스로 진작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므로 불필요한 법안이라고 판단된다"면서 반대했다.

다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하여는 법률안으로 제도화하기 이전에 이미 시행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현 제도하에서의 지원이나 장려를 통하여 먼저 시범적인 실시와 사회 인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이후 제도화가 필요하면 필요한 지원이나 제도적 장치에 대한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다음은 의견서 전문.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김재원 의원 등 10명)에 대한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의 의견

이 법안의 제안 이유와 목적, 내용을 검토해 본 결과 노령이나 질병으로 인하여 의료서비스와 돌봄을 받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에 대한 불필요한 입법이 인간 생명의 존엄이라는 가치와 취약한 사람들의 생명권과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어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힙니다.

1. 제안이유와 목적에 대한 검토

이 법률안은 제안의 배경과 이유로서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대한 논의와 논쟁”에 대하여 “연명의료에 대한 기본 원칙, 연명의료의 결정 및 그 이행,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을 제도화함으로써 환자의 자기결정을 존중하고 환자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의 배경과 이유에 있는 바와 같이 우리 사회는 사망에 임박한 주로 노령이나 질병으로 인한 취약한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대하여 의료에 대한 여러 의견과 입장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의견 차이, 논쟁은 2009년 대법원이 ‘세브란스 김할머니 사건’판결을 내린 이후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그 판결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연명의료”를 둘러싼 문제는 죽음에 임박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그 생명은 존엄하고 의미가 있으며 그 소생과 회복을 바라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고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의사전달에 어려움이 있는 환자라 하더라도 그 생명을 살리는 행위를 중단하는 것은 생명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중대한 훼손인 “안락사”를 용인하거나 조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률안의 목적은 제1조에서 “이 법은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과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 및 그 이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고 자기결정을 존중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법률안의 목적은 이 법률안이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 및 그 이행에 필요한 사항”, “환자의 최선의 이익의 보장과 자기결정을 존중”이라는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하여 제안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죽음이 임박한 환자도 포함되지만 말기암환자나 심한 통증을 가진 환자 등 죽음까지는 상당한 기간을 두고 있는 환자도 그 서비스의 대상자이므로 “환자의 연명의료결정”, 즉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결정을 위한 이 법률안에 함께 두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환자의 최선의 이익의 보장”과 “자기결정의 존중”이라는 두 원리는 상충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연명의료에 관한 결정이 어느 원칙을 존중하는지 혼동을 야기합니다. 현재 국제인권법과 우리 헌법과 건강기본법, 의료행위에 대한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기준은 취약자라 하더라도 환자의 자기결정권에 따라 결정하고 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2. 법률안의 정의와 연명치료결정에 관한 규정 검토

법률안 제2조 정의 중 「1. “임종과정”이란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를 말한다. 2.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란 제14조에 따라 담당의사와 해당분야의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자를 말한다. 3. “연명의료”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을 말한다. 4. “연명의료결정”이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의 시행을 보류 또는 중단하기로 하는 결정을 말한다.」는 내용은 다음과 같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임종과정”,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하여 제도적인 절차로서 담당의사와 해당분야의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이 내려지면 “연명의료”인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연장하는 것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법률안의 제도적 장치인 것입니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임종과정”이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라는 개념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없고 모호합니다. 한편 “연명의료”의 내용은 응급환자나 만성 신장병환자, 암환자, 호흡기환자들에게 주로 행하여지는 의학적 시술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법률안의 정의에 따라 제도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 질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만성 신장병환자나 암환자, 호흡기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근거를 야기할 우려가 있습니다.

한편 심폐소생술등의 응급조치를 “연명의료”에 포함시키는 것은 위급한 상태에 있는 응급환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행하는 것을 지연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의 생명의 가치는 그 사람에게 남은 잔여수명의 길이나 신체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잔여수명이 10년 남은 사람과 일주일 남은 사람의 생명의 가치는 동등한 것이며, 차별을 두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신체적으로 연약한가, 강한 가의 여부, 특정한 질병이 있는가, 없는가의 여부도 그 사람의 생명의 가치를 다르게 보아야 할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근거로 생명의 가치에 차별을 두는 것은 심각한 차별행위이며, 건강한 공화국을 만든다는 명목으로 병든 유아들과 노인들을 인위적으로 제거했던 고대 희랍사회의 범죄와 독일 나치 제국의 악명 높은 안락사 프로그램의 전철을 따라가는 조치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잔여수명이나 신체 상태와는 무관하게 모두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합니다. 심지어 어떤 말기 환자의 질병상태가 회복 불가능하다고 해서 그의 생명의 가치를 건강한 사람의 생명의 가치보다 낮게 평가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의 생명도 회복이 가능한 환자나 건강한 사람의 생명과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본 법안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과 민간연명의료의향서,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인·단체를 설치하여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하여 등록을 받아 관리하고, 의료기관의 담당의사는 연명의료계획서와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이행하는 장치와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의료적 조치를 취하여도 회복이 불가능한 말기환자의 경우에 환자의 명확한 의사표현에 근거하여 신중한 의료인들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서 의미 없는 진료를 중단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정당한 조치입니다. 그런데 故 김수환 추기경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조치는 별도의 법을 제정하지 않아도 현재 얼마든지 자유롭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법안은 “임종과정의 환자”에 대한 모호하고 광범위한 정의, 응급의료와 만성질환을 “연명치료”라는 개념에 포함시켜 이러한 질환에 대한 치료중단, 위험한 추정 및 대리판단의 허용 등으로 사실상의 소극적 안락사를 허용하는 위험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본 연구소와 협회는 이 법안의 제도화에 대하여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3.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검토

호스피스·완화의료는 회복이 불가능하고 죽음을 앞두고 있으며 심리적, 육체적인 고독과 고통에 있는 환자에 대하여 고통을 완화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도와주며 삶을 정리하도록 도와주는 것으로서 본 연구소와 협회는 이를 권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호스피스와 완화의료도 사회·문화적인 태도와 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고 시범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그 효과와 여론을 확인하여 신중하게 지원하거나 제도적인 장치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결론

이 법률안은 중증이나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에 대하여 본인의 의사가 아닌 의사나 가족, 위원회 등 제3자의 결정에 의하여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을 제도화함으로써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생명윤리에 따라 환자 스스로 또는 가족이나 의료인들과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는 의료행위의 중단에 대하여 과다한 사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하여 섣불리 법제화 하는 것은 소극적 안락사를 조장하여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하고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낭비하며 건전한 윤리를 사회 스스로 진작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므로 불필요한 법안이라고 판단되어 반대합니다.

다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하여는 법률안으로 제도화하기 이전에 이미 시행하고 있는 기관에 대한 현 제도하에서의 지원이나 장려를 통하여 먼저 시범적인 실시와 사회 인식의 변화를 도모하고 이후 제도화가 필요하면 필요한 지원이나 제도적 장치에 대한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5년 7월 30일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권오용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공동대표 함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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