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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1 (토)

"베이비박스, 아이를 두기 위해서만 찾는 것 아니다"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press@cdaily.co.kr)

입력 2015. 12. 22 22:30  |  수정 2015. 12. 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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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유기 안전장치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열려

주사랑공동체교회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에 있었던 아기. ©주사랑공동체교회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2일 낮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개정 입양특례법 시행3년, 우리들의 영아는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영아유기 안전장치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문정림 의원실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성산생명윤리연구소와 성잔장기려기념사업회가 공동주관했다.

특히 박동진 특임연구원(성산생명윤리연구소)은 "베이비박스 이용 후 양육을 결정한 미혼모의 인터뷰 분석"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양육을 결정한 미혼모의 출산과 양육에 관해 어떠한 삶의 경험을 하는지 밝히고자 하는 목적"에서 연구했다고 밝히고, "미혼모의 문제는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혼모의 삶은 매우 어렵고 힘들다"고 했다.

우선 박동진 연구원은 "미혼모가 임신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부터 급격한 인생의 변화를 경험한다"고 밝히고, "신체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가족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났으며, 향후 인생 계획도 한 순간에 변화가 된다"면서 "그만큼 미혼모가 감당해야 하는 삶의 변화의 무게감이 상당한 것"이라 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사회환경이 이에 대해 적절하게 개입하여 보호하고 지원해주기보다는 도덕적 규범으로 이들에게 비난을 가하고 차별을 한다"고 지적하고, "미혼모도 임신이라는 갑작스러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급격한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사회의 공적인 시스템이 적절히 개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상담서비스가 제공되거나, 전문가의 즉시적인 개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매우 소수"라 했다. 미혼모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처도 동시에 홀로 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런 경우 미혼모 자신의 생명은 물론이고, 아동의 생명에 대한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는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면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상시적으로 미혼모가 도움을 받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상담 핫라인도 함께 제공되어야 하고, 미혼모에게 적극적으로 홍보가 되어야 할 것"이라 했다.

특히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기관에 대해, 박 연구원은 "공적인 서비스전달체계에 있는 것은 아니나 일찍이 미혼모에게 있어서 실질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크게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평하고, "미혼모가 실제로 베이비박스에 아동을 두기 위해서만 베이비박스 운영기관을 방문하거나 접촉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미혼모가 임신·출산 등의 과정에 있을 때 필요한 임신시 주의사항, 대처방법 등과 같은 정보, 분유·기저귀 등의 물품, 경제지원 서비스 연계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관이 극히 제한적인데, 베이비박스 운영기관은 미혼모에게 있어서 종합적인 서비스 지원을 즉시 제공받을 수 있었던 대표적인 곳"이라며 "이에 따라 미혼모가 자신의 상황을 가장 먼저 알리고 상담을 요청하고 있었는데, 공적인 서비스전달체계에서 기능하지 못한 것을 베이비박스 운영 기관에서 하고 있었던 것"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 등에서 제공되는 안정된 재원을 통해 이루어지기보다는 민간차원의 자생적인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 운영기관 수도 극히 소수이므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낮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박스 운영기관과 같이 미혼모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제공, 서비스 지원 등을 할 수 있는 기관의 수를 확대함은 물론이고, 이들 기관에 대한 공적 지원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점차 확대하여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박 연구원은 "미혼모가 아동양육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아동과의 친밀한 교감 경험"이라 말하고, "아동양육을 뒷받침해주는 경제적 지원, 지지집단의 존재 등이 있으나, 미혼모가 임신사실을 인지한 순간에 낙태, 입양, 양육 중 첨예한 가치대립을 하는 과정에서 양육을 선택하여 아동과 함께 살기로 정한 것은 아동과의 친밀한 교감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혼모라고 해서 모성이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혼모라는 굴레로 아동과의 친밀한 교감마저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해버리고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부모와 아동의 관계를 끊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피치 못하여 입양이라는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아동양육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대안 중에서 심도 있게 고민하여 도출된 것일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동진 연구원의 발표 외에도 "영아유기 관련 사회적 인식과 보건의료적 고찰"(김희숙) "영아의 생명권을 위한 법제도적 개선방안"(엄주희) "영아유기 문제에 대한 사회복지 개입과 과제"(김혜성) 등의 발표가 이뤄졌으며, 조태승 목사(주사랑공동체) 손윤실 소장(홀트 인천사무소) 홍순철 교수(고려대) 박인환 교수(인하대) 박성남 팀장(국가인권위 아동청소년인권팀) 등이 함께 하는 지정토론 및 질의응답이 이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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